★해병일기/해병876기 김영빈

운명의 그날...(자대 배치편)

머린코341(mc341) 2015. 10. 22. 15:39

운명의 그날...(자대 배치편)


2000 6

드디어...

훈단 수료 5주차에 접어든 876기들...


동기1 : '휴우~ 드디어 한주 남았구나...'

동기2 : '그려...'

동기3 : '하루는 짧고 6주는 길다는 말이 정말이구나... -ㅛ-;'


이렇게 잡담을 나누고 있는데...

소대장 훈병이 우리에게 다가와서...


소대장 훈병 : '얘들아~ 너희 혹시 어제 3소대 애들 수건 긴빠이 해갔냐?'

우리들 : '우잉?'

소대장 훈병 : '3소대 소대장 훈병이 나한테 눈물로서 호소하더라...자기네들 수건 이제 남아있는게 없어서 수건 한장으로 3명이서 돌려 쓴다더라 ㅋㅋㅋ'

우리들 : '븅신들~* ㅎㅎㅎ 잘쓰고 있다고 전해줘... ^ㅅ^(이...이런!!!)'

소대장 훈병 : '아무튼 아까 소대장님께서 그러시던데 내일 자대배치 발표한다더라'

우리들 : '정말???'

 ............
 .........
 .....


드디어...

운명의 그날이 다가오고야 말았습니다...


자대배치...

해병대는 말이죠...

크게 포항,김포,백령도,연평도 이렇게 나뉘어지죠...


 포항(황룡부대)

김포(청룡부대)

백령도(흑룡부대)

연평도(공룡부대)

이렇게 나뉘어지죠...


이 4곳에 훈병들은 나뉘어서 제 갈길 가고...

아무리 해병대가 지원에서 지원으로 끝나는 곳이라지만 자대배치만큼은 뺑뺑이로... 즉 추첨으로 되는거죠...

 

DI : '지금부터 자대배치를 정하겠다! 각 병과 대표는 앞으로 텨나왓!!!'


강당에(강당 이름이 진짜 생각 안나네요...) 병과대로 옹기종기 모여앉은 동기들...

그중에서 각 병과에서 나이 제일 많은 훈병이 병과 대표로 선출되어서 앞으로 나왔습니다...


DI : '여기 상자안에 들어있는 공을 질서있게 한놈씩 꺼내라...'


여기서 잠깐...

공이라... 0ㅅ0

운전면허 필기 시험을 볼때 맨 앞줄에 앉은 사람이 나와서 숫자가 적힌 공을 뽑죠?

그 공에 적힌 숫자에 맞춰서 문제지 유형이 결정되는데...


자대배치 받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로...

공에 적힌 숫자에 맞게 되어있는 자대배치를 생년월일 순으로 부릅니다.


다시 얘기하자면...(헥~헥~ =ㅛ=;)

예를 들어서...

보병 대표가 3번 공을 뽑았다고 칩시다...

3번 공은

 김포->포항->연평도->백령도

 이런 순서로 되어있으면...


병과에서 생년월일이 제일 빠른 사람이 김포...

그 다음으로 빠른 사람이 포항...

그 다음 연평도...

그 다음 백령도...

다시 김포 순으로 되는거죠...(아셨나요???)


아무튼 각병과 대표들은 공을 상자에서 꺼내고...

포병대표로 나온 동기...


DI : '자! 지금부터 저 스크린에 나와있는데로 자대배치다...'


강당 앞에 비치되어있는 스크린을 전부 주시하자...

스크린에는...


1번공 : 김포,연평도,포항,백령도

2번공 : 포항,연평도,김포,백령도

3번공 : 백령도,포항,김포,연평도

4번공 : .........

5번공 : ..........


이렇게 쭈~욱 나열되고...


DI : '저 스크린에 니놈들 이름이 적힌곳이 바로 니놈들 뼈를 묻을곳이니까 모두 주목!!!'


드디어...

운명의 그시간이 정말로 왔습니다...


포병 대표 훈병이 몇번공을 뽑았는지는 기억은 안나지만...

그 순서는 확실히 기억합니다.


포병들 : 포항->연평도->김포->백령도


 연평도와 백령도 사이에 꼽사리로 낀 김포를 볼때 왠지 모르게...


저 : '얘...얘들아... 잘못하다간...꿀꺽~ =ㅛ=;'

포병동기들 : '그...그래...꿀꺽~ =ㅛ=;'


그당시 22년 살아오면서 그때처럼 가슴 떨린적은 없었습니다...

동기들은 서로서로의 생일을 물으면서...


동기1 : '야! 너 생일 며칠이야?'

동기2 : '너...넌?'

동기3 : '넌 우리보다 나이가 3살 많으니까 잘하면 포항가겠다~'


이렇게 스스로 어디갈것인지 예상을 해보지만...

그것도 잠시...

스크린에 보이는 자막을 보면서 여기저기서 기쁨과 슬픔의 탄성 소리가 들리고...


동기1 : '후끼약~~~~ 백령도닷... ㅠ.ㅠ'

동기2 : '허...헉!!! 나...난 집이 김포인데 포항이다...ㅠ.ㅠ'

동기3 : '히히~* 나 포항사는데 1사단이다~ ㅋㅋㅋ'

동기4 : '난 강화도 사는데 2사단이네~ 앗싸~~~~ ^ㅅ^V'

 .............
 ........
 ....


온갖 만감이 교차하는 강당안...


드디어...

포병차례...


첫번째로 그 당시 나이 25인 동기놈은(포병대표) 당연히 포항...

그다음으로는 연평도...

저는 그당시 중간인지라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현실에서 속만 바짝바짝 타들어 가고...


그때 저의 친한 동기놈 하나가 저에게 오더니...


동기 : '마륀아... 너... 생년월일이 어떻게 돼?'

저 : '으...응??? 79년 12월 26일...'

동기 : '뭐...뭐라구!!!!!!!!!!!'

동기는 저의 생년월일을 듣자마자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저 : '응? 왜그래???'

동기 : '마...마륀아... 나두 79년 12월 26일이야...ㅠ.ㅠ'

저 : '커~~~~~헉!!!!!!!!!!!!!!'


그랬습니다...

저는 경기도 안산...

저의 동기놈은 경기도 안양...


둘중 하나는...

도서지방으로 가는 현실이었죠...


즉...

제가 포항가면 동기놈은 연평도...

동기놈이 김포가면 저는 백령도...

상황이 반대로 되도 도서지방만 바뀔뿐...


이런 기막힌 사정에 위로휴가때 손잡고 같이 집에 가자던 그놈과의 약속은 그자리에서 깨져버리고...


동기 : '마...마륀아... 너 몇시에 태어났냐?'

저 : '그...글쎄...엄마가 그러는데 나 새벽에 태어났데...'


설마 몇시에 태어난것 가지고 계산을 하겠습니까만은...

그당시 심정이야 이로 말할수 없이 답답한 현실이라서... ^ㅅ^;

이름을 누구 먼저 호명되느냐에 운명이 선택되어서...


저&동기 : '두근두근~~~~~~~ -ㅅ-;'


마침내...

스크린에 이름이 떳습니다...


 '마린군은 김포로 가세요~* ^ㅅ-'

저 : '앗~~~~~~~~싸!!!!!!!!! ^ㅅ^;'


여러분...

미스코리아 진선미를 선발할때...

진과 선을 남겨두고 먼저 진을 뽑고 나면 당연히 선은 누가 될까요...


그렇습니다...

남아있는자...

저의 이름이 먼저 불리우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저를 뒤로한채...


 '마린군 동기는 백령도로 가세요~* ^ㅅ-'


라는 스크린 자막이 뜨자 순간 동기는 22년 살아온 자신의 허무한 삶을 원망하면서 바닥에다가 '백령도,백령도,백령도...'라고 끄적이기만 할뿐 아무말도 못하고... (부...불쌍해... =ㅛ=)

 ............
 .........
 .....


이렇게 자신들의 운명이 정해진 동기들은 기쁨과 허탈함에 서로를 위로하고...

천만다행이도 집에서 가까운 김포로 자대배치 받은 저...


저 : '휴우~ 휴가때 집에 빨리갈수 있어서 다행이다... ^ㅅ^;'


이렇게 좋아했지만...

어디선가 들리는 소리...


 '얘들아... 김포는 만대 맞아야 전역한데...'

저 : '우잉??? -ㅅ-a'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서 귀를 귀울여보니...

김포로 배치받은 동기들이 어디선가 주어들은 이야기로 김포의 무시무시함을 얘기 나누고 있었다는... ^ㅅ^

 ..............
 ........
 ....


그날 순검시간...


 '후~끼~약!!!!!!!!! -o-/'

 '사...살려줘~~~~~~~~~~~'

 '아! 씨파! 내가 그렇게 될줄 알았냐! 왜 나한테 그래!!!"


각 병과 대표 훈병들은 동기들의 집단 따돌림 및 원망의 소리를 한몸에 받고...


이제 잠자리에 들려는데...

평소와는 달리 힘이 없어보이는 훈병 번호 31번 저의 동기...

바로 옆자리라서 제일 친하게 지냈던 그놈...

그놈이 말을 잃었습니다...


저 : '학성아~*(31번 이름) 왜...왜그래??? =ㅛ=;;;'

31번 동기 : '휴.....'

저 : '왜...왜그래? 자대배치 생각되로 안됐어???'

31번 동기 : '그...그게 말이지...'


31번 동기는 자신의 형님의 뜻을 따라 (얘 형님도 해병대) 해병대 특히 보병에 지원해서 합격했고...


31번 동기 : '쿠하하하하~* 난 보병이니까 해병대 훈련 다받을꺼야!'

동기들 : '1사단 가면 훈련 다 받을수 있데...'

31번 동기 : '우잉? 그래... 그럼 난 1사단 꼭 가야쥐~* ^o^'


이렇게 꼭 1사단을 희망한 그놈이지만...


31번 동기 : '마...마륀아...'

저 : '으...응?'

31번 동기 : '배...백령도 가서도 훈련 다 받을수 있겠지??? =ㅛ=;;;'

저 : '너...백령도 가냐...'

31번 동기 : '...............'


그놈은 백령도...

 ...........
 .......
 ...


자신의 뜻이 어찌 되었던간에 이제 자대배치까지 받은 훈병들에게는 이제 수료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해병일기 > 해병876기 김영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붉은 명찰... part -2  (0) 2015.10.22
붉은 명찰... part -1  (0) 2015.10.22
포트리스 대원 마린군!!! (병과 선택편)  (0) 2015.10.22
양포 원정대... part -4  (0) 2015.10.20
양포원정대... part -3  (0) 2015.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