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명찰... part -2
D.I : '과업~~~~끝! 모두 군화(워카) 벗어!!!'
'악!!!!!! 군화 벗어!'
............
.........
......
천자봉 행군을 이제 하루 앞두고 힘든 극기주의 석별과업이 끝났습니다.
연병장에 모인 훈병들은 소대장님의 과업종료 소리와 동시에 워카를 벗고 차례대로 병사로 들어가는데...
'야~ 밀지 마~ 넘어질 뻔 했잖아!'
'아~~~~~ 내 워카 떨어졌다! 야! 발로 차지마!!!'
차례대로 질서정연하게 들어가야 하지만 어느새 좌우에 있는 병사입구문에는 먼저 들어가겠다고 아우성 치는 훈병들로 시장바닦을 연상케하는 풍경이 벌어졌습니다.
그때였습니다.
'길~비~켜!'
'길비켜!'
'야! 길비켜!!!!'
아수라장의 끝에서 시작된 '길비켜'의 소리에 어느새 질서정연히 양옆으로 갈라지는 훈병들...
그리고...
양옆에 훈병들이 도열한 사이에 나타난 소대장님...
D.I : '퍽~ 퍽~ 야! 길비키라는 소리 안들리냐! 저리 안꺼져!!!'
소대장님께서는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날라다니면서 제거하기 시작했습니다... -ㅅ-;
여기서 잠깐!
'길비켜'의 정체는?
소대장님의 현재 위치 파악과 동시에 소대장님이 제일 먼저 포착되는 훈병이 주위에 있는 훈병들에게 신호를 보내는 것이 바로 '길비켜'란 구호입니다.
예를 들어서...
훈병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이빨을 나누다가도 저 멀리서 길비켜란 소리가 조그맣게 들리기라도 하면 모두 그자리에 얼어붙은채 소대장님께서 강림(?)하시기를 기다리는 것이죠.
먼훗날...
제가 말년병장때 브라보 중대에 '길비켜'를 부활시켜서 적용을 시켰습니다.
'야! 야! 마린이 해병님 오신다! 길~비~켜!!!!'
'길~비~켜! 마린이 해병님 행차시다!!!!'
저 : '크~흠! 좋아~ 좋아~ 아주 좋아~~~~ ^ㅂ^V'
아무튼...
'길비켜'의 소리를 못들은 훈병들은 자신들 앞에 갑자기 날아온 소대장님의 워카발에 희생이 되기도 하지요... =ㅂ=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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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 : '내일은 천자봉 등정하는 날이자 극기주 마지막날이다!'
'악!!!!!!'
D.I : '천자봉 등정은 등산이기 때문에 양포행군과는 비교가 안된다! 그래서...'
'악!!!!! (그...그래서???)'
D.I : '지금부터 내가 호명하는 훈병들은 내일 천자봉 등정에서 제외된다!'
'악!!!!!!(왜...왜요??? =ㅅ=a)'
거기까지 말씀하신 소대장님께서는 훈병들을 천천히 훝어보시기 시작했습니다.
D.I : '너! 너! 너! 그리고....... 너까지! 내일 천자봉 등정 열외다!'
'악!!!!!!! 천자봉 갈수 있습니닷!!!!!!!!!!!'
D.I : '그래... 너희들 마음은 잘 알겠지만 천자봉 등정은 등산이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다가는 사고가 난다! 내가 너희들을 제외 시킨 이유는...'
'.........'
천자봉 등정은 일반인들이 산을 올라가는것을 생각하면 안됩니다.
완전무장을 등에 멘채로 휴식도 없이 꾸준한 속도로 끝까지 올라가야 하는거죠.
그때문에 체중이 많이 나가거나 적게 나가는 사람은 쉽게 탈진되고 쓰러지기 쉽상입니다.
따라서 자신의 소대원들중에 그런 불상사가 생기는 인원이 없도록 소대장님께서는 사전에 조치를 취하는것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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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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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 : '그래... 내가 너희들이 누구보다 훈련 열심히 받고 최선을 다하는것은 안다! 하지만 만에 하나 너희들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너희들 자신 손해야... 나를 평생 원망하는 한이 있더라도 나는 너희들의 안전상 못데려간다...'
'..........'
D.I : '그렇다고 너희들이 다른 동기들보다 못하다는 말은 절대로 아니다! 너희들이 사회에서 몸무게 많이 나간다고 놀림 당하고 또 이곳에서도 다른 동기들보다 몇배는 더 힘들게 훈련 받는것도 잘 알고 있어...'
'............'
D.I : '하지만 너희들은 이제 곧 해병이 된다! 비록 천자봉 등정을 못가더라도 너희들이 해병이 된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자기 자신에게... 그리고 동기들에게 미안한 마음같거나 부끄러운 마음 가질 필요 전혀없다!'
'...............'
D.I : '정말 미안하다... 하지만 언젠가 너희들도 이런 나의 마음을 헤아려 줄때가 올거야...'
'..............'
D.I : '천자봉은 해병이 되기위해 꼭 거쳐야 하는 관문이지만 지금 너희들의 눈을 보니 너희들은 천자봉에 안가더라도 충분히 해병이 될 자격이 있는 놈들이다'
'...........'
D.I : '먼 훗날... 꼭 찾아와라... 그때 나와 같이 천자봉에 올라가자꾸나...'
'아...악!!!!......흐...흑...ㅠ.ㅠ'
소대장님께서는 평소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천자봉 등정에 제외된 훈병들을 따뜻하게 위로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날밤 침구속에서 소리없이 뜨거운 눈물을 계속 흘려야만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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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 : '모두 준비됐나!'
'악!!!!!!!!!!'
D.I : '악끼있게 올라갔다가 다시 복귀하면 돼!'
'악!!!!!!!!!!!'
D.I : '무사히 갔다오면 너희들을 기다린 선물이 있을거다!'
'악!!!!!!!!!!'
D.I : '그럼 출발!!!'
드디어 천자봉을 향한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굶주린 배를 움켜잡고...
힘든 훈련으로 온몸에 상처 한가득인 자신의 몸을 일으키면서...
훈병들은 무거운 발걸음을 천천히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잘~ 갔다와라!'
'너희들 갔다올 동안 깨끗이 청소 해놓을께!'
천자봉 등정에 제외된 훈병들은 행군을 떠나는 우리들을 배웅해주러 나왔습니다.
그런 그들을 보고 소대장님은 우리들을 보고 말씀하셨습니다.
D.I : '모두 저놈들을 향해 외친다! 너희들도 해병이 된다!!!!! 라고!!!'
'악!!!!!! 걱정마! 그리고 너희들도 해병이 될꺼야!!! -0-/'
'개새들아! 너무 마음 아파하지마!!!!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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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행군을 해봐서인지 훈병들은 어느정도 행군에 대해서 자신이 붙은것 같았습니다.
선선한 바람이 우리들의 땀을 긴빠이 해갔습니다.
전날 내린 비로 인해 구름떼가 태양을 긴빠이 해갔습니다.
그리고...
천자봉 정상을 긴빠이하러 떠난 훈병들이 그 가운데 있었습니다.
D.I : '신병 876기!!!!'
'악!!!!!!'
D.I : '정말 행군하기 좋은 날씨 아니냐!'
'악!!!!!! 맞습니다!'
D.I : '좋아! 모두 힘차게 계속 전진!!!!!!'
'악!!!!!!!!'
...............
...........
........
행군을 하면서 계속 생각이 들었습니다.
'(휴~ 벌써 5주차네... 내가 여기까지 오다니...)'
생각은 계속 들었습니다.
'(천자봉이라... 어떤 곳일까... 힘들겠지? 그래도 가봐야지...)'
문득 입대전에 천자봉 등정을 위해 동네 뒷산을 오르던 생각이 들었습니다.
'(훗~ 우리 동네 뒷산은 높지도 않았는데 어찌나 힘들던지...)'
그리고...
갑자기 불안이 엄습해왔습니다.
'(만약... 지금까지 낙오한번 안했는데 등산도중에 쓰러지면 어떻하지?)'
불안한 생각은 계속 들었습니다.
'(또... 그렇게 되면... 나란 놈은... 어떻게 될련지...)'
이런 생각이 계속 들자 발걸음은 점점 무거워져만 갔습니다.
그때 옆에 있던 동기가 저에게 말했습니다.
'마륀아! 나 포항 살거든? 예전에 아빠랑 형이랑 천자봉에 많이 올라가봤는데 그렇게 힘들지는 않더라... ^ㅅ^a'
'그래? 다행이다... 그럼 여기서 천자봉 까지 거리가 얼마나 돼?'
'음... 여기서 한 두시간은 더 가야돼...'
'그렇구나...'
포항사는 동기의 말을 들은 저와 주변 동기들은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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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I : '다왔다! 모두 여기서 10분간 휴식!!!'
천자봉을 오르기 전에 집결한 곳은 천자봉 밑에 있는 사찰이었습니다.
D.I : '다시 한번 말하겠다! 천자봉 등정은 일반 등산과는 차원이 틀리다! 다시 말해서 너희들이 지금까지 해왔던 그 어떤 훈련과 비교도 할수 없을만큼 힘든 훈련이 될것이다!'
'.........'
D.I : '다쳐서 올라갈수 없겠다고 생각하는 놈들은 앞으로 나와라!'
'.........'
D.I : '이제 5분후면 올라간다! 열외자는 지금 나와라!'
'........'
물집이 터져서 간신히 행군에 참여한 훈병...
기관지염으로 계속 콜록이면서 행군에 참여한 훈병...
심한 몸살로 인해 열이 심한 훈병...
그리고...
녹초가 되버려서 체력이 바닥난 대부분의 훈병들...
이 모두가 천자봉을 오르겠다는 일념하나로 이를 악물고 왔습니다.
D.I : '좋다... 부상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들은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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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으로 인해 검게 변해버린 얼굴들을 서로에게 들이대면서 동기들은 주먹을 움켜쥐었습니다.
'ㅋㅋㅋ 색꺄! 중간에 퍼지지 마라!'
'ㅎㅎㅎ 너나 쓰러지지 마라! 힘내자!'
'ㅋㅋㅋ 씨파! 너랑 함께하면 천자봉이 아니라 만자봉이라도 갈수 있겠다!'
'우리... 정상에서 다시 만나자!!!!'
아무리 힘든 훈련이지만 동기들과 함께라면 지옥까지 갈수 있다는 인식을 비로서 느끼게 된 우리들...
서로를 격려해주면서 신병 876기들은 천자봉을 향한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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