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거나 말거나 해병대 야사 3.
1969년 내가 청룡부대 수사과장을 하다가 귀국을 하고 보니 거의 두 달이 가깝도록 발령이 나지 않았다.
물론 나는 그 당시 후암동에 위치한 사령부를 방문해 나를 보살펴주신 해병대 실세되시는 분들을 다 찾아뵈어 인사를 드렸고 또 해간 3기생이신 헌병감실 홍차감(미국서 작고)께 그리고 해간 8기 헌무과장 김 중령께도 인사를 모두 드렸다.
좋게 생각을 하면 너무 고생을 했으니 푹 쉬라는 뜻도 되겠지만 내가 군인인지 민간인인지도 정신적으로는 헷갈릴 지경이었다.
결국 나는 발령을 받았는데 대방동 해군 본부에 있는 헌병감실의 기획 계장으로 임명이 되었고 당시 기획 과장은 해군 중령이셨는데 마악 국회의원에 출마 하시느라 그만 해군을 떠나버린 상태가 되어있었다.(국회의원에 당선)
그리고 또 다른 나와 같은 기획 계장은 해간 23기셨던 김 소령이셨는데 그 선배께서는 마음씨 좋기로 한량이 없으신 호인이셨다.
당시 대방동에는 먼저 공군 본부가 자리를 해 있은지 오래였고 다음으로는 해군 본부가 자리를 잡았었는데 그 부근에는 해군 병원은 물론 성남 고등학교 그리고 한 때 깃발을 날렸던 윤필용 장군의 자택과 민주당의 보스셨던 유진산씨의 자택도 있었다.
해군 본부에는 해사 5기이신 진 대령께서 헌병감을 하셨고 차감은 아까 얘기를 했던 해간3기이신 홍사은 (작고)대령께서 하셨다.
물론 수사과는 해군 수사과와 해병 수사과로 나뉘어 있었고 헌무과는 해병대에서 맡아 아까 말한 해간 8기 김정용중령께서 하고 계셨다. 나는 근무를 한지 한 달 뒤 곧 대위로 진급을 했고 내가 군에 입대하기 전부터 알았던 진 헌병감께서는 대위 계급장을 들고 내 방을 찾아오셔 축하의 말씀도 해 주셨다.
당시 기획 계장으로써의 나의 업무는 매월 국방부에 도망병을 파악 관리 보고를 해야 하는 업무와 국방부에서 내려주는 진정서 처리가 대부분이었고 그리고 연간 예산 편성을 올리고 국방부 예산 편성 회의를 할 때는 말석으로 참석을 해 그곳에서 보고 들은 것을 고작 일 년에 한 번 헌병감과 차감께 보고를 드리는 것이었다.
더구나 실무는 문관 두 사람들이 처리를 했고 그 와 함께 해군 상사가 두 사람이나 있어 사실상 장교들은 별로 할 일이 없었다.
아침이면 어떤 때는 출근을 하자말자 김 소령 선배께서 비어있는 과장 실에 숨겨 둔 트럼프를 쥐고 나와 문 앞에서 와! 와! 하고는 소리를 쳤다. 어제 퇴근 전에 훌라를 해 잃은 본전을 찾겠다는 심산이었다.
나를 포함해 두 상사와 자신이 끼면 벌써 네 사람에다 조금만 있으면 수사과에서 상사 한 두 명이 슬금 슬금 찾아오니 으레 안성맞춤이 되기 일쑤였다. 그 때는 월남의 특수라는 말이 있었듯이 군인들이 모두 잔돈 부스러기는 호주머니에 넣고 다닐 때라 괜찮은 시절이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제주도 해군 막사에서 진정서가 날라들었다. 즉 꾼들이 봉급을 벌써 3개월째나 집에 갖다 주지 않고 매일 몰려 훌라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엄중한 지시가 내려갔던 것은 말할 것도 없었거니와 우리도 남의 이목을 생각 해 그만두자는 여론이 높아 그 후로는 하지 않았다. 당시 농담으로는 “아마 해군 본부 내 트럼프를 모두 수거하면 한 트럭은 될거야” 라는 말이었다.
한 날은 누가 연병장으로 나와 구경을 해 보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 내려가 보니 민간인의 복장을 한 사람이 자기보다 더 크고 무거운 할리 모터사이클에 시동을 걸고 그것도 한 손으로 자유자재 로 돌리면서 사람들 앞에서 시범을 보이고 있었다.
알고 보니 그는 안 경장이라는 경찰관이었는데 경찰 기동대의 주역 중 한 사람이었고 해군 출신이라 진해 해병대 헌병 중 모터사이클을 탈 대원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초청을 받아 와 있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뒤에 알았지만 내가 헌병감실 기획과로 오기 전 대통령의 진해 별장 방문에 따른 에스코트용 모터사이클을 수입하기로 했던 것이 이제사 도착을 했다는 것이다.
모두가 미제 할리였고 대수는 모두 다섯 대였다. 진행 되고 있는 계획은 먼저 진해 헌병대 대원 중 차출을 해 해군본부에서 교욱 훈련을 시킨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지금은 있는지조차 모르겠지만 해병대 진해 모터사이클 기동대는 바로 1969년 즈음에 생긴 것이나 다름이 없을 것이라는 말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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