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278기 김성동

청룡 아리랑(9) - 국군 중의 꽃이로다(上)

머린코341(mc341) 2015. 10. 29. 15:05

청룡 아리랑(9) - 국군 중의 꽃이로다(上)



해병대 전투명령 제1호가 하달되었다. 아무리 귀신잡는 해병이라지만, 어찌 그들이라고 해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으리요, 그러나 전장으로 나아감이 이 나라의 아들로서 거역할 수 없는 운명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오히려 청룡들은 초연하였다. 절대자를 의지해서인가. 아니었다. 그것은 조국을 위하여 이 한목숨 기꺼이 바친다고 결심하는 순간, 이미 그들의 몸과 마음은 내것이 아니라 국가의 것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보라, 자유와 평화를 지킨다는 세계적인 사명감 속에 그리고 이 나라 민족 중흥의 역사적인 사명감 속에, 새 역사를 창조하기 위해 검푸른 바다 거센 물결 남지나해를 향해 가는 장엄한 청룡의 위용을... 그야말로 창파를 헤쳐가는 무상의 청룡이었다.


캄란만 지구에서 청룡 최초의 공략전 까투산 전투가 벌어지면서 청룡의 역사는 펼쳐진다. 전투에 임하기 전, 명일의 전투에서 나를 멸하든지, 아니면 나에게 승리를 달라는 부대장의 충정어린 기도에 승리의 여신은 기꺼이 청룡의 편이 되어주었다.


전장을 개척하는 청룡은 이젠 투이호아로 달려간다. 본격적인 전투 속에 철옹성을 자랑하는 난공불락 적의 요새들은 아군의 공격에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 마침내 혼바산이 화답을 한다. 오인영불망청룡지공, 무적대한해병대만세... 그것은 천자봉을 대신한 또 하나의 천자봉이 청룡의 무운을 비는 소리였다.


추라이 지구, 이름하여 짜빈동 대첩, 악전고투 속에서 모든 공은 보병에게 돌린다는 멸사봉공의 포병 정신과 적에게 결코 질 수 없다는 임전무퇴의 보병 정신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마침내 청룡은 신화를 만들어 세계를 놀라게 한다. 과연 천지를 진동하는 대한 해병혼이었다.


다시금 적을 찾아 청룡은 간다. 월맹군의 대규모의 구정공세로 적의 수중에 들어간 호이안 지구, 그러나 청룡의 치열한 시가전 속에 전세를 역전시키면서 다시금 탈환하였으니, 가히 청룡 그 자체가 바로 승리의 화신이었다. 피아간의 뺏고 빼앗기는 공방전 속에 전쟁은 점점 확대일로로 치달아 갔다.


바야흐로 국회의 상륙전허가를 받아내면서 청룡은 미해병대와 함께 연합작전을 감행한다. 월남전 사상 최초, 최대의 상륙작전이었다. 전운을 암시하듯, 바다에 먹구름이 잔뜩 드리우던 그 날, 미 제7함대의 함포사격 속에 베리아 반도에 상륙한 청룡들은 월맹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인다. 하늘의 우레소리, 땅 위에 아우성, 정녕 불바다 피투성이에 몇 날이 갔으며 몇 밤을 지새웠던가. 마침내 쌓아올린 찬란한 승리의 금자탑, 아, 청룡의 포효, 그 승리의 울부짖음...


진정 천자봉은 해병대를 낳았고 해병대는 청룡을 낳았다. 그리고 그 청룡은 기어이 만고청사에 빛날 신화를 낳은 것이다. 지난날 건군사상 최초로 해외전투병으로서 더욱이 그 선봉군으로서 장도에 오른 청룡은 월남전을 치루면서 여단급 작전 66회와 대대급 작전 109회를 비롯하여 소부대 작전 151,347회를 통해 적 사살 9,619명, 포로 및 귀순 1,256명 들 혁혁한 전과를 올리는 한편, 양곡구호활동, 의료지원활동, 건설지원활동 등 대민봉사활동을 꾸준히 전개함으로써, 3회의 대통령부대표창을 비롯하여 미대통령과 월남대통령으로부터도 각각 1회의 부대표창을 받았다.


그러나 월남전으로 인하여 우리네 청룡의 피해도 지대하였다. 고정된 지역을 거점으로 하여 점령지역을 확보해가는 육군의 작전 수행과는  달리, 전략적 기동부대의 성질을 띤 해병대의 속성상 청룡은 발길이 닿는 곳이 곧 전쟁터였다.


때로는 정글에서, 때로는 늪 속에서, 때로는 공동묘지 속에서, 때로는 시가지에서 청룡은 싸우고 또 싸웠다. 싸울 곳을 가리지 않는 해병대, 그만큼 전투는 치열했고 따라서 그 희생도 컸던 것이다. 파월용사 연병력 총 32만 명 중 청룡은 그 10분의 1에 해당하는 31,141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월용사 전사인원 총 5,099명 중 청룡은 그 4분의 1인 1,235명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같이 청룡의 피해율이 타군보다 배로 높은 것은 그만큼 청룡들이 최전선에서 싸웠음을 반증하는 것이었다.


출처 : http://blog.chosun.com/chikookp/41200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