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장교 글/해간35기 구문굉

믿거나 말거나 해병대 야사 7.

머린코341(mc341) 2015. 11. 8. 07:23

믿거나 말거나 해병대 야사 7.

 
서울지구 헌병대는 많은 개성 있는 분들이 거쳐 가는 곳이었다.


1950년대 항간에 춤으로 여대생들을 농락했다고 세상이 시끄러웠던 소위 박00 사건의 주인공이 바로 보안과장을 하셨던 대 선배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런 정조는 법으로 지켜줄 수 없다”는 판사의 논고도 항간의 명언으로 남았고 얼마 전 어떤 잡지에 또 그 얘기가 나오는 것을 보고 나는 새삼스럽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보안과장을 하고 난 후 청와대에서 근무를 한 하00 선배(작고). 그 몇 년 후배로 경찰로 넘어가 간부를 하셨던 오00 선배는 소위 전국구 주먹에 속하는 분들이었다.


뿐만 아니라 터가 세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서울 헌병대의 보안과장들은 하나 같이 모두 기갈들이 너무 강했고 또 그렇지 못하면 해 먹지도 못한다는 말이 못 박혀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앞서의 글에서 얘기했듯이 워낙 임무가 다양하고 상사가 자그마치 7명이나 되었으니 보통 기갈이 아니면 해 내기가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런 분위기 속에서 묵묵히 해군에서 넘어 와 서울 헌병대에서 주로 근무를 했던 박순재(작고) 상사는 원래가 부평 사람이었고 뒤늦게 한 결혼은 부산이 고향인 부인을 맞이했다. 또 그는 특히 군복을 입으면 그 맵시가 아주 멋졌다. 키는 180 정도였고 체격은 날신 했는데 아주 좋은 인물에 포커 페이스였다.


한 때는 한국에 이름 있는 어떤 여배우의 프로 포즈를 받고 그것을 거절을 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남자로써의 매력이 넘쳤던 것이다.

 
그리고 항상 서울지구 헌병대에 가까이에 있었던 헌병감실 수사과는 대 선배이신 윤00 중령과 우00 준위의 두 쌍두마차가 끌고 나갔고 해군 수사과는 후일 헌병감을 하신 함 대령께서 소령 시절부터 계속 다져 나갔기 때문에 매우 탄탄했다.

 
다음으로 서울을 벗어난 해병대 헌병대의 위관 장교들과 상사 열전을 뒤적여 보면 포항 사단의 헌병대도 걸출한 분들이 많았다.


나 보다 후임인 포항 역파 대장 백철 대위는 해병대에 오기 전 이미 전국 태권도 협회의 이사였고 큰 키에 인물과 폼 역시 대한민국에서도 빠지지 않는 사람이었다.

 
또 말이 거의 없으면서도 모든 헌병 장사병들을 잘 다스렸던 수사과장 해간 26기 조정호(작고) 선배. 포항 헌병대의 대명사 같았던 김철환 상사. 서울 헌병대도 있었던 사리판단이 분명했던 홍문표(작고) 상사 등 등 많은 영웅호걸 같았던 분들이 많았다.


그리고 별도로는 한 때 부산 헌병대장을 하셨고 그 후 포항 헌병사령을 하셨던 이00 선배께서는 당시 사단장과 힘겨루기를 해 자멸했던 케이스라 할 수 있다.

 
1994년쯤인가? 내가 서울에서 외국인 회사를 하나 맡아 근무를 하고 있었을 때 어떻게 나를 찾았는지 추성광 준위로부터 전화가 왔다.

 
김포에 근무를 하고 있는데 꼭 한 번 다녀가시라는 당부였지만 그만 서로 만날 기회를 내가 놓치고 말았다. 사실 지금도 내가 그때 가보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지만 추 준위는 내가 월남전에서 소대장을 했을 당시 내 소대의 1분대장을 한 그야말로 믿음직스럽고 우수했던 분대장이었고 운 좋게도 내가 교체 소대장으로 가기 직전 내 소대가 소대장 이하 전 분대장이 모여 지도를 보다 적의 박격포에 전부 후송이 되었을 때도 마침 마랄리아에 걸려 그 작전에 참가하지 못했음으로 무사했던 천운의 사나이였다.

 
그리고 해군의 김창원 준위는 추성광 준위로부터 전화가 오기 직전 어찌 어찌 내 사무실을 방문했던 적이 있었는데 서울 헌병대에서 내가 보안과장으로 있을 때 해군 조사과에서 근무를 했던 장래가 매우 촉망 되는 하사관으로 만인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던 사람이었다.

 
이제 당시 상사들은 모두 80이 되었거나 80을 훌쩍 넘은 분들이다. 그리고 그 분들을 보좌하던 중사들은 70이 훌쩍 넘었을 것이고 하사관들은 70이 되었거나 70을 모두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나는 한 분 한 분 장교든 상사든 간에 세상을 등졌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 끝 **


출처 : 해병대인터넷전우회, 해간35기 구문굉 선배님 http://www.rokmc.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