越南戰 - 이인호 대위가 전사한 동굴을 파헤친 권기옥 소대장
해풍작전 때 3대대 9중대 1소대장이었던 권기옥 소위(해간 33기), 그는 3대대 정보장교 이인호 대위가 3대대에서 체포한 2명의 여자 베트콩 용의자가 가리켜 준 베트콩 은신처를 직접 수색하다가 전사한 그 동굴을 전과 확인을 위해 파헤친 화제의 주인공이며, 그 현장에 관한한 그 어느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전설적인 인물이다.
마(魔)의 날이었던 66년 8월 11일 오후 3시경 이인호 대위는 수일 전 3대대에서 체포한 그 2명의 베트콩 용의자를 데리고 여단본부 작전에 들렸다가 정훈참모실 카메라맨 1명(김제업 상병)과 월남군 통역 1명을 대동하고 헬기편으로 9중대의 섹터인 동굴 현장으로 출동했다.
대나무밭 속에 있는 그 동굴 현장에는 권기옥 소위가 지휘하는 9중대 1소대가 경계에 임하고 있었고, 9중대에서 차출한 다른 1개 소대는 외곽지대를 경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현장에 도착한 이 대위는 먼저 동굴 내부에 총탄 세례를 퍼부은 다음 1소대장 권기옥 소위로 하여금 수류탄 몇 개를 집어던져 폭발시키는 등 필요한 사전조치를 강구한 연후에 핸드마이크를 휴대한 월남군 통역으로 하여금 동굴 내부를 향해 “즉시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 몰살을 시켜 버리겠다” 고 소리치게 했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1소대 선임하사관 김찬옥 하사를 굴속으로 들여보내 후레쉬로 내부를 수색해 보게 했으나 방망이 수류탄 3개와 두어 개의 배낭과 탄띠 등을 수거해 왔을 뿐 다른 적정은 없다고 하자 내심 그 여자들의 제보가 전혀 신빙성이 없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 자신이 직접 그 동굴을 수색해 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높이가 약 1.5미터 폭이 약 1미터 가량 되는, 입구가 매우 협소하여 철모를 벗은 채(이 지면에 게재된 사진이 입증하듯) 들어가서 내부를 수색하던 중 적이 던진 수류탄의 폭발로 참담한 최후를 마쳤다.
한편 이 대위가 변을 당하자 9중대 1소대장 권기옥 소위는 이 대위의 시신을 수거할 방법을 궁리한 끝에 그 2명의 여자를 허리에 밧줄로 묶어 굴속으로 들여보냈는데, 잠시 후 그 굴속에서 그 여자들과 베트콩이 주고 받는 다음과 같은 말소리, 즉 “죽은 사람 시체를 가지러 들어가니 죽이지 말라” “ 뭐라구? 너희들이 밀고를 한 거 아니야? 그렇지?” “아니야 우리가 밀고하지 않았어” 하는 말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그 여자들이 수거해 온 끔찍한 시신을 살펴 본 권 소위는 양쪽 팔이 눈에 띄지 않자 그 여자들을 재차 굴속으로 들여보내 떨어져 나간 두 팔을 수습해 왔는데 폭사를 당한 이 대위의 분해된 얼굴은 그 형상을 알아 볼 수가 없었고, 그가 착용하고 있던 방탄 재킷이 파열되고 복부에도 끔직한 상처를 입고 있었다.
한편 시신을 수습한 권 소위는 매드백을 요청하여 대대본부로 시신을 후송한 다음 동굴 내부의 적을 소탕하기 위한 최종적인 수색을 위해 3.5인치 로켓포 사수로 하여금 동굴 옆구리에 포탄을 발사케 하여 구멍을 뚫은 다음 그 구멍 속으로 반 드럼 가량의 휘발유를 부어 놓곤 월남군 통역으로 하여금 휘발유에 불을 붙이기 전에 밖으로 나오라고 종용을 했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러나 권 소위는 전과(무기) 획득을 위해 불을 지르지 않고 일몰로 인해 그 동굴의 입구와 옆구리의 구멍을 돌로 막아 놓고 그 현장에 배복하고 있다가 그 다음날 아침 그 굴을 파헤치는 작업을 진행했는데, 그 결과 ㄷ자 형으로 된 그 굴 막창에서 질식사한 베트콩 정치군관(대위) 1명과 그 군관의 전령과 여자베트콩 1명 등 3구의 시신을 발견한 것 외에 대나무로 받쳐 놓은 막장 천장에 숨겨져 있는 칼빈소총 1정과 약간의 수류탄 및 실탄 3000발을 노획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그러한 최후를 마친 이인호 대위에 관한 보도에 얽힌 비화는 본서에 수록된 ‘청룡부대 초대 정훈참모 박영욱 소령’ 편에 소상하게 언급되어 있다.
출처 : 해병대 특과장교 2기 예비역 해병중령 정채호 대선배님의 저서 "海兵隊의 名人∙奇人傳 第2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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