越南戰 - 기적적으로 진지를 사수한 정우식 소대장
66년 1월 19일부터 청룡부대는 투이호아 서남부에 있는 휴송평야에서 농민들의 추수 보호를 하기 위한 추수보호작전을 전개했다.
그런데 작전 개시 3일째인 21일은 구정(舊正)이었으므로 쌍방(교전당사자) 간의 합의로 20일 정오부터 23일 오후 6시까지 휴전을 하게 돼 있었는데 그 휴전기간 중 유독 2대대 5중대 3소대 진지에서만은 구정 축제를 가장한 적군의 기습공격으로 적지 않은 인명손실을 내는 변이 일어났다.
그 전날(20일) 아침 중대 차단진지를 점령하기 위해 중대기지를 도보로 출발했던 3소대는 약 3키로 전방에 있는 반록 4부락을 거쳐 교량 건너편에 있는 목표지점에 진출할 예정이었으나 그 반록4부락에 납작한 철모를 덮어 쓴 군인들이 있는 것을 보고 부득불 그 마을 후방 약 1키로 지점의 하천을 끼고 있는 독립가옥 쪽으로 가서 임시진지를 점령하고 있던 중 자정이 지난 시각에 1분대가 배치된 북쪽으로 요란한 꽹과리소리와 징과 북소리를 내며 다가온 축제를 가장한 약 1개 중대의 적으로부터 기습공격을 받았던 것인데, 상황이 터지자 허를 찔린 3소대 대원들은 즉각 대응을 했으나 1분대 진지의 경기관총 사수가 부상을 입고 쓰러지는 바람에 진지 일각이 돌파를 당해 백병전이 벌어졌다.
소대장 정우식 소위는 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5중대에 배속된 4.2인치 중박격포포대에 진내 사격을 요청한 끝에 가까스로 진내에 침투한 적을 격퇴시킬 수 있었으나 그러한 와중에 파편상을 입었던 그는 4.2인치 중박격포의 지원사격이 중단되기가 무섭게 적이 재공격을 감행하자 상공에 명멸하고 있는 아군포의 조명탄 불빛 아래 움직이고 있는 적이 어림잡아 1000명은 될 것으로 속단했던 나머지 이젠 끝장이 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소대 선임하사관 장 중사에 “이 진지는 내가 맡겠으니 즉시 대원들을 데리고 철수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그 말을 들은 장 중사는 부상당한 소대장, 더구나 자기보다 훨씬 나이가 연소한 소대장과 죽음을 같이 할 것으로 여겨진 2명의 전령, 그리고 진내에 쓰러져 있는 10여 구의 시신을 두고 차마 떠날 수가 없어 망설일 수밖에 없었으나 “선임하사관 명령이야”하고 소리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20여 명의 대원을 데리고 진지를 떠났다.
그러나 속단할 수가 없는 것이 전쟁터의 상황이었다. 왜냐하면 진지를 떠났던 20여 명의 대원들은 하천을 건너던 중 대낮같이 밝혀진 아군포(4.2인치 중박격포)의 조명탄 불빛에 노출되어 적병들의 집중사격으로 7~8명이 사상을 당하는 참담한 결과가 초래된 반면 부상당한 소대장 곁에 남아 소대장과 최후를 같이할 비장한 각오를 하고 있던 부상당한 대원을 포함한 10여 명의 생존자들은 4.2인치 중박격포의 지원사격 하에 소대장과 함께 필사적인 사투를 벌여 비록 5~6명의 전사자가 발생했지만 끝까지 진지를 사수했기 때문이었다.
그 날 새벽 전투가 끝난 뒤 진지 안팎에는 146구의 적 시체가 갈려 있었다고 하는데 그 시체들은 대부분 우군포(4.2인치 중박격포)의 포격에 의해 사살된 시체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그 휴전 위반사건은 국내외의 매스컴을 통해 대서특필 되었었는데, 공산군의 휴전위반 행위를 맹렬히 비난했던 매스컴들은 하나같이 필사적인 사투로 끝까지 진지를 사수한 3소대 대원들의 용감성을 높이 평가하는 데 인색치가 않았으며, 부상을 당한 몸으로 기적적으로 진지를 사수했던 그 용감한 소대장 정우식씨는 현재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로 재임 중에 있다.
출처 : 해병대 특과장교 2기 예비역 해병중령 정채호 대선배님의 저서 "海兵隊의 名人∙奇人傳 第2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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