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278기 김성동

청룡 아리랑(16) - 불멸의 호국혼(下)

머린코341(mc341) 2016. 8. 14. 16:53

청룡 아리랑(16) - 불멸의 호국혼(下) 

 


이와 같은 총체적 안보위기 상황에서 흐트러진 국론의 분열을 수습하고 총화 단결을 하기 위해서는 지도자나 국민 그 모두가 혼연일체로 정신적무장을 단단히 함에 최선의 경주를 다 하여야 할 것이다. 그 정신적 무장의 핵심이 바로 애국심인 것이다. 그렇다면 그 애국심은 저절로 생겨나는 것인가. 그것은 이 나라 지도자와 국민들의 국가관이 얼마나 바람직한지에 달려있다.

 
바람직한 국가관이란 국가의 소중함을 바로 알고 조국에 대한 강한 자긍심속에 이 나라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이다. 그 바람직한 국가관 속에 비로소 애국심은 우러나는 것이다. 지도자의 투철한 국가관과 그로인한 국민들의 애국심이 함께 할 때 그 정신무장은 북한의 핵무장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되는 것이다.

 
60년대 초, 쿠바 미사일 위기 때에 미국은 어떻게 대처하였던가. 케네디 대통령은 그의 취임연설에서, “국가가 나를 위하여 무엇을 해줄 것을 바라기에 앞서, 내가 국가를 위하여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를 물어보라”고 역설한다. 그의 진리와 정의를 담은 사자후는 국민들의 가슴 속에 해이해진 국가관을 다시금 조여매게 하였고 나약해진 애국심을 다시금 불어넣었다.

 
그 와중에 카리브의 떠오르는 붉은 별 쿠바는 자기네 나라에 핵 미사일 기지를 설치한다. 이에 미국은 쿠바에 대하여 해상봉쇄령을 단행한다. 마침내 쿠바해상에서 미국의 함대와 소련의 함대가 숙명적으로 부딫히게 된다. 그 두 초강대국의 자존심을 건 대결에 그 어떤 나라도 말릴 엄두를 내지 못했다. 순식간에 세계는 공포와 긴장속에 뼈져들면서 오로지 사태의 진전을 지켜볼 뿐이었다.

 
자칫 3차대전으로 비화, 인류공멸로까지 나아갈 수 있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서 양국은 극적인 타협을 이루어낸다. 후르시초프의 한발 양보와 함께 소련은 쿠바에 설치한 핵미사일을 전격적으로 철수케 되는 것이다. 그것은 정녕 미국의 승리였다. 그 결정적 승리의 요인은 결코 군사력이 아니었다.

 
그것은 지도자의 투철한 국가관과 국민들의 불타는 애국심, 그리고 지도자에 마냥 힘을 실어주기 위하여, 국가의 명운을 함께 하는 최고의 결정권을 지도자의 의지로서 행사케 한 국민의 무한한 신뢰가 삼위일체로 어우러지면서 마침내 소련의 후르시초프가 무릎을 꿇은 것이다. 과연 투철한 국가관 속에 우러나는 뜨거운 애국심, 그 총화 단결된 힘은 이처럼 핵무기도 물러가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미국의 국가관과 애국심을 정면교사로 삼아야 하며 그 교훈 속에서 슬기롭게 현재의 안보위기를 극복해 가는 지혜를 얻어야 할 것이다. 바람직한 국가관, 그로인한 뜨거운 애국심... 그 근원은 과연 어디인가. 바로 보훈정책인 것이다. 보훈정책을 소중히 하는 나라는 당연히 애국심이 넘쳐나는 것이며 그 애국심은 강대국,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초석이 되는 것이다. 반면에 보훈정책을 소홀히 하는 나라는 그만큼 애국심은 고갈되어 가면서 약소국, 후진국의 굴레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앞만 보고 달려왔다. 이제는 뒤를 한번 돌아보라. 무엇이 지나쳤으며 무엇을 빠뜨렸는지 한 눈에 들어오리라. 그 동안의 우리네 보훈정책이 얼마나 파행적으로 치달았으며, 또한 얼마나 소홀히 다루었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보훈정책의 소홀함, 그것은 곧 진실과 정의의 외면이었다. 그 외면속에 지난날의 역대 정권들은 한결같이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잃어버렸다.

 
그 불신감의 연장선상에서, 현 정권 또한 국민들에게 부정적인 시각으로 비추이면서 지난날 역대정권들에 의해 잃어버린 신뢰감의 회복에 역부족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알고보면, 그 동안의 국가의 본원적 목적인 보훈정책을 등한시함에 따라, 국민들의 애국심이 사라지면서 발생한 정부 스스로가 만든 자업자득이었고 필연적인 결과일 뿐이다.

 
바야흐로, 현 정권은 지난날 역대정권들의 타성에 젖어 시종일관 형식적으로 펴온 보훈정책을 본받아서는 결코 아니될 것이다. 진정 이 나라 정부가 국가관에 투철한 정권이라면, 진실과 정의를 더 이상 외면하지 않아야 할것이다. 오로지 진리와 정의의 기치 아래 대승적인 차원에서 스스로 주도적인 입장이 되어, 이 나라 보훈정책을 최우선의 상위의 정책으로 삼는 과감한 소신과 용단만이 필요할 뿐이다.

 
그나마 6.25 참전용사들이 만시지탄이나마 당당히 국가유공자로 인정되었음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참으로 가까운 길을, 참으로 머나먼 길로 돌아서 온 당신들이었습니다). 이제 초지일관하는 마음으로 파월용사들에게도 하루속히 국가유공자의 길을 열어주어야 할 것이다. 그 길은 파월용사들의 명예를 다시금 살리는 길이기도 하지만, 정작 그 길이야말로 진정 대한민국을 살리는 첩경이 되기 때문이다.

 
그 보훈의 정신 속에 국민들의 애국심은 다시금 되살아 날 것이며, 그 애국심은 마침내 민족적 정기로 승화되면서 궁극적으로 북한의 핵무기에도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저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유구한 역사 속에 우리네 선조들이 물려준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을, 우리네 호국영령과 애국선열들의 피땀으로 지켜진 이 소중한 대한민국을, 우리는 우리네 후손들에게 온전히 보전하여 물려주어야 할 막중한 책임과 사명에 놓여있다.

 
32만 파월용사들... 그들은 일찍이 홍안의 청춘소년으로 이 나라 이 민족을 가난의 늪에서 그리고 전쟁의 늪에서 무사히 건너도록 하기 위하여 죽음이 도사리는 늪 속으로 오로지 충성심 하나로 뛰어들었다. 그리고는 기꺼이 징검다리가 되어주었다. 과연 그들은 호국의 아들로서, 이 나라 이 민족에 충성을 다하였다.

 
그러나 보훈정책의 형식적이고 파행적인 운용의 결과로 말미암아 무심한 세월속에 국민들의 가슴 속에 애국심은 메말라갔고, 기어이 파월용사들의 그 숭고한 충성심, 그 장한 명예는 오늘날 능욕과 오욕으로 희롱 당하여 왔다. 과연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그 누구이며, 정녕 십리도 못가서 발병날 님은 또한 누구인가...

 
지난날 파월용사들이 이 나라 이 민족을 전쟁과 가난의 굴레에서 건져낸 만큼, 이제 이 나라 이 민족이 그들의 명예를 능욕의 늪에서 건져 주어야 한다. 그리고 소중히 지켜 주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정녕 파월용사들이 국가유공자가 되어야 할 진정한 당위성인 것이다. 그 당위성 속에 그들의 명예가 다시 빛을 발할 때, 비로소 이 나라의 모든 부정적인 요소(집단이기주의, 황금만능주의, 한탕주의 등)가 사라지면서 오로지 정의와 진리가 존중받는 세상이 돌아오게 될 것이다.

 
그 성숙된 국민의식 속에 비로소 자유민주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확고히 자리매김 하게 되는 것이며, 나아가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모자람이 없는 진정한 선진국의 대열에 당당히 합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파월용사들의 명예를 지키는 것, 그것은 바로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이다. 어째서인가, 밤하늘을 보라, 32만 호국의 별들이 한반도에 무궁한 정기를 반짝반짝 영원히 비춰주고 있지 않은가.  (끝)

 

<삼가 이 글을 해병의 이름으로 국민의 이름으로, 청룡 선배님들을 비롯한 32만 파월 용사님들께 바칩니다. 부족한 글이나마 그동안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신 역전의 용사, 선배님들께  무한한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충성!>

 
출처 : 융이 님 블로그, http://blog.chosun.com/chikookp/41393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