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782기 이경선

<해병이 되기까지>20부 고양이와 첫면회,,

머린코341(mc341) 2016. 10. 17. 09:08

<해병이 되기까지>20부 고양이와 첫면회,,

 

이병시절 야간근무를 나가셨던 748기 선임께서 가슴에 고양이 두마리를 안고 오셨다..
매복지 근무를 나가니까 초소안에 산고양이가 새끼를 낳아 놔두고 갔기에
불쌍하기도 하고 해서 두마리를 안고 왔다고 하신다.. 태어난지 하루나 이틀정도 된
아주 작은 (눈도 뜨지 않은 고양이) 고양이 새끼였다..


"이거 키워야 겠다,,이경선 우유 좀 데워서 가져와라.."


부식으로 나오는 우유를 먹이면서 키웠는데 두마리중에 한마리는 야성이 강해서
만지려고 하면 앙칼지게 발톱을 세워 할퀴었고 다른 한마리는 야성이라곤 찾아볼수 없는
그런 순하디 순한 놈이었다,,,어느정도 컸을때 앙칼진 고양이는 가출을 하였고 나머지
한마리는 소대선임들의 귀여움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갔다,,.


개는 키워봤어도 고양이는 처음이라 다소 생소했지만 그런대로 깨끗한 동물이라고
생각한다,,고양이는 대,소변을 사람들이 보지 않는곳에 해결한다,,예를 들자면 대,소변을 볼때면
사람들이 잘 안가는 후미진 곳에 대,소변을 해결하고 땅에 뭍어버린다,,,
새끼 역시 사람들의 손이 닿지 않는 그런곳에 낳고,,그렇게 고양이를 키우던 어느날 갑자기
연대장님이 순찰을  나오신단다,,.


그때 당시 군견외에 다른 가축 및 동물은 키울수없다는 명령이 하달된 후라
연대장님 순찰때 모든 동물을 치워야만 했다..
연대장님이 교동도에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은후 선임들은 부대 주변청소를 하였고
나는 선임들의 특별지시에 따라 고양이와 개를 짱박아야 되었다,,
참고로 우리 소대에 군견 한마리를 비롯해 고양이 2마리(한마리는 조금 컸을때 가출)와 눈탱이가
시커먼 똥개 한마리를 키우고 있었다,,우선 똥개를 잡아 종이박스에 담은후 구방커에 짱박고
고양이를 잡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댕겼으나 이놈들이 요리조리 잘도 피해 다닌다,,,
거의 다 잡았을때 이놈들이 숨은곳은 내무실 침상 아래,,
아무리 꺼내려고 해도 안나오고 손을 넣어도 잡을수가 없어서 한참 애를 먹고 잇는데
연대장님이 거의 도착을 하셨단다,,


"야,,동물 다 짱박았나?"
"개는 짱박았는데 고양이는 침상밑에 들어가서 못 잡았습니다.."
"에이~썅,,연대장님 거의 도착했으니 그냥 놔둬라,,"


그놈을 꺼내서 짱박기 위해 노력하길 여러 차례...연대장님이 부대로 들어오신다는
전갈을 들은 후에도 잡질 못해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
부대를 돌아보시던 연대장님 내무실에 모두 집결시킨뒤 훈화 말씀을 하는중이었다..
열심히 말씀을 하시는데 어디선가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냐~~옹,,냐~~~옹,,
헉,,,소대장님 얼굴 일그러지고 나를 비롯한 선임들 모두 초긴장 상태다,,


훈시 말씀중에 고개를 돌릴수도 없고 해서 앞만보고 있는데 갑자기 다리가
따꼼거리는게 느껴졌다..고개는 정면을 보며 눈은 아래로 슬며시 깔아보니
고양이 새끼 한마리가 내 다리를 타고 기어올라오고 있는게 아닌가,,.헉!!젠장~ 하필 왜 내 다리를,,,
연대장님이 그 광경을 보시더니


"이봐,,소대장!!이 고양이는 뭔가?"
"옛!!아마 도둑고양이가 내무실에 들어왔었나봅니다.."
"음~그래?"


그리곤 별 말씀없이 훈시가 끝난 연대장님은 돌아가셨다,,


고양이는 소대에서 선임들의 이쁨을 많이 받았다,,특히 전역을 앞둔 선임들에게,,
전역을 앞둔 선임들은 잘때 꼭 고양이를 안고 자셨다,,,고양이를 키워본 사람은 알것이다,,
고양이는 개와 달리 껴안아주면 그~르~륵,,그~르~륵하며 요상한 소리를 낸다,,
그리고 혀가 까칠까칠해서 손이라도 핥을라치면 느낌이 묘하다^^;
이놈을 줏어온 때가 대략 790기가 들어온때라 이놈을 해병고양이 790기 나비라고 칭했다..

상황실에서 일수선임이 나를 부르신다..


"야,,이경선 집이란다,,한번 받아봐라,,",


그리곤 전화를 건네주신다..


"필~~~승!!이병 이경선입니다.."
"엄마다,,잘지내지?가족들은 다 잘있으니 걱정말고 군생활에만 전념하도록해라,,
다른건 아니고 너가 있는 부대주소좀 가르쳐줄래?"


이유인즉슨 내 신검용지가 날아왔단다,,
해병대 입대당시 지역별로 신검이 이루어졌는데 아마 울산이 10월쯤이었을것이다,,
그해 5월에 입대를 했으니 당연히 신검을 받았을리는 만무하고,,
신검용지를 받아보신 어머니께서


"우리 아들 군대간지가 벌써 4개월이 지나가는데 무슨 신검을 또 받나요?"....
"무슨 말씀이십니까? 군대에 갔다뇨? 혹시 외국으로 간거 아닙니까?"
"우리 아들이 외국을 왜 갑니까? 해병대서 군생활하고 있는데.,,"


아마도 병무청(동사무소???)에서 착오가 있었나보다,,
신검이 나왔는데 우리집에서 군대있다고 하니까 외국으로 날랐거나 군에 안가려고 핑계대는줄
알고 확인하기 위해 부대 주소를 가르쳐 달라고 했단다^^;


"여기 주소 인천광역시 강화군 교동면 ***  *** ***입니다.."
"그래,,잘 알았다,,참 그리고 아버지랑 너 면회갈려고 하는데 가도 되겠니?"
"안됩니다,,,(오십시요,보고싶습니다..--)속마음)"
"그럼 너희 고참이나 소대장님 좀 바꿔줘,,"


소대장님과 통화를 하시더니 "오셔도 됩니다,,"라는소대장님의 허락이 떨어졌다,,
다시 전화를 바꾸어 주시는 소대장님,,,


"경선아,,뭐 필요한거 없니? 말하면 갈때 가지고 가마,,"
"그럼 오실때 제방에 있는 기타좀 가져다 주십시요,,,"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기타를 자주 치곤 했는데 가져다 놓고 짬밥이 차면
치기 위해 가지고 오라고 했다,,
이병놈의 새끼가 면회한다니 당연지사로 선임들에게 꾸사리를 무지 들었다,,,
그리고 한달후쯤 부모님이 면회를 오셨다,,
부모님이 우리 소대가 위치한 마을까지 오셨다는 연락이 왔다,,
선임들이 다려주신 전투복과 워커를 신고 마을까지 신나게 달려나갔다,,
소대에서 마을까지 대략 걸어서 30분 거리,,전력질주로 마을에 도착하니
부모님께서 날 반겨주신다,,


"여기까지 어떡게 오셨어요?차도 없었을건데,,,교동도 도착하기 전에 연락주셨으면 제가
마중 나갔을텐데,,"


참고로 교동도에는 이동수단이 빈약하다,,택시는 물론 없거니와 버스가 한대 있기는 하나
자주 운행을 안하기 때문에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부모님은 교동도에 도착해 차가 없어 고생하시다 마침 버스를 보시고는 돈 3만원을 주고
우리 소대가 있는 마을까지 오셨단다...버스를 택시인냥 돈을 주고 이곳까지 오셨다니 웃음이
나온다,,일단 잠자리를 해결하기 위해 부모님이 타고오신 버스를 우리 세가족이 단란하게 타고
대룡리로 이동을 하였다...


교동도에서 그런대로 괜찮은 민박집을 구하려면 고구촌으로 가야된다,,
고구저수지가 있는곳인데 낚시꾼들이 자주 오기 때문에 시설도 깨끗하고
음식(매운탕류)도 된다,,하지만 부모님이 차를 가지고 오신게 아니고 버스를 타고
오셨기 때문에 그곳까지 갈수가 없었다..가는건 문제가아닌데 나중에 마을까지 나오기가 어렵다,,
대룡리에 있는 후미진 여인숙에 잠자리를 마련하고 그곳에서 백숙을 시켜 먹었다,,


그런데 토종닭이라고 준 여인숙 아지메의 음식을 보고는 어머니의 인상이 굳어지신다..
깨끗한 곳에 담겨진것도 아니고 찌그러진 냄비같은데 담아왔으니 기분이 좋지 않으셨나보다..
무슨 말을 주인 아지메한테 하려기에


"괜찮아요,,그냥 먹으면 되죠,,"


다리를 쭈~욱 찢어 입에 넣고 씹으니 이건 완전히 고무줄이다,,
질겨도 질겨도 이리 질길수 있단 말인가,,,
거짓말을 조금 보태자면 한참 씹다가 불면 풍선껌처럼 부풀려질 정도다..


돈을 3만원이나 줬건만 음식이 영 삐리하다,,그렇다고 안먹으면 부모님 맘 상할까 다 먹어치웠다..
방으로 들어와 양말을 벗으니 어머니 내 다리를 보시곤 금새 눈시울이 붉어지신다,,
그때 다리에 상처가 생겼었는데 그곳이 곪아서 부어있었다,,


"고생많았나보구나,,"
"아닙니다,,,괜찮습니다,,선임들이 매일 상처 소독해주시기 때문에 거의 다 나았습니다.."


밤이 새도록 부모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잠이 들고 다시 아침이 찾아왔다...
부대로 복귀하기전 부모님은 부대 선,후임과 함께 먹으라며 과일이며 통닭을 한보따리를 사주셨다....
선착장까지 부모님 배웅을 하고 씁쓸한 마음을 뒤로 한체 부대로 걸음을 옮겼다,,
이렇게 나의 기합빠진 이병시절 면회가 끝났다...


부대로 복귀하니 내 동기놈 제일로 날 반긴다,,,


"야,,쪼꼬렛 사왔냐?"
"아니..안사왔는데...과일하고 통닭 사왔잔어,,"
"에이~난 초코렛 먹고 싶었는데,,좀 사오지,,"
"진작 말을 했어야 알지.나중에 나갈일 있으면 꼭 사올께,,미안하다.."


소대장님과 선임하사님 그리고 병장선임들께 외박 신고를 끝내고 다시 개보다 못하다는
이병의 자리로 돌아왔다...

 

21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