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군단장 부대시찰
때는 이몸이 상병시절 전령 할때였다.
아침 댓바람 부터 중대본부 딸딸이(군대 전화기)에 불이난다.
수도 군단장님께서 2사단 5연대로 부대 시찰오신다나..
아~씨발 많고 많은 부대중에 왜 해병대며 그것도 왜 2사단이며 왜 우리연대 우리대대..그것도 우리 중대인가 말이다...,
가을 내내 진지작업 하면서 좆뺑이 친것도 억울한데 왜 또 진지작업 한 것을 여기까지 와서 시찰한다는 말인가..
수도 군단장도 드럽게 할 짓이 없었나보다.
자기하나 움직임으로 인해서 사병들은 얼마나 죽어나야 하는데...,
장교들도 죽어나겠지만 장교들은 그래도 월급 많이 받으니까..그나마...,
암튼 전방 소대부터 중대본부 대대까지 빗자루 들고 부대정비 하느라 난리났다.
우리 중대본부도 헬기장서부터 중대본부 연병장까지 티끌 하나없이 청소했다.
친히 대대장님께서 오셔서 확인도 하시고...우리 중대장님 기합 바짝들었다.
오피(관측소)에서 중대 상황실로 급하게 딸딸이 울리고..김포쪽에서 헬기두대 관측...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데...
우리는 중대장님의 지시로 연병장에서 빨간 츄리닝입고 태권도 하고...,(그날이 수요일이라 전투체육 하는날이었음)
얼라리.. 언제 오셨는지 연대장님에 사단장님에...,연병장 가장자리에 찦차들로 가득차 있다.
사단장님 연대장님 각대대 대대장님 각중대 중대장님 졸라 뛰더니(선착순 졸라 잘함)헬기장앞에 일열로 도열했다.
배나온 대대장 연대장님도 뜀박질 잘하네..
난 입대후 대대장님 연대장님 물론 사단장님도 뛰는걸 한번도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무척이나 신기했다.
물론 나뿐만이 아니라 우리 부대원 전체가 모두 신기한 눈길로 쳐다보았다.
그 순간을 그들은 느끼고 있었을까..아우 쪽팔려라..
군단장님 헬기에서 내리고..총원차렷..필씅!..어째구 저째구
착륙한 헬기 위에서는 무장 헬기가 먼지를 날리며 호위를 하고 있었다.
씨발놈들 존나 자세 나는데..
그렇게 우리의 눈은 헬기장에 있고 몸은 태권도 연습하고...얼라리 군단장님 우리 연병장쪽으로 이동중이시네..
우리는 더 큰 목소리로 발차기 연습을 하고 있었다.
군단장님 우리앞에 도착..병장선임
"총원차렷 필씅!"
군생활 하면서 이렇게 별이 많은건 처음 구경했다.
군단장님 우리 앞에 서시더니
"대원들 태권도 연습중이었나?
보좌관 우리 무장헬기 사수 어딨어.."
잠시후
그 보좌관은 키도 훤칠하게 크고 예쁘장하게 생긴 땅개 한 명을 데리고 왔다.
군단장 왈..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우리의 635기 선임을 지목하셨다.
"자네 이리 나와서 태권도 대련 한 번 하지.."
"악! 알겠읍니다."
우리의 635기 선임 강원도 출신 새카만 얼굴에 키는 나보다 작지만 다부진 면이 있는 선임이셨다.
게임 시작.
해병대와 땅개의 대결
자존심 싸움 ... 신체적으로 열세인 우리의 선배님...,절대로 져서는 안되는 게임
그러나..우리 선배님 땅개의 일격에 쓰러지시고..웃음을 머금은 땅개(웃음의 의미는 해병대 니들이라고 별 수 있냐 였다)
그대로 주저앉으면 우리는 오늘밤 집합에....,겁나는 밤을 ...
그때...우리의 자랑스런 635기 선임 벌떡 일어나시더니
주먹으로 땅개의 아구통을 날리는데...땅개 그대로 뻗고..주위에는 적막이 감돌고..
(원래 태권도에서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면 반칙임)
짝짝짝..군단장님의 박수 그리고..
역쉬 해병대야..하시며 웃음을 머금고 찦차에 오르셨다.
훗날 중대장님께서 대대장님에게 들은 말로는 그 게임에서 지면 영창 보낼려고 했었다나...
암튼 별들의 잔치는 그들만의 몫이니까..별들과 말똥들 그리고 장교들 사단본부로 향하고..
우리는 즐거운 점심을 먹기위해 준비중인데...
얌마 넌 왜 안갔어.
연병장에 땅개 병장 둘과 중위 한 명이 어슬렁 거리고 있었다.
야 니들은 밥 먹으러 안가냐..
예 저히들은 여기서 밥먹고 기다리라는데요..
하하하..기다리라는데요
기합 존나 빠져서..
"그랬어요..그럼 주계 식당으로 오세요 식사 하셔야지요.."
"주계병아 얘네들 밥 좀 줘라."
"악 알겠읍니다."
주계병.. 츄라이에 밥을퍼서 테이블에 가져다 주었다.
된장국.깍두기 3개. 기름에 튀긴 두부 조린것..우리 먹는 그대로 ..
그런데 이놈들 밥 안먹고 구경만 하고 있다..
그때 우리의 기합든 이병들 식사하러 주계에 출현..
"식사 많이 드십시요"
와 동시에 후다닥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는 후임들..땅개들은 넋놓고 쳐다보고 있다.
그때 주계에서 일병들 목소리가 들려온다..
"야 빨리 밥먹어 츄라이 딲게.. "
주계에서 일병놈 하나 나오더니 사제 고추장을 한 숫가락씩 퍼준다..
"특별히 생각해서 주는거니까 맛있게 드세요. "
얼마후 그놈들 주계에서 일어나며 한마디 한다.
"이렇게 드시고 어떻게 생활하세요. "
주계안에서 츄라이 당번인 아까 그 일병놈 출현 말이 걸작이다.
"씨발놈들 아까운 사제 고추장까지 퍼 줬는데 밥도 다 안먹고 남겨..개새끼들..
우리 후임들 너네 퍼 준 고추장이면 밥 열 추라이도 먹겠다.
우리 후임들은 그거 한번 맛보려면 하늘의 별따기인데....니들이 얼마나 잘 쳐먹는지 몰라도 다 먹고 주계에서나가.. 다 쳐먹기전에 주계에서 나가면 니들 뒈질줄 알어.."
그놈들 그날 죽는 얼굴로 밥먹는거 쳐다보는데 배꼽빠지는줄 알았다.
자 이젠 헬기장에 헬기도 있는데 자세사진좀 찍어볼까..
군단장님 헬기는 철수하고 무장헬기가 있는데 M60 도 거치되어 있는게 자세다.
후임들 불러서 자세 사진도 찍어주고 고참들도 한컷씩...
우리가 이렇게 가까이서 헬기를 배경으로 사진찍을 일이있냐..
사실 난 지금도 해병대에 헬기가 있는지 없는지 궁금하다.
사단장님 타고 다니는거는 가끔 봤는데..
땅개 중위왈
"헬기에 올라가시면 안되는데요.. "
"아이 씨바..우리가 헬기 훔쳐가냐.."
조종석에 앉아서 헬멧도 써보고..우와 훔쳐가래도 못훔쳐 가겠다..뭔놈의 스위치가 이렇게도 많냐..
암튼 그놈들 울려고 하는지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높고 푸른가을.. 수도 군단장님의 시찰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그리고 그날밤 우리는 집합을 물론 안했다.
그놈들은 두번 다시는 해병부대에 발 들여놓기가 ...암튼 치가 떨렸을 것이다.
이상 수도 군단장님 부대시찰 보고 끝
637기 홍 동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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