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782기 이경선

<해병이 되기까지>30부 일병휴가 3,,,

머린코341(mc341) 2016. 10. 30. 06:53

<해병이 되기까지>30부 일병휴가 3,,,

 

오랜만에 가져보는 꿀같은 단잠이다,,,,집에서 먹는 밥과 집에서 자는 잠만으로도
세상 부러울것이 없다,,,하지만 짧은 실무생활에서 몸에 밴 습관이 있다보니 밖에서
조그마한 소리만 들려도 벌떡 일어나거나 나도 모르게 일어서서 필~승을 때리곤 한다,,


서서히 미쳐가는건지^^;
휴가의 첫 달콤함에 젖어있는데 고향친구에게서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경선아,,고생 많았다,,내일 뭐하냐?"
"글쎄다,,별로 할건 없다,,왜?"
"선택이 내일 해군 수료식 하잔어,,같이 가자.."
"그래? 잘됐네,, 휴가 날짜랑 맞아서 다행이다,, 안그래도 나 입소할때랑 수료식할때 와 줬는데
난 그놈 군대가는것도 못봐서 무지 미안했었다,,,그럼 진해로 가야되냐?"
"지금 석현이랑 울산으로 가고 있으니 저녁때 도착할거야,,너희집에서 자고 내일 같이 가면 되잔아,,"
"어,,그래 알았다,,조심해서 내려와라.."


저녁때 친구 두놈이 도착했다,,이놈들과 그동안 겪었던 나의 해병실무에 대해 침 튀겨가며
열심히 이빨을 깠다..내 얘기를 듣는 친구놈들 연신 우와~진짜?,,를 연발한다,,,


이놈들과 쓰디쓴 쐬주잔을 부딪치며 휴가의 하루가 서서히 저물어갔다..
아침 일찍 눈을 뜨고 친구 두놈과 함께 진해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진해훈련소를 도착하니 아직 시간이 꽤 많이 남았다,,,그때 내 복장은 아무래도 휴가자다 보니 사복과
모자를 쓰고 있었다,, 훈련소때 훈병의 입장으로 있었던 모습과 면회자로 온 기분이 사뭇 다르다,,


선택이 부모님을 찾은후 간단한 인사를 나누었다,,부모님과 누님이 오셨는데 편지 한장을 보여주신다..
선택이가 서있는 위치를 그린 그림이었다,,,그것을 들고 이리저리 눈을 굴리다 보니 어리하게 훈병들
사이에 있는 친구놈이 보인다,,


"어머님,,선택이 저기에 있습니다,,,"
"어디?"
"저기요...."
"다 똑같아서 잘 모르겠다.."


이궁~해군참모총장님의 사열이 있고 수료식이 저물어 갈때 어디선가 내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어,,경선아~경선이 맞지?"


뒤를 돌아보니 김포에서 취업나가 생활할때 친하게 지내던 김포친구들이다..


"니들은 여기 어떤일이냐?"
"너 군대 갔잔아,,휴가 나온거야? 마빡도 오늘 수료한다,,"
"마빡도 해군이야?"
"아니 해경이다.."


그러고 보니 해군들 좌측으로 복장이 틀린 한무리가 있었다,, 아~해경이었구나,,,
마빡은 말 그대로 마빡에 도끼로 맞은듯한 흉터가 있다,,그래서 이름보단 마빡으로 불렸다..
이놈들과 짧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수료식이 끝나간다,,마이크에서 아들을 찾아가라는 소리가 들린다..


김포친구들과 헤어지고 선택이가 있던 곳으로 친구 두놈과 달려갔다,,
이놈 눈물을 글썽이며 서성거린다,,


"선택아~~~선택아~~~"


이놈 내 목소리를 들었던지 우리쪽으로 고개를 돌린다,,그리곤 눈물을 흘리며 달려오는게 아닌가..
너무 반가운 나머지 두손을 펼친체 이놈을 안으려고 나도 같이 달려갔는데 어찌된게 이놈이 나를 그냥
지나치고 우리 뒤에 따라오던 부모님 품으로 안긴다..


순간 엄청난 쪽팔림이 밀려들었다...혼자서 두손 펼치고 멀뚱멀뚱 있었으니^^
부모님이 싸온 음식들을 들고 나무그늘에 자리를 잡았다...


음식을 시식하려하자 선택이 누님이 나를 빤히 처다보며


"야,,선택이 먹을거 없으니까 조금만 먹어라,,"
"누나 너무한거 아니에요? 나도 엄연한 현역인데,,,"
"그래도 안된다,,조금만 먹어,,"
"얘야,,선택이 친구들한테 그게 무슨말이냐,,경선아 많이 먹어,,",,


고마운 부모님..
하지만 누님의 구박은 그치질 않았다,,할 수 없이 친구두놈과 찌그래기만을 골라서 먹었다...


아이고,,배고파라~~~
식사가 끝나고 친구놈들과 훈련소 구경을 했다,,이리저리 돌아댕기다 친구놈 동기들 무리가 있는곳으로
자리를 옮겼다,,선택이 동기로 보이는 한 놈이 열심히 애인으로 보이는 여자에게 이빨을 깐다..
어떤 이빨인가 싶어 들어보니


"옵빠,,훈련 힘들었지?"
"야,,야,,야,,(손을 가로저으며)말도 마라,,거의 죽는줄 알았다,,거의 죽고싶을 만큼의 혹독한
훈련이 하루의 과업이었어,,,,"


그말에 감동을 받은듯한 여인의 얼굴,,,,
선택이가 잠시 이놈의 말을 끊고 우리를 소개시켜준다..


"내 고향친구들이다,, 여기는 내 군대동기들이고,,"
"반갑습니다...".....

"아~네...반갑습니다..."


아까 이빨을 까던 놈이 나를 아래 위로 가찮다는듯이 처다본다,,기분 나쁘구로~
그리곤 한마디 건넨다...


"아저씨들은 군대 안갑니까?",,,


지딴에 군대 빨리 갔다고 생각했나 보다..
그리고 우리가 무지 한심해 보였었나 보다..


"아뇨,, 전 지금 일병휴가나온건데요..."
"그래요? 어디 있어요?"
"야,,미친놈아,, 내친구 해병대야,,,"
"헉~그래요? 해병대 훈련 힘들죠?"
"글쎄요,,죽고싶을만큼의 해군훈련보다 덜 하겠죠,,ㅎㅎㅎ(음흉함과 가사로운 웃음을 흘리고)"


이놈 내말의 깊은뜻을 알았는지 얼굴이 홍당무가 된다,,,그리곤 슬쩍 여인의 손을 이끌고 사라진다,,
수료식의 만남은 정해진 시간으로 인하여 서서히 이별의 시간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친구들과 기념사진을 찍은후 다시 이놈과 헤어져야 했다..


내가 훈련소 있을때 이놈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겠지?
괜히 이놈이 측은하게 느껴진다,,그래도 어찌하리~왔으니 멋지게 생활하고 가야쥐..
헤어짐을 뒤로 하고 다시 친구 두놈과 울산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무지 착한 놈인데 군생활도 잘 견디길 가슴속으로 기원해본다..
울산에 도착하여 친구 두놈들도 회사일 때문에 올라가야 된단다,,,


오늘 하루 실무로 가는 친구와,,고향으로 가는 친구와의 두 번 이별을 하게 되었다..


오늘은 이리 보냈으니 내일은 고등학교 동창을 만나야겠다...
집으로 돌아와 저녁 9시가 되자 바로 부대로 전화를 걸었다..


"필~~~승,,일병 이경선입니다,,휴가중 아무 이상 없습니다...필~~~승!!"


오늘 하루 이 전화를 끝으로 다시 깊은 잠에 빠진다...

 

31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