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들의 이야기

빳다만 알았던 어리석은 중대장(PX 마이가리 사건)

머린코341(mc341) 2016. 11. 3. 08:56

빳다만 알았던 어리석은 중대장(PX 마이가리 사건)
  
저는 278기로 보병 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무슨 운명의 장난입니까? 포병에 탄약수로 팔려가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것도 김포의 청룡부대 포 11대대이었고, 제 3중대에 배속되었습니다.


포11대대는 155미리 곡사포 부대로 탄약수들은 그 무거운 가신을 자주 들어서 벌려야 했고, 가신의 발톱을 야전삽으로 파내어 포를 고정시켜야 했습니다. 


선,후배들이 다 겪었을 무시무시하고 생각하기도 싫은 내무반 생활! 여자들 시집살이가 고달프다 하지만 해병 쫄다구 시집은 고난이었고, 험난한 나날이었습니다


기수빳다는 일상이지만 무엇보다 선임한테 개인적으로 가슴을 쥐어 박히던지 상처 안나게 맞는 일이 비일비재하였습니다.

 

맞으면서도 지금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 하면서 이를 악 물고 참았습니다.  간혹 내 가슴에 붙여진 빨강 명찰이 원망스럽기까지 하였습니다.


선임들 양말, 빤즈에 작업복 세탁과 다림질까지 챙겨야 하였으며, 세무구두에 약칠하는 것은 대략 10컬레가 넘더이다.


이건 쫄다구로서 숙명이거니 하고 체념으로 지낼만 하였는데, 탄약고 근무를 선임대신 서는 것은 고역중의 고역이었습니다.

 

이런  저런 독한 시집을 살면서도 참을 수 있는 것은 나도 이제 일병이 되고 선임이 된다는 희망으로 버틸 수 있었습니다.


보병으로 포병부대에 배속된 속된 말로 다리밑에서 주워온 아이처럼 우리 동기들 몇사람은 큰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고 부둥겨 안고 울며 서로를 위로하였습니다.

 

일병 계급장을 단지 얼마 되지 않아 저에게  악몽같은 큰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크리스마스를 3일 앞둔 월급날!


지금도 보너스를 받겠지만 그 당시 PX에 마이가리가 성행하였고, 그 마이가리 때문에 전 크나큰 곤욕을 치루어야 했습니다.


자주 내 보고 PX에 심부름을 시킨  선임이  258기로 기억이 됩니다. 그 사람은 포항사람이었는데 나의 바로위 선임이 276기로 여수 출신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258기 선임이 내보고 심부름 시키면서 276기 외상장부에  적어놓고  술이며 여러가지를 자주 사오라 하여 난 심부름을 갖다 왔습니다.


문제는 월급날이었습니다. 중대장실에서 월급을 나누어 주는데 이런 기합이 몽창 빠진 276기 쫄다구를 보았나요?


어련히 선임이 PX 마이가리를 해 먹어서 자기가 찾아갈 돈이 없다고 생각하면 될 것을?

 

이건 무슨 똥바둑이 같은 짓인가요?  중대장에게 자기 월급은 한푼도 쓴 적이 없다면서 무엇이 잘못되었다며 항의를 했습니다.


중대장은 버럭 고함을 치면서 " 야! 행정병  PX병 빨리 오라고 해!" 정말 큰 사단이 나고 말았습니다.


PX병은  장부를 들고와서 중대장에게 내밀었고, 수시로 윗 선임의 심부름을 하며 싸인을 하고 간 내가 범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중대장은 말하길 " 이런 기합이 빠져도 이만저만이지 도저히 용서못한다."며 월급을 전부 나누어 줄 때까지 빤스바람에 중대장실 입구에 서 있어라 하고 행정병 보고는 바케스에 5파운드 곡갱이 자루를 물에 담구어라고 지시하였던 것입니다.

 

난 소위 물빳다를 셈을 세면서 엄청 맞고 있었습니다. 나중엔 그 어리석은 중대장은 주먹으로 얼굴을 치고  쓰러져 우는 내몸에 발길질을 무차별로 해대었습니다.


전 실신 직전까지 물빳다와 엄청폭행을 중대장으로부터 당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마 바보였던가 봅니다. 맞으면서 억울하다는 말 한마디뿐! 선임 누구가 시켜서 심부름 하였다는 소리를 하지 않았으니까요.


차라리 선임이 시켜서 심부름만 했다고 했으면 덜 맞았고 지금 제 허벅지 아래에 훈장처럼 새겨진 물빳다 상채기는 없었다고 생각해 봅니다. 

 

생각해 보면 차라리 중대장에게 맞았지 선임에게 맞고 싶지 않은 선임공포증이 한몫을 하지 않았던가 생각이 듭니다.

 

요즘 같으면 왜? 선임의 PX마이가리를 해 먹었냐에 대해 자세하고도 상세한 질문과 더불어 변명할 시간을 충분이 준 다음 체벌을 해도 되는 사안에 이르러 그 중대장은 어리석은 지휘관이었습니다.


방주태 대위로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 어려운 내무반 생활에 당연히 선임이 후임 갈취는 다반사였기에 내보고 중대장은 왜 억울한가에 대해서 소상히 알아 볼 필요가 있었던 것입니다.

 

실신 직전까지 뭇매로 초죽음이 된 나는 PX 심부름을 시킨 악마와 같은 258기 선임이 주계로 업고 나가 발길질로 옴몸에 피멍이 든 내 몸을 따듯한 물로 씻어주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 때 살의를 강하게 느꼈습니다. 밤에 탄약고로 뛰어가 수류탄과 총으로 모두를 쏘아 죽이고 싶었습니다. 


울면서 철조망을 붙들고 절규하였습니다. 참고  또 참아 내었습니다. 사실 이런 사건으로 총기사고가 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전역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수색대에서 총기사고가 크게 났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사 1명이 술에 취하여 총을 쏘고 수류탄을 터뜨려 이를 만류하는 수색중대장의 양손이 절단되고 여러명이 죽는 사건으로 그 당시 대대장도 구속되었던 사건이었습니다.

 

초죽음처럼 맞았던 이유로 며칠 동안 2층 침상에서 열외로 누워 있었는데 어디선가 똥냄새가 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 냄새는 내 허벅지에서 나는 냄새로 살이 썩어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위생하사는 긴급히 중대장에게 보고하였고 난 대대의무실로 후송되었습니다.

 

그 사건으로 악몽같은 그 부대를 떠날수 있엇습니다. 결국  보병 병과대로 사격장 조교로 제2의 새 병영생활이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어리석은 지휘관 때문에 많은 부하들 목숨을 위태롭게 할 뻔 한  PX마이가리 사건! 참고,  참았기에 오늘 이 글을 쓰며 여러분 앞에 있는 것입니다. 


2기 선임  PX마이가리 사건! 기가 차는 이야기입니다.
 
[해사사]2013.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