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대기 하나 달고 실무 생활 하던 어느날...
진해 신병 교육 6주 마치고 LVT 병과 배속 받아 경화역에서 포항으로 2차 교육 10주...
LVT 교육대가 실무 일선 중대 병사에 같이 있었던 관계로 그 당시 실무병 들에게 재밌는 노리개가 되었고
따끈 따끈 한 작대기 하나 달고 있는 우리들 에게는 항상 쫄이게 만드는 선임 해병들의 장난을 견디며 수료 후
드뎌 1사단 상장대대 2중대 조종수로 배정 받아 실무 배치...(1사단 2중대 8명,3중대 7명,김포 여단으로 11명)
무거운 마음으로 인사 선임하사를 따라 2중대에 들어 가니 중대가 텅~~ 비어 있어 우선 한 숨을 돌리고 있는데 내무실에 남아 있던 선임들이 우리 보고 재수가 엄청 좋은 넘들 이라고 편안하게 쉬고 있으라고 하지만
눈은 상향 15도 부동 자세를 풀지 못하고 문만 열리면 벌떡 일어나 필~승을 수 없이 외치고 있었습니다.
실무를 올라 갔던 날 내무실이 비어 있었던 이유는 2중대가 국군의 날 행사 중대로 선정 되어 전부 여의도로
올라가고 중대를 지키는 행정병과 근무자 일부 선임들만 있었습니다.
문제는 실무 첫 날 발생했습니다.
인원은 없어도 순검은 받아야 하는 관계로 순검 준비를 위해 기본 일주일 동안 부동 자세로 앉혀 놓아야 할 신병을 중대 순검 준비에 투입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중앙 당직실 앞 복도를 밀대로 바닥 청소를 하고 있었는데 그때 울리는 전화벨 소리...
따르르릉~~~ 군생활 끝나고 전역 후에도 영원히 남아 있는 소리...
3개월 만에 바로 옆에서 들려 오는 전화벨 소리에 놀라 순간적으로 손이 가면서 전화기를 들어 처음 뱉은 말...
본인 ; "여보세요" (통신보안 000... 이렇게 시작 하는걸 교육 받기 전 임.ㅎㅎ)
대대장 ; ....... (수화기 너머에서 한동안 말이 없었슴)
본인 ; "여보세요~ 누구를 찿습니까?"
대대장 ; "여기 6번인데 중대장 집 전화번호가 어떻게 돼?"
(1번 정보, 2번 작전...그때 이런 교육도 안받았는데 6번이 대대장 인지 몰랐슴.)
본인 ; 누구신데 중대장님 전화 번호를 물어 보십니까?
대대장 ; 너 누구야?
본인 ; 이병 최인수!!! 누구 십니까?
대대장 ; 너 지금 당장 당직 하사와 6번으로 와~!!! 딸깍...
(전화기를 들고 있는데 다른 곳에서 일을 보고 지나가던 당직 하사 하는 말)
당직하사 ; 누구 전화야?
본인 ; 6번 이라고 하는데 당직 하사님과 지금 오라고 합니다...!!!
당직하사 ; 6번!!! 너 누구와 통화 했어?
본인 ; 누군지 모르겠고 6번 이라고 했습니다...!!!
당직하사 ; 에라이~~ 빨리 따라서 뛰어와~!!!
본인 ; ??? 일단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당직하사 뒤를 따라서 후다닥=3=3=3=3
(대대장실 문 앞에서 6번 따까리 선임이 하는 말)
따까리 ; 너가 방금 대대장님 전화 받았어?
본인 ; 예!!! 그렇습니다.
따까리 ; 너 신병이야?
본인 ; 오늘 2중대 배속 받아 왔습니다~!!!
따까리 ; ㅋㅋㅋ 너 오늘 죽었어... 방금 대대장님이 야구 방망이 갖고 오라고 해서 갔다 주고 나오는 길이야.
본인 ; @@@@
본인 ; 똑~똑~똑~
대대장 ; 들어와~!!!
본인 ; 이병 최인수! 대대장님 부르심 받고 왔습니다~!!!
대대장 ; 당장 여기(소파 등받이) 잡고 엎드려 받쳐~!!!
(퍽~퍽~퍽~~~~~~~ 들어 가자마자 16대 맞은 기억이 남 ㅎㅎ)
(처음 맞아 보는 빳다인데 그때는 쫄여서 아픈지도 모르고 맞았슴)
대대장 ; (팔이 아팠는지 빳다를 잠시 멈추고 당직 하사에게)
어이~ 이넘 뭐하는 넘인데 전화를 그따위로 받어?
당직하사 ; 오늘 전입 온 신병인데 아직 교육을 못 시켰습니다...!!!
대대장 ; (빳다를 계속 칠려다 내려 놓고) 오늘 전입 신고 받은 신병~???
당직하사 ; 그렇습니다...!!!
대대장 ; 당직병이나 불침번 근무자는 어디 가고 이런 애들이 왜 전화를 받아?
당직하사 ; 행사 준비로 인원이 없어 전부 순검 준비 중입니다...!!!
대대장 ; 지금 당장 당직하사와 너(본인) 완전 무장하여 연병장 10바퀴 돌아.
(빳다 맞고 구보를 하면 빳다 맞은 곳이 빨리 풀린다고 당직 하사에게 들었습니다.)
당직하사 ; 알겠습니다~!!!
본인 ; 씨바~씨바~(속으로 ㅋㅋ)
그때 대대장이 해간 출신 김 재조 중령(작고) 이셨는데 지금까지 이등병에게 빳다를 직접 친게
유일무이 하게 나 혼자 였고 그때 무엇때문에 그랬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빳다 사건 이후 훈련을 갈 때면 항상 저를 불러 자기 도시락을 나에게 주면서 먹으라고 했고
상병때 해.본으로 전출을 갈 때도 대대장실로 불러 그 귀한 커피를 마셔라고 주면서 군생활 하면서
해병 최고 쫄따구 빳다 사건은 잊혀지지 않을거란 이야기를 하시던 말씀이 대대장님은 운명을 달리 하셨지만
군생활 중에 아직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해사사]201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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