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782기 이경선

<해병이 되기까지>40부 전역파티,,,

머린코341(mc341) 2016. 12. 15. 09:12

<해병이 되기까지>40부 전역파티,,,


두발에 관련된 공문이 내려왔다..
내가 전역할때까지 두발에 관련된 공문을 여러차례 받았었다...


해군처럼 상고머리로 짤라라,, 상륙돌격형은 혐오감은 준다,, 등등


대부분의 전역이 얼마남지 않은 선임들은 앞머리를 많이 길렀었다..
공문이 내려오고 며칠뒤 오덕순 중대장님이 순찰을 나오셨다...
이리저리 살펴보시던 중대장님 배동일해병님을 보시더니


"야,,가서 바리깡 가져와.."


배동일해병님의 앞머리를 잡으시곤 사정없이 바리깡으로 밀어버리신다..
앞머리가 눈아래까지 내려왔었는데 한순간에 쥐 파먹은듯 변해버렸다..


배동일해병님 성격 장난 아닌데...오늘 긴장해야 될성,,,
근데 이게 웬 일,,,,중대장님이 가시자 마자 바리깡을 잡으시더니 그냥 삭발을 하시는 거다..
며칠후 중대장님이 다시 순찰을 오셨을때 분위기 무지 살벌했었다..


"야,,이 새끼가 지금 중대장한테 꼰티내는 거야?"


746기 선임들의 전역식이 얼마 남지않았다...
저녁식사를 하고 야간근무 진입까지 대략 20분의 시간이 남았다..


나의 초장은 배동일해병님<746>이다,, 식사가 마치고 츄라이를 닦고 있는데 호출을 하신다..


"지금 바로 M-60이랑 깨끗한 스키파카, 백장글화, 위장복 챙겨서 따라와.."


후다닥 정신없이 연유도 모르고 배동일해병님을 따라간 곳은 서치벙커....
근무까지 10분정도 남았으니 지금부터 사진을 찍을거란다...


"내가 자세를 잡으면 무조건 잘 나오게 찍어,, 알았어? 싸인지 할 때 쓸거니까 잘 찍도록,,"
"옛,,알겠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전투복을 휘리릭 눈깜짝할새 벗으시곤 위장복으로 갈아 입으신다..


찰~~칵,, 찰~~칵!!


위장복 입었다가 다시 전투복 입었다가 또다시 상의 탈의를 하시는가 하면 쎄무어커와
백장글화까지 갈아 신으시는데 거의 신의 경지이다....


10분이 채 되기전에 다른 포즈와 다른 의상으로 필름 한 통을 다 찍었으니 놀랄만 하다..
삭발을 한 머리는 까칠까칠한게 밤송이 같다,, 배동일해병님 간간히 나까오리도 쓰고
팔각모도 쓰시며 한껏 자태를 뽐낸다..


"야,,너도 한장 찍어줄까?"
"괜찮습니다.."
"일루와서 병기 이렇게 잡고 발은 요렇게 벌리고 눈은 45도 방향으로 쳐다보고 있어.."


그리곤 한 장의 사진을 박아주신다...찰~~칵!!


지금도 그 사진이 있지만  배동일해병님과 어찌나 차이가 나던지,,
난 말 그대로 거지몰골이나 다름없다..^^


746기 선임들이 전역을 하시기 전날 난 756기 조학제해병님과 야간근무를 올라갔었다..


그날 우리가 근무나가고 나서 전역축하파티가 있었다...
동초에서 병사를 보고 있노라면 간간히 노래소리와 젓가락 두드리는 장단이 들려왔다..


"아~시팔,,누군 술 마시고 누군 말뚝서고 기분 드럽네..746기 선임 가시는데 내가
없으면 말이 되나? 안되나?"
"안됩니다.."
"그렇지?"
"옛,,그렇습니다.."
"나 잠깐 밑에 갔다 올테니 졸지말고 순찰오는거 잘 감시해라..짚차뜨면 바로
상황실로 폰 날리고,, 잠깐만 내려간다.. 금방 올테니 자다가 걸리면 알제?"
"옛,,알겠습니다.."


그리곤 유유히 병사로 내려가신다...금방 오신다고 했으니 기다려 보는 수밖에..
그렇게 기다리길 1시간,,,째깍,,째깍,,,2시간,,,째깍,,째깍,,3시간,,,째깍,,째깍,,,
말그대로 오리지날 말뚝이다,,그것도 혼자 서는 말뚝,,,


혼자 담배 하나 꼬나물고 병기는 내려놓고 밤하늘 처다보며 초장을 흉내내고 있는데
동초아래서 누군가가 뛰어올라오는 발소리가 들린다..


용수철처럼 튀어올라 병기 및 장비등을 착용하고 막걸리<암호>를 시행했다..


"손 들어,,움직이면 쏜다,,,풍차..."
",,,,,,,,,,,,,,,,,,,,,,,,"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풍차..."
"......................."
'헉~ 도대체 뭐여?'


다시 한 번 앙칼진 목소리로 총구를 겨누며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라고 하자


"야,나야,,박병태~"
"이새끼 여긴 왜 왔냐?"
"너 좃됐다,,,지금 밑에 난리났다..아마 너 아침이나 오수끝날때까지 말뚝 설 것 같다.."
"진짜로? 아~난 와이리 꼬이노?"
"배고프제? 내가 샌드위치 만들어왔다..."


그래도 동기밖에 없는것 같다,,,전부 술 마시고 놀리에 바쁠때 동기 생각에 몰래 주계에서
햄버거빵으로 만든 샌드위치를 해 온 것이다...그것도 3개 씩이나,,우유 2개와 함께..


선임들이 술먹기 바쁘다 보니 이놈 선심까지 썼다,,,계란후라이도 얹은 것이다..


이놈이 가져다준 햄버거 샌드위치를 먹다보니 자기는 또 내려가야 한단다..


"야, 심심한데 놀다가라,,,"
"싫어 새끼야,, 없어진거 걸렸다가 누구 죽는꼴 볼려고 그러냐? 나중에 보고 다시 올께.."


이렇게 동기마저 온다는 기약만을 남긴채 사라졌다...다시 오지 않았다,,
드러운 새끼....야간에 진입한 근무는 아침이 밝아오고 나서도 이어졌다..


아침 8시!!!

한 무리의 병장선임과 소대장님이 술이 거하게 취한 몸가짐으로 마을을 나가신다..
교동도의 유흥 일번지 아성클럽으로~


그렇게 병장선임들이 나가시는걸 보고 10시쯤 근무교대가 이어졌다...


아~왜 이리 꼬이는지......
무장을 해제하고 주계에 내려가니 꼴이 말이 아니다...


부식이 대체로 여름엔 매일 들어오거나 늦어도 2틀에 한 번 꼴로 들어오는데 겨울엔 3일에
한 번 꼴로 들어온다,,, 어제 3일치 부식이 들어왔는데 아쉽게도 술안주로 거덜이 났다...


3일을 반찬없이 보내야 되는 처절한 날이 오고 만 것이다..


41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