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상징 `팔각모` 해군으로 확대는 곤란하다
해병대 상징인 '팔각모'를 해군도 쓰는 것으로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군 당국이 해군과 해병대의 일체감을 강화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추진하고 있으나 해병대 현역들은 물론 전국의 예비역들까지 반발하고 나서 반향이 만만치 않다. 해병대의 고향 포항에서는 이를 추진 중인 국방부를 향해 비난의 목소리마저 일고 있다.
국방부는 해군 전투모를 해병대와 같이 팔각모로 바꾸는 것을 군인 복제령 개정안에 반영하는 방안을 마련, 조만간 개정안을 입법 예고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마디로 해병대만의 상징으로 간주돼 온 '팔각모'를 해군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를 경우 해군, 4만여명의 전투모를 팔각모로 바꾸게 된다. 팔각모 확대를 추진하는 해군은 미국의 경우 해군도 해병대와 같이 팔각모를 쓰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군 당국의 필각모 확대추진은 해군 입장에서는 가볍게 여기고 추진할 수도 있다. 현재의 군편제상 해병대는 엄연히 해군의 지휘를 받고 있어, 해군은 '갑'이요 해병대는 '을'인 셈이다. 하지만 해병대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해병대의 전통을 훼손하려는 것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는 중대한 일이다.
해병대와 해군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갈등 구조를 가지고 있다. 군 편제가 바뀌어 독립된 지휘체계를 가지고 있던 해병대가 해군 휘하로 편제 되면서 일종의 피해의식이 존재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해병대의 상징인 '팔각모'까지 해군으로 확대해 전통을 희석시키려는 것은 마지막 자존심마저 무너뜨리려는 처사나 다름없다. 전장에서 해병대의 임무는 적 후방에 상륙, 침투해 유격전을 벌이는 일이다. 이 때문에 해병대는 해상전투만을 주 임무로 하는 해군과 비교해 혹독한 훈련과 강인한 정신력을 훈련을 통해 배양해야 한다.
바로 그 정신력을 키우고 적진에서 생존력을 높이는 훈련을 하는데 팔각모는 필수불가결한 역할을 한다. 일종의 해병대 정신의 상징이요 정신적 지주인 셈이다. 해병대의 이번 반발은 일면 해병대가 육?해?공군에 이어 독립된 군으로 편제하려는 움직임에 제동을 거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에서 더 커지고 있다.
현대전은 병사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일사 분란한 지휘체계를 구축하는데 전쟁의 승패가 갈린다 할 수 있다. 아에 따라 육군의 경우에도 사단과 여단별로 상징인 마크를 별도로 하고 병사들의 소속감을 고취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우리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이번 팔각모 확대는 그동안 피땀 흘리며 지켜온 해병대의 전통과 정신을 희석시키는 '별도움 안되는 조치'로 밖에 볼 수 없다. 해병대와 예비역은 물론 포항시민들도 적극 나서 해병대의 상징이자 자부심인 '팔각모'를 지켜내야 한다.
[경북신문] 2017.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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