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631기 김보철

나의 실록 600자-22

머린코341(mc341) 2017. 5. 16. 11:55

나의 실록 600자-22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전,,,,,,,,,,,,,,,장마철
우리 대대는 야외훈련을 나갔다.
무슨 훈련인지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지만
그 당시 비가 엄청 내렸다.
판쵸를 뒤집어 쓰고 행군을 했으며 쎄무워카와 군장이 빗물로 질퍽 했었고
양쪽발이 물에 퉁퉁 불어 허옇다 못해 쭈글쭈글 했었다.
발 에 꼬랑내 가 요동 치는 해병들은 오래 간만에 발을 안 씻어도 자연스레 그 날 만큼은
발 꼬랑내가 자연 치유 되는 날이다.
훈련 장소는 어딘지 알겠는데 정확한 지명은 모르겠고 그 부근이 1사단 유격장 가기전 우측에 위치한
자그마한 동네다.
정확히 말하면 훈단때 화생방 교장 못가서 우측으로 들어간 마을이다.


우리 중대는 그 폭우속에 방카를 쳤다.
내천가엔 불어난 빗물로 인해 목적지 까지 가지 못하고 건너지도 못할 지경이었다.
하는수 없이 냇가 주위에 위치한 마을 부근에 천막을 친다.
A 형 천막을 치는데 천막똑딱이 단추 사이로 하염없이 빗물이 들어오고 있었다.
후달리는 기수는 재빨리 판쵸를 뒤집어 쓰고 천막 주위에 물 배수로를 판다.
선임 해병님들은 천막안에 들어가 휴식을 취한다.
물 배수로로 빗물이 좌아알 내려간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났나...........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였다,
진짜 춥고 배 고팠다...........


점심식사는 추진이었다.
어느덧 쏟아지는 폭우를 뚫고 배 고픔에 지친 우리를 구할려고 밥을 실은 본부중대 다찌차가 훈련장까지 도착한다.
난 작업원으로 차출되 부식 추진 작업원으로 나간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중대장님이 화가 머리 끝까지 올라 있었다.
김삼영 중대장님


"야 개 ** 들아 !  밥 빨리 옮겨"


논물을 보기위해 삽을 들고 가던 동네 할아버지 불쌍한 눈으로 쳐다 보고 있으며
동네 구멍 가게 아주머니 우산을 쓰고 나와 혀만 쯧쯧 차고 있다.
밥에 빗물이 들어가고 있었으며 똥국(멀건 된장국)은 빗물국인지 된장국인지
입고온 판쵸로 국과 반찬 밥을 비가 안 들어 가도록 뒤집어 씌우고 약 500m 의 거리를
낑낑 거리며 옮겼다.
폭우속에 밥배식....................
상상 하시길,,,,,,,,,,,,,,
밥반 빗물반 .............


점심식사후 전원 천막안에 쨩 박혀 있었다.
그때 김삼영 중대장님...
비를 흠뻑 맞은 상태로 소리 치신다 .중대 상병 병장들 본부방카 앞으로 집합..............
난 당시 일병 2호봉 이라 천막 안에 쨩 박혀 있었다.
약 1시간뒤 야외훈련을 나온 중대 분위기는 삭막했다.
난 아직 까지도 그때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
머리가 둔해서 그런가.


그 이튿날 아침 까지 비가 온다.
비가 잠시 주춤 거릴때 단독무장만 한채 공격 목표 지점으로 이동했다.
내 앞엔 1소대에 배속돼 온 화기소대 M-60 탄약수인 동기 이병수가 보이며
622기 식사 오장을 하셨던 변기식 해병님이 걸어간다.
변기식 해병님은 쫄쫄이 작업복이 몸에 안 맞았는지
단댄 작업복을 입고 앞에서 이동중이다.
보급물 작업복을 그대로 입었다간 뜯어지기 일수인가 보다.
또한 609기 공이영 해병님은 머리가 얼마나 큰지
철모안에 내피를 제거하고 알철모만 쓰고 계신다.ㅎㅎㅎㅎ
쎄무워카엔 흙이 묻어 떡이 돼 있다.
병기는 물에 젖어 있고 입고온 작업복은 축축 하다.


그래 쪼끔만 기다리자.
다음달엔 14박 15일의 정기휴가다,,,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렇게 일병 2호봉 즉 1990년 6월 의 어느날도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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