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실록 600자-48
경주 토함산 100키로 행군을 마치고 부대 복귀했다.
어떤 훈련 이든지 훈련 자체가 힘든건 그다지 없다고 난 판단 한다.
그져 힘든게 있다면 준비과정및 군장검열 또 부대 복귀후 부대정비등이 힘들다.
정신적으로 더 힘들기 때문이다.
중대 복귀 하자 마자
병기청소 에 빨래 그리고 각종 장비 반납......
작업원 차출......자기가 후달리다고 여기면 알아 나가야 되지만...
머리 아프다.
1991년 11월 9일 입대 2주년..........
벌써 시간이 이만큼 흘렀단 말인가.
엊그제 해병대 서문을 통과해 해병이 되기 위해 입대 한지 어언 24개월째.........
걉 빠진 우리 동기들을 해병으로 만들기 위해 매일같이 빤쓰바람에
실컷 두들겨 패 얼굴을 죽싸발을 만들어 놓고 건빵 한봉지 주면서
그 분위기에 어머님의 은혜를 부르라고 해 눈물에 젖은 건빵 한봉다리를 손에 들고
질질 짜면서 부른 어머님의 은혜 집총체조 소총 16개 동작 국군 도수 체조등을 가르키면서
한명의 동기라도 틀리면
여지없이 마구마구 고롭혔던 흰 빽바가지 D.I 소대장님들........
양포 행군때 낙오하는 동기들 발을 뿌러뜨리면서 까지 해병으로 태어 나게 했던
해병 631기 D.I 소대장님들..............
실무 부대로 떠나는 김포 백령도 연평도 동기들과의 눈물어린 이별..........
후반기 타군 위탁 교육을 떠나 보내던 동기들을 뒤로 한채 해병 1사단에
몸을 담은지도 만 2년의 세월이 되었다.
그간 세월이 주마등 같이 스쳐 지나갔다.
입대 2주년에 하는일이 뭔가.........
바로 사단안의 동기들이 모두모여 술 한잔 먹는날 아닌가........
그러나 당시 유독히 사단 안에서 술을 못먹게 한 대대가 우리 2연대 2대대 이며
머리가 가장 짮았던 대대 또한 우리 대대였다.
이병이나 병장이나 머리 스타일은 똑 같았으니....
소대장님께 술 묵으러 간다 신고해 놓고선
우리 중대 동기 4명은 포병연대 P.X로 향했다.
이미 많은 동기들이 벌써 자리를 마련해 놓고 있었다.
오랜만에 영내에서 회포를 풀었다.
아직 병장 4호봉이지만 어떤 동기는 중대 때 고참이고
어떤 동기는 어정쩡한 위치,
또 불쌍하게도 기수복이 없었는지 후달리는 위치에 있는 동기들도 있었다.
부어라 마셔라......
포병연대 P.X술을 몽땅 다 마셔 버릴정도로 과음을 했다.
얼떨떨한 분위기로 중대 들어오니
분대장, 소대장님은 우리 동기들보고 소대 쨩박혀 자라고 한다.
난 1소대 2층 침상 맨 구석에서 잠을 청한다.
후임들이 워카끈을 다 풀어주고 침구를 쫙 깔아놨다.
술 냄새 풀풀 풍기는 소대.
내 1기 2기 선임인 오동환 해병님과 강재웅 해병님은
그래 재미 있었느냐 면서 한마디 하시고는 내 잠 깰까봐 소대원 전원을
내무실 맞은편 공실로 쫓아 보내었다.
이전글에 나와 있다시피 쫄병생활을 같이 했기에 고참이 되서도 서로서로
아껴주고 위해 주며 대우를 했었다.
그날 밤 12시
우리 1소대 소대장님이신 쥐방울 김영균 소대장님,
2소대 소대장님 이명일 소대장님,
3소대 소대장님 (이름이 기억 안나고 2소대 동기 정기영 친형의 학교 친구다)
화기 소대 소대장님 오0 0 소대장님(키가 작은 분이다)...........
은 우리 동기 4명을 소대장실로 불렀다
소대장실에 가보니 술을 사다놓고 입대 2주년을 축하 한다며 같이 모여 한잔씩들 하고 있는데.........
관사로 가신줄만 알았던 중대장님이 갑자기 그 늦은 야심한 시각..
소대장실 문을 박차고 들어 오는게 아닌가...
난 속으로
"이거 완전 *됐다. 상병때 418 초소 작업나가 술 묵다 찍혀 여태까지 고롭히는데
이거 찍혀도 단단히 찍혔다"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 개 **들~중대장실 앞 집합.........."
중대장실 앞에 술이 취해 술 냄새 풀풀 날리며 빌빌 거리는 우리 동기들.....
당시 대대 근무기강 확립을 위해 절대 금주령이 떨어져 있는 상황인데....
한뽈떼기 얻어 터질걸 각오 하고 있는데
"너거 또 술 쳐묵었나...너거들 에전에 술묵다 찍히고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있나"
하면서 진짜 한 뽈떼기씩 얻어 터지고 있는데
소대장님들 4분이 나오셔서 하는말.....
"중대장님! 이 해병들은 잘못이 없습니다.
입대 2주년이라 저희가 술을 사와 술 한잔씩 먹였습니다.잘못은 저희에게 있습니다"
"뭐야 이 개 **들 . 소대장 이라는 넘들이 술 먹는거 말리지는 못하고
오히려 술을 사와 먹여"
하면서 쪼인트 한방씩 날린다.
그날 그냥 조용히 넘어가는가 싶었다,
우리 동기들은 얼마나 미안한지...
그 이튿날 중대에 소대장님들이 안보였다.
차창 밖을 쳐다보니 몇 명의 해병이 무장구보를 하고 있는지라......
난 속으로 또 어떤 넘들이 또 뭘 잘못 했기에 저러나 하고 있는데
다른 소대 동기들이 나에게 와서 하는 말........
우리 대신 소대장님들이 기압 받고 있단다.
다름아닌 소대장님들이 우리 동기들을 대신해 걉 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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