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전<2편> - 윤한원 중위의 분노
월맹군의 구정공세 후 사이공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했다. 극 사이공방송국의 주월한국군방송 외신담당관으로 근무하고 있던 윤한원 중위(해간 32기)가 주월미군사령부 소속 정보장교인 스미스 대위와 언쟁을 벌이다가 권총을 발사한 일이었다. 두 사람이 언쟁을 벌였던 것은 사이공 시내에 있는 주윌사 장교숙소의 스넥빠였고, 사고의 전말은 이러했다.
즉 어느 날 밤 그 스넥빠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윤 중위가 우연히 자리를 같이하게 된 스미스 대위와 언쟁을 벌이게 된 것은 좋지 못한 한국관(韓國觀)을 가지고 있던 스미스 대위의 모욕적인 언사 때문이었다.
"너희들은 김신조 등의 간첩들이 휴전선을 돌파하여 청와대를 습격하러 왔는데도 어째서 그걸 미리 알지 못했단 말인가?"
스미스 대위의 이 같은 말에 윤 중위가 "그들이 침투했던 곳은 미 2사단 지역이 아니었던가."고 대꾸하자 스미스 대위는"6.25전쟁 이후 한국은 흡사 장개석 정권의 말기처럼 썩어 빠지지 않았느냐."는 말로 윤 중위를 자극했고, "네가 정보장교란 말인가? 정보와 첩보도 알지 못하면서 무슨 정보장교란 말인가!"고 윤 중위가 응수하자 스미스 입에서 "가난한 한국인 주재에·.."라는 말이 튀어 나와 격분을 한 윤 중위로 하여금 권총을 빼들게 한 것이었는데, 결과적으로 표적이 된 스미스 대위는 민첩하게 높다란 의자밑으로 몸을 숨김으로써 위기를 모면했고, 또 첫탄을 발사한 윤 중위는 그것으로 자신의 분노를 삭임으로써 그 이상 사건이 확대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러한 일을 저지른 윤 중위는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한다는 생각에서 그 다음날 아침 직접 주월사의 관계관을 찾아가 그 일에 대한 경위를 설명하고 처분을 기다렸으나 결국 주월사 부사령관 김용휴 소장은 그 일을 불문에 붙였다.
"너를 죽이고 말겠어!" 이 말은 윤 중위가 권총을 때들 때 내뱉었던 말이며, 외대 독어과 출신인 그는 월남에 파견되기 전 진해군사영어학교에서 약 5년 간 교관근무를 했었다.
출처 : 해병대 특과장교 2기, 예비역 해병중령 정채호 선배님의 저서 '海兵隊의 傳統과 秘話'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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