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전<2편> - 이색적인 진정사건
청룡부대가 호이안지구로 이동 완료한 직후 어느 날 여단장 김연상 준장은 다낭에 있는 미 해병대의 비행기지에 근무하는 한 영관(대령)장교가 발송한 이색적인 영문서신을 받아보고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까닭인즉슨 금전 강탈행위로 체포되어 주월한국군사령부 헌병대로 압송시킨 어느 해병(성명 미상)의 범법행위에 대해 관용을 베풀어 달라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 사건의 개요는 이런 것이었다. 즉 출장용무로 다낭에 갔다가 비행기 사정으로 호이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기지 내의 여행장병 숙소에 머물게 된 김 모 해병은 어느 USMC 대원이 자기를 대하자마자 마치 10년 지기라도 되듯 반색을 하며 기지 내에 있는 클럽으로 안내하여 'KMC 넘버원!'이란 말을 연발하며 기분이 째지도록 한 턱을 쓰는 바람에 얼마나 기분이 좋았던지 서툰 영어부스러기를 동원하여 "지금부턴 이 KMC가 한 턱을 쏠테니 잠깐만 기다려 달라"고 하곤 밖으로 나왔는데, 결국 낭중무일푼이었던 그가 Ml6소총을 들고 찾아갔던 곳은 클립근처에 있는 미군 영관장교들의 숙소(권세트)였고, 그 숙소로 들어간 그는 다음과 같은 행동으로 약간의 술값을 조달한 것이었다.
즉 총구를 내밀며 불쑥 안으로 들어서서 "에브리 버디 비 콰이엇!"하고 외쳐 20여 명의 장교들을 사색이 되게 했던 그는, "아이엠 낫트 베트콩, 아이엠 KMC"라고 하여 미군들의 공포를 덜게 해준 연후에 맨 앞자리에 있는 온화하게 생긴 대머리장교에게 그의 전투모를 집어들게 한 다음 "아이 니드 머니, 메이크 썸 머니 플리즈."하고 솔직한 의사를 전달했는데, 그 결과 그의 말기를 알아들은 그 장교가 그 전투모를 거꾸로 들고 숙소 안을 왕복하며 거둔 돈이 수백 불은 족히 되었으나 그 김 해병은 그 중에서 10불 짜리 지폐 넉장만 집어들고 그 클럽으로 달려가 그를 학수고대하고 있던 그 USMC에게 신나게 한 턱을 쓰고 있다가 현장에 출동한 미군 헌병들에게 체포된 것이있다.
한편 그러한 진정서신을 받은 여단장 김연상 장군은 범행동기가 단순하고 동정적인 데가 있다는 이유로 관용을 베풀어 달라고 한 그 미군 대령의 요청을 받아들여 관용을 베풀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출처 : 해병대 특과장교 2기, 예비역 해병중령 정채호 선배님의 저서 '海兵隊의 傳統과 秘話' 중에서
본 내용의 저작권은 정채호 대선배님께 있습니다. 저작권관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해병대 역사 > 해병대 전통·비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외 출전<2편> - 모래밭의 도깨비들 (0) | 2017.07.17 |
---|---|
해외 출전<2편> - 윤한원 중위의 분노 (0) | 2017.07.17 |
해외 출전<2편> - 3초소의 참변 (0) | 2017.07.14 |
해외 출전<2편> - 푸애블로호 남북사건과 극비명령 (0) | 2017.07.14 |
해외 출전<2편> - 남 해병 구출공작 (0) | 2017.07.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