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631기 김보철

나의 실록 600자-57

머린코341(mc341) 2017. 8. 1. 09:43

나의 실록 600자-57


유격...........
중대에선 철모에 덮여있는 위장포를 전부 제거 하고
알철모 이마빡에 교번을 붙인다...
바로 내일 떠날 유격 교육을 받기 위해서다...
밤세 2층 침상 구석에 누워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이미 유격 받기 싫어 하는 병장 선임들은 졸지에 전부 환자로 열외 되고
기수빨에 밀려 최고 고참 병장으로 이 유격을 받아야 하나 ....


원래 유격장 가면 장교건 부사관이건 대원이고 뭐고 전부 피 교육생 신분 아닌가....
피 교육생......
만 하루만 지나면 누구나 다 춥고 배고프고 졸립다.....
이미 분대장 하사를 통해 환자 보고가 된 중대 병장 선임들은
부식 작업원이나 츄라이 작업원으로 빠지고.....
평소엔 멀쩡 하던 선임들이 갑자기 환자로 전락해 버린것이다....


이튿날 아침 우리 중대는 유격을 박기 위해 22대대 대대 연병장으로 집결한다...
중대가를 부르면서


"검푸른 파도위에 보트를 타고
2연대에 방파제 기습 특공대
장하다 멋쟁이 박쥐때 용사
힘차게 날아라 성난 박쥐야
훈련과 기압속에 정의가 살고
의리에 죽고 사는 22대대 6중대..."


고참들..........."아.......2절......"


"어제는 화장터에 촛불 밝히고
오늘은 시궁창에 청춘을 바쳤다..
정의에 사나이 박쥐때 용사......"


사실 중대가도 내가 상병때까진 1절밖에 없었다...
그런데 어느날 3소대에서 침상 수리중 침상 마루 밑바닥에서
예전에 전역 하신 중대 선배 해병님의 메모가
우연히 발견되 읽어 보니 중대가 2절이었다...
그후로 인계 사항으로 전 중대원에게 보급 (?)
중대가를 부르면 그 후부턴 2절 까지 부르게 되었다...


쫄병때 IBS 훈련 나가  저질 군가를  구보 중에 불렀는데
막연히 첨 들어 보는 요상한 군가...
그 많은 저질 사가를 내가 다 어찌 알리


중대 선임들은 잘도 악 악 소리 내며 야지를 붙여 가며 잘도 부른다...
난 그져 요 선임 죠 선임 눈치만 실실 보면서 입만 뻥끗 거리다 걸려
구보후 요선임 죠 선임 한테 불려 다니며
해병대 특유의 따사로운 (?) 선임의 가르침을 전수 받았다....
그리고 내위에 기수들 요리 죠리 불려 다니며 쫄따구들 교육 못 시켰다고
그 위 선임들 한테 기수별로 불려 다니며 털리고들(?) 했다....


유격장으로 22대대 5중대 부터 출발을 한다.....
당시 길이 비포장 길이라 길이 울퉁불퉁 했다...
오히려 나의 개인적인 느낌인데
이런 길이 나에겐 오히려 걷기 편한길이었다...
지금은 전부 아스팔트로 포장이 잘 되있다...


도보로 이동 도중 나의 순간적인 잔 대가리....
앞에 가고 있는 분대장인 부사관 207기 황귀복 하사에게
"황 반장님 (당시 우리 중대에선 분대장 하사보고 이런식으로 호칭을 했었다..)
아무래도 발 뒷꿈치 아르키메데스 근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아야야 아고 아프다......."하면서 다리를 절룩 거렸다...
쫄따구 같으면 맞아 죽었겠지만,,,,,,,,,,,


원래 내가 엄살이 없는 편이라
황귀복 하사는 내가 진짜 아픈줄 알고 "아르키메데스 근이 아니고 아킬레스 근이지..."
하면서 바로 1소대 쥐방울 김영균 소위에게 환자 보고를 해
난 벽암지 유격장에 도착 하자 마자
소대 내무실 감시병에다
정부미 포대 올을 풀어 국방부 보급용 빨래 비누로 열심히 츄라이를 닦는 작업원으로
열외 되 군 30개월 동안 유격 한번 받지 않고
무사히 보낸 사람중에 한 사람이다....


이 츄라이 작업원도 전부 중대 때 고참 병장들이 식기 세척장에 쭈그리고 앉아
대략 밥풀이 츄라이에 붙어 있어도 통과..........


츄라이에 빨래 비누 냄새가 요동쳐도 중대 쫄따구들 그 어느 누구 하나
인상 치푸리는 놈들이 없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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