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록 병영 일기 / 제8화 : "왕의 귀환" 그리고 "천자봉" 정복
상남 특수 훈련대와 마산 벽암지 유격대 훈련을 마치고 우리는 왔던 길을 되돌아 눈물 고개를 다시 넘어와서
진해 훈련소 6정문에 도착 했다.
우리들이 선임 해병들에게 그러했듯이 정문 위병소 앞에는 군악대를 선두로 우리가 야외 훈련을 하는 동안 후임 훈병들이 입소하여 교육을 받던중 선임 훈병인 우리들이 야외 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자랑스럽게 본대에 복귀한 것을 축하하고 환영하는 행사를 갖기 위하여 2열 종대로 위병소에서 연병장에 이르는 장도에 도열 해서 박수로 환영 했고 군악대는 마치 개선 행진곡을 연주하는듯 군가를 연주 했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사회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훈련소 내에도 존재 했다.
당시 신병 훈련소에는 해병대 뿐만 아니라 해군, 해경 신병 교육도 같은 공간에서 진행 됐다.
우리가 수료식 즈음에 해경 훈련생 들도 수료를 하게 되었는데 그들은 대형 버스에 먹을 거리를 한차 가득 싣고 와서 밤새 노래 부르고 여흥을 즐기게 하여 그동안 고생한 훈련생들을 위로 하고 격려 하여 해병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신병 훈련의 마지막 코스는 해병혼이 살아 있는 '천자봉'구보로 6주간 고된 훈련의 대미를 장식 했다.
진해 시내와 진해만이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는 진해의 동천에 우뚝 솟아 있는 '천자봉'은 '장복산' 줄기의 정중앙에 위치한 해발 620m 의 주봉으로 해병의 정신적, 육체적인 도장으로 손색이 없는 영봉으로 그리 높지 않지만 경사가 심해서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산이다.
천자봉 초입에 도착한 우리는 교관의 선착순 뛰어갓 소리와 함께 천자봉 정상 탈환에 돌입해 죽다 살아 났다.
천자봉은 이성계가 났다느니, 명나라 천자가 났다느니 하는 믿거나 말거나의 전설을 간직하고 있어 천자봉을 정복한 우리는 감히 천자와 같은 기개를 느꼈으니 감히 '왕의 귀환 ' 이라는 표현이 과장만은 아니라고 생각 한다.
정상 표지석에는 '해병혼..어쩌고 저쩌고 하는 글이 새겨져 있던 것으로 기억 하고 있다.
우리들은 이곳에서 기념 촬영을 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나에게는 이 기록 사진이 행방불명이 되어 없다.
천자봉 구보에서 돌아온 우리는 우리의 6주간의 고된 훈련으로 이룩한 참 군인, 참 해병의 모습을 부모, 일가 친척들에게 보여주기 위하여 수료식 행사를 위한 분열, 사열, 총검술 훈련 등을 반복하여 지리하리 만큼 복습했다.
훈련소에서는 이미 고향의 부모님들에게 초청장을 보낸 상태였다.
수료식과 함께 우리는 보병은 포항 사단 교육대로 후반기 교육을 위해, 타 병과를 배정받은 훈병들은 병과 학교로 뿔뿔이 헤어질것이다.
우리들은 그동안 밀린 빨래를 깨끗이 했는데 물이 부족해 바닷물로 하기도 했다.
수료와 함께 전출하기 위해서는 관물 검사를 하는데 나는 팬티 한 장이 분실 되어 곤욕을 치루기도 했다.
이제 하룻밤만 자면 그리운 부모 형제들도 만나게 되고 그토록 달고 싶던 작대기 한개 훈병 딱지를 떼고 보무도 당당하게 대한민국 해병대 이병으로 진급하는 수료식을 마치고 새로운 세계로 향하여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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