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 계획? 트럼프 순방 맞춰 집결한 항모3척의 의미
우연의 일치일까, 계획적 행동일까…트럼프 순방과 맞춰 항모3척 집결
지난 18일 동해상에서 한국 해군과 연합 훈련 중인 로널드 레이건함( CVN 76ㆍ오른쪽). [사진 미 해군]
[중앙일보] 우연의 일치인가, 계획적 행동인가. 미국의 핵추진 항모 3척이 7함대 작전구역(AOO)인 서태평양에 모이게 되자 그 의도에 대한 궁금증이 일고 있다. 7함대는 서태평양에서부터 인도양까지의 지역을 담당한다.
원래 7함대의 항모는 일본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삼고 있는 로널드 레이건함(CVN 76)이다. 이 항모는 지난 16~20일 한국 해군과의 연합 훈련을 마친 뒤 현재 부산에 정박 중이다.
이번 주말 모항에 복귀한 뒤 당분간 작전에 투입되지는 않고 대기할 계획이라고 군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나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투입이 가능한 전력으로 꼽힌다.
다른 두 척의 항모는 최근 7함대 구역에 도착한 니미츠함(CVN 68)과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 71)이다. 이 두 척은 임무를 교대하는 것처럼 보인다. 니미츠함은 지난 8월부터 걸프만에서 수니파 무장 세력인 이슬람국가(IS)를 상대로한 폭격 작전을 담당했다.
루스벨트함은 지난 6일(현지시간) 모항인 미국 샌디에이고를 떠났다. 니미츠함이 휴식에 들어가면서 루스벨트함이 폭격 작전을 떠맡는 모양새다.
그러나 타이밍이 묘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3∼14일 한국과 일본·중국·베트남·필리핀 등 아시아 5개국을 순방한다. 그 무렵이면 항모 3척이 한반도 해역은 아니지만 한반도로 바로 전투기를 출격할 수 있는 인근 해역에 머무르고 있게 된다.
최소 항모 3척의 한반도 전개는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군사행동을 벌이기 위한 사전 조건으로 여겨진다. 특히 지난달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적 옵션을 강조했다. 항모 3척의 행방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예비역 해군 소장인 김진형 전 합참 전략기획부장은 “항모의 운영 계획은 예산 때문에 1년 전에 미리 다 짠다.
미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10척의 항모 중 정비·수리·휴식에 들어간 것을 뺀 나머지로 전 세계를 커버하려면 각 함대에 골고루 배치해야 한다”며 “이처럼 3척이 엇비슷한 시기에 한 작전구역에 있는 것은 아주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부장은 “예산이 추가로 나가는 것을 각오하고 항모 운영계획을 일부 조정해 교대 과정을 빌어 3척의 항모를 집결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신원식 전 합참 차장은 “미국의 의도는 북한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주면서 동시에 중국을 압박해 북한이 핵·미사일을 포기하게끔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F-35A 라이트닝 II 스텔스 전투기가 미국 유타주의 힐 공군기지에서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이 전투기는 지난 주 16~22일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에서 전시된 뒤 일본 가데나 기지에 6개월간 배치된다. [미 공군]
항모뿐만이 아니라 미국은 다양한 전력을 한반도와 인근 지역에 모아 놨다. 미 공군은 스텔스 전투기인 F-35A 라이트닝 II 12대들 다음 달 초까지 일본 가데나 기지에 배치한다.
일본 이와쿠니 기지의 F-35B 16대에 이은 스텔스 전력 증강이다. 또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다음 달 초 한국 공군과의 연합 훈련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양한 미군 특수부대들도 한국서 대기 중이라고 또 다른 군 소식통이 밝혔다. 미 육군의 그린베레와 미 해군의 네이비실 등은 일단 요인 경호 임무를 위한 채비를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은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적 지휘부 제거와 같은 특수임무 수행도 가능하다. .
[중앙일보] 2017.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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