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쟁 가능성
‘자위대 개헌’ 착수한 일본, 미군 손잡고 ‘한반도 상륙훈련’… 기획취재/ 한반도 전쟁과 자위대①
▲‘자위대 헌법 명기’를 공약으로 내세운 아베 총리가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했다.
▲자민당의 압승 배경에는 북핵 위기가 한 몫 했다.
▲8월과 9월 북한이 홋카이도 상공을 통과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일본 사회가 ‘북한 리스크’에 빠진 것이다.
▲이 북풍(北風)을 아베는 선거에 이용했고, 성공했다.
▲일본이 자위대를 창설하는데 빌미로 삼은 것도 북한의 6.25 도발이었다.
▲일본에는 “자위대를 낳아 키워 준 부모는 북한”이라는 시각이 있다.
▲그 자위대가 올 8월 미군과 ‘독사훈련(Northern Viper 2017)’이라는 이름의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북한의 주요 전략거점을 파괴하고, 한반도 내륙으로 진격하기 위한 훈련이다.
6.25 이후 한반도에서 군사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북한 김정은 노동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한 치 양보도 없이 ‘말 폭탄 대결’을 벌이면서 그 사이에 끼인 한국은 불구경만 하는 셈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아베 총리가 ‘자위대 헌법 명기’라는 공약을 내걸고 선거에서 압승하면서 한반도 정세는 더욱 더 불안해 졌다. 김정은과 트럼프의 전쟁 놀이에 아베까지 끼어들어, 마치 구한말로 다시 돌아간듯한 상황이 됐다.
아베 “헌법에 조항 신설해 자위대 명기화”
일본 헌법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은 9조다. 9조 1항은 ‘(일본은) 전쟁과 무력행사를 영구적으로 포기한다’고 정해 놓았다.
2항은 ‘(일본은) 육·해·공군 및 기타 전력을 보유하지 않고 교전권도 없다’고 명기해 놓았다. 이는 일본의 국방 성격이 오로지 방어만 하는 ‘전수방위’(?守防衛)의 형태를 띠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아베 총리가 “헌법 9조에 3항을 신설해 자위대의 존재를 명시하겠다”고 지난 5월 선언했다. 1954년 창설된 자위대(병력 규모 24만)는 일본 헌법이 규정한 정식 군대가 아니다. 하지만 헌법과 상관없이 실제로는 공식 군대의 역할을 하고 있다.
아베 총리의 우경화 행보에 맞장구를 친 사람이 자위대 최고 지휘관인 가와노 가쓰토시(河野克俊?63) 통합막료장이다. 통합막료장은 우리의 합참의장에 해당한다.
강성 군인 가와노 막료장 “매우 감사한 일”
가와노 막료장은 5월 23일, 도쿄 외국특파원협회 강연에서 아베 총리가 밝힌 자위대의 헌법 명기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여기서 주목되는 발언을 했다. “한 명의 자위관으로서 자위대 근거 규정을 헌법에 명기하게 된다면 매우 감사한 일”이라고 한 것이다. 이 발언이 논란을 일으켰다.
가와노 막료장에 대해 도쿄신문은 “아베 총리의 신임이 두텁다”며 “이미 한 차례 정년이 연장된 바 있다”고 보도했다. 해상막료장(해군 참모총장)이었던 가와노는 2014년 10월, 아베에 의해 통합막료장으로 발탁했다.
아버지는 진주만 공습 때 잠수함 기관장으로 참전
가와노 막료장의 아버지 역시 장성 출신이다. 태평양전쟁 하와이 진주만 공습 때 잠수함 기관장으로 참전한 무장이다. 종전 이후 해상자위대에서 경력을 쌓고 해장보(海?補: ‘장보’는 우리의 소장급)로 퇴임했다.
이런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아들 가와노 역시 해상자위대에 입대했다. 호위함대 사령관 등을 거쳐 2012년 해상자위대를 지휘하는 해상막료장에 올랐고, 2년 후인 2014년에는 통합막료장까지 꿰어 찼다.
가와노 막료장의 “감사하다”는 발언은 일본 진보 언론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공산당 기관지인 적기’(赤旗·아카하타)는 “공무원의 헌법 존중 의무와 자위대법의 ‘정치적 행위 제한’을 위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학자도 비판의 전면에 나섰다. 평화주의 헌법학자인 와세다대학의 미즈시마 아사호(水島朝??63)교수는 도쿄신문에 “통합막료장이 총리의 논리에 편승해 심정을 토로한 것은 헌법 개정을 둘러싼 특정 정치적 주장에 가세한 것이 될 수 있다”면서 “이번 일탈은 간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북핵 위기’ 정치적 이용… 아베, 중의원 선거 압승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가와노 막료장은 굳건하게 자리를 지켰다. 오히려 아베 총리는 ‘자위대의 헌법 명기’를 중의원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다.
10월 22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은 전체 의석(457석) 중 312석을 얻었다. 연립여당 단독으로 개헌을 발의할 수 있는 3분의 2 의석수를 넘어선 것이다.
자민당이 압승을 한 배경에는 북핵 위기가 한 몫 했다. 8월과 9월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이 홋카이도 상공을 통과하면서 일본 사회는 ‘북한 리스크’에 빠졌다. 아베 총리는 이런 북풍(北風)을 선거에 적절하게 이용했고, 성공했다.
중의원 당선자 절반 이상 “헌법 9조에 자위대 명시하자”
“이번 선거를 통해 아베 측이 자위대의 법적 지위마저 확보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선거 이후 마이니치신문이 발표한 조사에 의하면, 중의원 전체 당선자의 54%가 “헌법 9조에 자위대의 근거를 명시하자”고 답했다. 절반 이상이다. “전쟁·군대 보유를 금지한 (현행) 헌법을 고쳐야 한다”는 대답은 이보다 10%p 가량 높은 63%에 달했다.
북한은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에 결정적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자위대가 몸집을 키우는데도 상당한 기여를 했다. 월간조선 오동룡 기자는 ‘일본인도 모르는 일본 자위대’라는 책에서 “일본의 군사 전문가들은 ‘일본 자위대를 낳아 키워 준 부모는 북한’이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6.25 도발로 자위대가 창설됐고, 이후 급격하게 전력 증강을 해 왔다는 얘기다. 북한은 이번에는, 일본이 헌법을 고쳐 자위대를 명기하려는 빌미까지 제공해줬다.
자위대는 올 8월 한 달 간 미군과 ‘독사훈련(Northern Viper 2017)’이라는 이름의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북한의 주요 전략거점(핵시설, 미사일 등 대량살상 무기 보관시설)을 파괴하고, 한반도에 상륙해 내륙으로 진격하기 위한 훈련이다.
“자위대, 한반도 전쟁 나면 북한 공격 가능성”… 이일우 군사전문가 인터뷰/ 기획취재②
▲한반도에 전쟁이 나면 일본 자위대는 ①동해안 상륙 ②북한 방공망 파괴 ③북한 탄도미사일 요격 ④지뢰 제거와 잠수함 공격 등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자주국방네트워크의 이일우 군사전문 칼럼니스트는 24일 팩트올과의 인터뷰에서 “자위대는 현상태로도 한반도에 진출할 요건이 충족되어 있다”며 “법적인 근거와 군사적 수단이 모두 마련되어 있다”고 말했다.
자위대는 일본 헌법에 규정된 정식 군대가 아니다. 그래서 일본 방위성(국방부)은 의도적으로 군사 용어를 쓰지 않는다. 자위대에서는 전차를 ‘특차’(特車)라고 부른다. 보병은 보통과(普通科)라고 하고, 포병은 특과(特科)라고 한다.
일본 방위성은 ‘전쟁’의 냄새를 지우기 위해, 이같은 표현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냈다. 대표적인 것이 ‘유사시(有事時)’라는 단어다. ‘전쟁’이라는 직접적인 표현 대신, 긴급한 상황을 포괄적으로 의미하는 ‘유사’라는 말을 만들어 대신 사용하는 것이다.
이같은 일본의 시도는 ‘전쟁 포기’를 규정하고 있는 현행 헌법을 피해, 자위대의 역할에 일종의 수사적 명분을 부여하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그런데 뜨악한 것은 한국 언론들이 ‘한반도 유사시’라는 일본식 표현을 그대로 따라서 쓰고 있다는 점이다. 신문, 방송, 인터넷 모두 마찬가지다. 이는 자위대의 활동에 동조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일본이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말… ‘유사시’
‘유사’라는 용어에 대해 평화수호 단체인 일본평화위원회는 “방위성 특유의 용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유사’라는 것은 군사와 관련돼 있다”면서 “(그런 점에서) 유사법제는 전쟁법제라고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한 용어(有事法制とは?時法制と表現するのが正しい用語)”라고 주장한다.
자위대의 표현대로 만약 한반도에 유사, 즉 전쟁이 벌어지면 일본은 어떤 형태로 개입하게 될까. 일본과 미국은 1997년, 한반도 등 주변국가의 급변 사태에 관한 군사협력을 규정한 신가이드라인에 합의했다.
‘미일방위협력을 위한 지침’이란 이 지침의 핵심은 집단적 자위권 차원에서 자위대가 미군의 후방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신가이드라인 합의 이후 20년이 흐른 지금은, 자위대의 활동 범위가 훨씬 더 넓어졌다.
자주국방네트워크의 이일우 군사전문 칼럼니스트는 24일 광고없는 언론 팩트올과의 인터뷰에서 “자위대는 비전시인 지금 상태로도 한반도에 진출할 요건이 충족되어 있다”면서 “법적인 근거와 군사적 수단이 모두 마련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이다.
“법적 근거 이미 갖춰… 당장 한반도 진출 가능”
“법적 근거는 이미 갖춰져 있습니다. 2015년 4월, 미일 방위협력지침을 개정했죠. 개정을 통해 미군 작전 지원을 위해 전 세계 어디에든 자위대를 출동시킬 수 있게 됐습니다. 그해 5월 ‘집단적 자위권을 발동할 경우 북한에 대한 군사공격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이 나온 바 있습니다.
그해 10월엔 집단적 자위권 법안을 위한 11개 법률의 제정 및 개정안을 통과시켰으며, 이를 통해 자위대의 무력 사용 범위를 영토, 영공, 영해 밖으로 확대시켰습니다. 북한에 대한 군사 공격과 관련해서 법적으로 제한되는 것은 이제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일우 칼럼니스트는 “군사적 수단도 대부분 완비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육상자위대 서부방면대 예하 수륙기동단(해병대)이 창설돼 수륙양용장갑차(AAV-7A1)와 수직이착륙 수송기(MV-22B)가 전력화 됐다”면서 “수륙기동단의 상륙 및 작전수행 훈련도 미 해병대로부터의 전수가 거의 마무리 됐다”고 했다.
그는 한반도 전쟁에 대비해 자위대가 준비하고 있는 가장 유력한 작전으로 △상륙 작전과 △방공망 제압 작전을 꼽았다. 자위대는 현재 이 두 가지 훈련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위대 ‘동해안 상륙훈련’ 실시
자위대는 현재 3000명 규모의 수륙기동단 해병대를 갖춰놓았다. 자위대는 올 8월 한 달 간 미군과 ‘독사훈련(Northern Viper 2017)’이라는 이름의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여기서 집중적으로 시행된 것이 기갑부대를 이용한 공격훈련과 상륙작전이다.
이일우 칼럼니스트는 “북한의 주요 전략거점(핵시설, 미사일 등 대량살상 무기 보관시설)을 확보하고, 내륙으로 진공하기 위한 훈련”이라며 “이를 통해 실제 전쟁에서 자위대가 동해안에 상륙하는 작전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자위대가 2005년부터 미국 해병대와 공동훈련을 해왔다는 사실은 일본 방위백서에도 나타나 있다. 육상자위대는 “수륙양용작전의 노하우를 축적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댔다.
한반도 전쟁나면 북한 레이더 기지 공습
규슈 후쿠오카 인근에 있는 ‘쓰이키 공군기지’에는 항공자위대 제8비행대가 주둔하고 있다. 이곳에 있는 F-2 전투기들이 미군 방공부대를 훈련 파트너로 삼아, 방공망 제압 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일우 칼럼니스트는 “한반도 있는 가상목표를 설정해 훈련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위대가 미군을 파트너 삼아 훈련하는 것 처럼, 미군은 자위대를 파트너로 삼아 훈련을 하고 있다. 이일우씨는 “미군이 북한을 공습할 경우, 자위대가 미군 지원 차원에서 북한의 지대공 미사일과 레이더에 대한 공습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자위대, 이지스함 동원해 미사일 방어
상륙 작전과 방공망 제압 훈련 외에, 북한 탄도미사일 요격과 소해(掃海:기뢰제거) 및 대잠수함 작전도 점쳐볼 수 있다. 이일우씨는 “일본은 탄도탄 요격 능력이 있는 이지스함 6척을 보유하고 있어서, 언제든 작전이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자위대가 미군 7함대를 지원해 미사일 방어(MD) 임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북한과 직접 교전할 가능성도 충분해
일본 해상자위대의 기뢰 제거능력과 대잠수함 전투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일우씨는 “상륙 작전, 방공망 제압 작전 등 모든 형태에서 자위대가 북한과 직접 교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며, 이를 위한 법령 정비는 2015년 이미 끝낸 상황”이라며 “자위도가 한반도 연안에서 미군을 지원하는 형태로 작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일본 공격하면?… 일본, 23년 전부터 극비문서 만들어 대비/ 기획취재③
▲한반도에 또 다시 전쟁이 벌어지고, 북한이 일본을 공격할 경우에 대비한 일종의 대책 문건을 일본이 23년 전부터 만들어왔다.
▲일본 방위성이 작성한 ‘K반도 사태 대처 계획’라는 극비 문서는 “북한이 자위대 기지 47곳을 공격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며 “북한 미사일이 일본의 원자력 시설을 공격할 경우, 일본 열도는 폐허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극비 문서는 “북한이 주일 미군기지와 주한 미군기지를 거의 동시에 제압하지 않으면 승리할 가망이 없다”면서 “이는 동북아시아의 전면 전쟁이 된다”고 우려했다.
일본 방위성(한국의 국방부)은 1994년 한 권의 극비문서를 작성했다. 제목은 ‘K반도 사태 대처 계획’이다.
문서가 가리키고 있는 K반도는 한반도다.
이 극비문서는 한반도에 전쟁이 벌어진 경우, 일본이 북한으로부터 공격 받는 상황을 가정하고 있다. 일본 열도에서 벌어질 가상 시나리오를 다룬 것이다.
‘K반도 사태 대처 계획’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도쿄신문의 한다 시게루(半田滋) 논설위원은 ‘일본은 전쟁을 원하는가’라는 책에서 ‘K반도 사태 대처 계획’의 내용을 상세하게 밝혔다. 도쿄신문은 진보 성향을 가진 매체로, 이 책은 2015년 한국에도 출간됐다.(글항아리, 조홍민 옮김)
자위대 조종사 “북한 특수부대에는 속수무책”
시게루 논설위원은 30년 동안 방위 문제를 취재해 온 군사전문 저널리스트다. 주요 저서로는 ‘자위대 vs 북한’, ‘싸울 수 없는 군대’ 등이 있다. 시게루 위원은 책에서 ①북한 특수부대의 존재 ②북한군의 침투 규모 ③침투 방법 ④게릴라전을 통한 피해 ⑤미사일 공격으로 인한 방사능 피해 등을 예로 들고 있다.
그는 북한 특수부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북한 군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10만 명에 이르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대규모 특수부대의 존재다.
이들은 비합법적인 정보 수집이나 파괴 공작을 수행하는 전문 부대로, 적진 침투에 사용하는 소형 잠수정과 에어쿠션 양륙정,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목제 안토노프AN-2 수송기를 100대 이상 보유하고 있다.
(일본) 항공 자위대의 한 조종사는 “안토노프 수송기가 특수부대원을 태우고 일본을 향한다면 의지할 것은 우리 눈 밖에 없다. 몇 기는 격추되겠지만 특수부대의 침투는 막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보병 1개 사단, 잠수함 10척, 전투기 125기 투입
북한이 일본을 공격한다면, 병력 규모는 얼마나 될까. ‘K반도 사태 대처 계획’은 약 1만 명 규모의 1개 보병사단이 침투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게루 위원은 “15만명인 육상자위대에 비해 1만명은 적은 병력이지만, 북한군은 효과적으로 싸우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것이 자위대의 분석”이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해상 침투 병력에는 북한의 잠수함 10척 외에 소수의 소형 함정이 포함된다. 공군의 경우, 북한 폭격기와 전투기 일부가 서일본 일대를 목표로 한정된 공격을 펼친다. 시게루 위원은 “구체적으로 경폭격기 약 65기, 전투기 약 125기가 투입된다”고 했다.
해상 음향감지 시스템 파괴… 전 일본열도 대혼란
북한군은 바다에 있는 음향감시 시스템을 무력화시키는 방법으로 통해 침투한다. 시게루 위원은 특수부대의 파괴 작전으로 일본이 큰 혼란에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렇게 적었다.
<극비문서는 (북한군의) 침투 방법으로 ‘주요 항만시설과 수중 고정기기 파괴 활동’을 들었다. 수중 고정기기란 해상자위대가 일본 열도 연안, 쓰시마 섬, 쓰가루 해협 등 주요 해협과 해저에 설치한 음향 감시시스템(SOSUS)를 말한다.
해상자위대는 바다 근처의 경비소에서 SOSUS가 수집한 선박의 스크루(screw) 음을 수집해 어떤 선박, 어떤 잠수함이 언제, 어디를 통과하는지에 관한 항행(航行)상황을 분석한다. 불법 침입을 감시하고 방범 역할을 담당하는 기기가 파괴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공작선에 탄 특수부대의 상륙이 훨씬 용이해지며 잠수함의 행방을 포착할 수 없게 된다. 특수부대가 항만 시설을 잇따라 파괴해 선박의 입출항을 방해하거나, 잠수함이 어뢰로 수송선을 격침시키는 사태가 일어나면 식료품이나 원유 수입이 중단된다. 일본 국내가 패닉 상태에 빠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런 사태와 관련해 방위성 관계자는 시게루 위원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면 미군이 북한에서 싸우는 것은 결코 기대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북한의 일본 공격 시나리오④/ 게릴라전 통해 자위대 기지 47곳-주요 민간 시설 공격
시게루 위원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일본 공격에 많은 병력을 투입할 수 없는 북한군은 테러나 게릴라 등 비정규전을 감행하게 된다”며 “그럴 경우, 타깃은 군사기지에서부터 민간시설까지 모두 포함된다”고 예상했다.
<극비문서에는 게릴라 공격 발생이 예상되는 목표물로 규슈와 주고쿠 지방 시설을 들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자위대와 미군 시설이다.
문서는 후쿠오카, 야마구치 등 육상자위대 주둔지 15곳과 사세보, 이와쿠니 등 해상자위대 기지 14곳, 그리고 항공자위대 레이더 기지 9곳과 항공기지 및 대공미사일 나이키(현 패트리어트) 기지 등 9곳이 적의 공격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 파악했다.
물론 민간시설도 공격 목표다. 문서를 보면 규슈, 주고쿠의 모든 현청과 현 경찰본부, 교통시설인 간몬 터널과 신칸센 터널, 자동차도로, 후쿠오카 공항 등 모든 민간 공항과 항만 시설 등이 대상이다.
생활 관련 시설로는 발전소, 가스 보급소, 석유 비축 시설 등이 포함된다. 관청이 파괴되고 교통망이 끊어지며 전기와 가스 공급이 중단된다. 철저하게 생활이 위협받는 가운데 탄도미사일이 떨어진다.>
탄도미사일 발사 7분이면 일본 도달
시게루 위원은 북한이 미사일 공격을 해 올 경우, 일본 자위대는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사정거리 600킬로미터의 스커드C 미사일은, 북한 남부에서 발사되면 7분 만에 후쿠오카에 도달한다.
문서에 따르면, 미사일의 분사열(噴射熱)을 탐지하는 미국의 조기경계위성과 해상자위대의 이지스 호위함이 미사일 발사를 탐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격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돼 있다.
그때 활용할 수 있는 것은 항공기 요격에 사용되는 패트리엇 미사일(PAC2) 밖에 없다. 하지만 이것 역시 탄도미사일 요격을 상정해 제작한 무기가 아니다.
일본은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지대공 미사일 PAC3를 도입했지만, 발사기는 전국에 32기밖에 없다. 항공자위대 간부는 “전국을 지키는 데는 PAC3가 1000기 이상 필요하다. 아무리 방위비를 쏟아 부어도 그 정도를 갖추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원자력 시설 55곳… 미사일 공격 땐 방사능 유출로 폐허
시게루 위원은 마지막으로 미사일 공격에 의한 방사능 유출을 우려했다. 원자력 관련 시설 55곳이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자위대 간부는 미사일이 낙하할 경우, 그 피해에 대해 “주택지에 떨어지면 파괴되는 것은 테니스 코트 1개 면적 정도다. 빌딩이라면 반파 정도 될까. 통상적인 탄두라면 피해는 그다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에는 사용이 끝난 핵 연료봉을 보관하는 원자력발전소와 관련 시설이 55곳이나 있다. 통상적인 탄두라고 해도 명중되면 엄청난 양의 방사성 물질이 누출돼 일본 열도는 폐허가 될 것이다.>
전 방위성연구소장 “북한이 미사일 쏘면 국제 전쟁”
북한이 전쟁을 일으킨다면 타격 선택지는 한반도, 일본 열도, 미국 본토 등 3곳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 방위성 방위연구소장을 지낸 야나기사와 교지(柳澤協二)는 이런 상황을 우려했다. 그는 ‘망국의 일본 안보정책’(한울아카데미, 이용빈 옮김)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썼다.
<있을 수 없는 일이겠지만, 만약 북한이 미국 본토를 향해서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하와이와 괌에 더해 주일 미군기지 및 주한 미군기지를 거의 동시에 제압하지 않으면 승리할 가망이 없다. 그것은 일본의 ‘유사’이며, 한국의 ‘유사’이자, 동북아시아의 전면 전쟁이 된다.>
[FACTOLL] 2017.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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