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海兵의 回顧錄 - 4. 해병대 창설과 초창기
(4) 임시 중위로 임명
감격스런 해방을 맞이한지 만 1년이 되는 1946년 8월, 서울에서는 8·15 해방 1주년 기념 시민 경축대회가 열리게 되었다. 이에 조선해안경비대는 국방경비대와 함께 이 기념 행사에 참가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당시 진해에 있던 해안경비사관학교(海岸警偏士官學校:해군사관학교의 전신)와 함대(艦隊), 그리고 해안경비대의 각 부대에서 약 400명의 병력을 차출, 행사 참가 부대가 편성되었다.
이때 조선해안경비대 총사령관 손원일 소령은 행사 참가 부대의 모든 지휘권과 책임, 다시 말해서 제병지휘관(諸兵指揮官)의 임무를 나에게 맡겼다. 이와 동시에 이번 행사에 참가하는 기간에 한하여 임시로 내게 중위 계급장을 달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였던 것이다.
당시 나는 견습사관의 신분으로 준·하사관 교육대의 교육주임이란 직책을 맡고 있었는데, 내 휘하에는 이미 정식으로 임관된 소위가 3명이나 교관으로 일하고 있었다.
여기에도 다소 문제가 있다고 할 것인데, 더욱이 내가 제병지휘관으로서 해안경비대의 행사 참가병력을 지휘한다는 것은 더욱 무리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런 까닭에 손원일 총사령관은 궁여지책으로 나를 임시 중위로 임명하여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였던 것이다.
오늘날 생각해 보아도 이 일은 좀 납득하기 힘든 무리한 처사이있으니, 건국(建國) 초창기에나 있을 수 있었던 한 토막의 에피소드라 할 수 있다.
출처 : 예비역 해병중장 신현준 초대 해병대 사령관님 회고록 '老海兵의 回顧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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