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의 멍에 - 4. 海兵隊의 濟州道 移動
(4) PC-701艦
해병대가 제주도로 이동한 1950년 5월 하순경이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제주항에는 그 해 초 미국으로부터 도입한 PC-701(초계용)함이 정박하고 있었다. 백두산(白頭山)호로 명명된 701함은 국민의 성금으로 구입한 최신식 장비를 갖춘 함정이었는데, 그 함정이 진해항에 도착하자 해군본부에서는 그 해 4월 중순경부터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국내의 주요 항구를 순회 방문케 하여 당시의 보도매체들이 백두산호를 대서특필하고 있었다.
그런데 백두산호가 제주항에 기항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신 사령관과 나는 그 함정을 구경하기를 희망한 제주 도지사(金忠熙)와 함께 제주항으로 갔으나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섭섭하게도 승선을 거절당하고 말았다.
그 날 신 사령관의 지프차에 함께 타고 제주항 부두에 당도하니 일행의 도착을 지켜보고 있던 함상의 당직장교가 거수경례를 하고서는 승선을 하겠냐고 묻기에 그렇다고 내가 대꾸를 했더니 그는 함장에게 보고를 하고 올테니 잠간만 기다려 달라고 말한 다음 선실로 들어갔다.
그런데 잠시 후 함장 최용남(崔龍男투) 중령이 안내장교와 함께 함상에 나타나기에 나는 반가위서 손을 흔들며 "지사님을 모시고 귀함을 구경하러 왔소" 했더니 그는 안면을 몰수하듯 얼굴빛을 바꾸며 "이 함정에는 비밀장비가 있어 민간인에게는 보여줄 수가 없소" 하며 일언지하에 거절을 하는 것이었다.
순간, 나는 말할 수 없는 무안을 당했다. 문전박대를 당한 신 사령관과 도지사의 체면은 더욱 말이 아니었다. 더구나 신 사령관은 과거 최용남 중령과 내가 준사하관 교육대의 교관근무를 할 때 그 교육대의 주임으로 모시고 있던 상급자였는데, 그러한 분과 지방장관인 도지사의 직위를 생각해서라도 기왕이면 상급부대의 지시가 있어(그런 지시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외부인에게는 승선과 견학을 허용하지 못하게 돼있다는 등의 좀 더 부드럽고 친절한 말로써 거절을 할 수도 있을 텐데 하필이면 이렇게까지 무안을 주는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 후에 알게 된 일이지만 701함에는 레이더 시설은 물론 없고 고작해야 3인치 포 1문과 기관포 등을 갖추고 있을 따름이었는데 그러한 함정을 가지고 그토록 경직된 언동을 취했던 것은 최용남 중령의 지나친 보안의식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으나 국민의 성금으로 도입한 함정의 순방목적을 감안한다면 아무래도 좀 지나친 일이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출처 : 해병대 특과장교 2기 예비역 해병중령 정채호 대선배님의 저서 '국방의 멍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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