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의 멍에 - 5. 6·25戰爭과 海兵隊
(4) M1 小銃
한편 내가 여수항에 도착한 후에 알게 된 일이었지만 그 사이 여수항에는 해군본부에서 보낸 200여 정의 M1소총과 약간의 탄약 및 박격포가 도착되어 있었다.
따라서 '김성은 부대'로 개편된 그 부대는 기존의 고길훈부대에 비해 그 면모가 한층 강화된 셈이었다. 해병대로서는 그 당시 제주도에 주둔하고 있던 6개 중대의 전투병력 가운데서 그 3분의 2에 해당하는 4개 중대가 여수항에 집결함으로써 해병대의 전투주력부대로서 출범을 하게 된 셈이었다.
그리고 부식방지용 구리스가 잔뜩 묻어 있는 신품 M1소총을 상자 속에서 꺼내 들은 해병들은 하나같이 기쁨들을 감추지 못했다. 어떤 해병은 "와- 드디어 신무기를 가지게 되었구나!" 하며 덩실덩실 춤을 추기까지 했고, 또 어떤 대원은 "이것이 꿈인지 생신지..." 하며 구리스가 잔뜩 묻어 있는 그 총대를 자기 뺨에 갖다대곤 마구 부비적거리고 있었다.
해병들이 Ml소총을 보고 그처럼 기뻐 날뛴 데에는 그럴 만한 사연이 있었다. 즉 해병 1기생들이 덕산비행장에서 훈련을 받을 때 출처불명의 M1소총 한 자루가 있었는데, 그 때 해병들은 우리도 언젠가는 이런 신무기를 갖게 될 날이 있겠지 하는 생각들을 하면서 분대 또는 소대별로 돌려가며 조작법을 익혔던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데 해병들이 그토록 갈망하고 있던 M1소총은 보유하게 되었으나 한가지 불만스러웠던 것은 실탄이 클립에 끼워져 있지 않고 흐트러진 상태의 산탄(散彈)이란 점이었다. 따라서 8발씩 끼우게 돼있는 클립을 갖지 못하고 있던 해병들로서는 그 실탄을 한 발씩 약실에 집어넣어 쓸 수밖에 없었으므로 따지고 보면 단발(單發)소총인 일본군의 낡아빠진 99식소총보다도 더 사용하기가 불편하고 발사속도도 더 더딜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보내온 실탄의 양에 었어서도 비록 그런 산탄이라 할지라도 기왕에 보내줄 바에야 좀 푸짐하게 보내줄 일이지 한 사람에 고작 16발씩밖에는 더 안돌아갈 수량이었다.
출처 : 해병대 특과장교 2기 예비역 해병중령 정채호 대선배님의 저서 '국방의 멍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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