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의 멍에 - 5. 6·25戰爭과 海兵隊
(10) 母軍의 情
수색소대 대원들이 도착한 바로 그 직후 해병들은 뜻밖의 경사를 맞게 되어 싱글벙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뜻밖의 경사란 해군본부 인사국장 김대식 중령이 해군참모총장의 특사 자격으로 3대의 해군 트럭에 위문품을 잔뜩 싣고 찾아온 것이었다.
위문품은 국방부에서 후방 국민들의 성금을 모아 마련한 것이었는데,그 위문대 속에는 위문편지와 함께 치약, 치솔, 수건 등의 일용품과 담배, 과자, 마른 오징어 등 대원들의 구미를 돋우는 기호품과 음식물이 잔뜩 들어 있었다.
대원들이 배급받은 위문대를 풀어 헤쳐놓고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 동안 나는 김대식 국장과 이런 말을 주고 받았다. 즉, 김 국장은 내가 모군의 정을 그토록 아쉬워하고 있었듯이 해군본부에서도 김성은 부대에 대한 걱정을 태산같이 하고 있다는 말을 했고, 또 김성은부대의 행방에 관해 해군본부에서는 여수에서 남원으로 내려간 것까지는 알고 있었으나 그후의 소식을 알 길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가 진행되고 있는 정세를 분석해 보건대 필시 함양·산청을 거쳐 진주로 철수 중일 것으로 판단하고 진주를 거쳐 산청으로 오게 되었다는 말도 했는데, 그로부터 그러한 말을 듣고 있던 나는 나도 모르게 심장보다 더 뜨거운 모군의 정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나는 김 국장에게 이런 말을 했다. 즉, 그간에 우리 부대가 겪었던 일들을 소상하게 설명해 준 다음 얼마나 모군의 정이 그립고 아쉬웠던지 함양에서 산청을 거쳐 진주로 가게 되면 진주역으로 가서 해군본부에 전화를 걸어볼 작정이라고 했고, 또 만약에 전화가 통하지 않을 경우에는 밀사(密使)라도 보낼 작정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그날 오후 1시경 김 국장이 산청을 떠난 후 나는 그에게 이런말을 하지 않았던 것을 뒤늦게 후회했다. 내가 건의하고 싶었던 일은 해군본부의 연락요원을 부대본부에 파견하여 연락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부대의 작전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었으나 결국 회지무급한 일이 되고 말았던 것을 나는 지금도 후회하고 있다.
그리고 특히 눈물겹게 여겨졌던 일은 김 국장이 돌아갈 때 위문품을 싣고 왔던 3대의 트럭 가운데 2대를 우리 부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줌으로써 그 동안 차가 한 대도 없어 죽을 고생을 해왔던 부대본부 보급반 대원들과 구호반이나 취사반 대원들의 입을 소문난 어느 장터의 소쿠리만큼이나 크게 벌어지게 한 일이었다.
출처 : 해병대 특과장교 2기 예비역 해병중령 정채호 대선배님의 저서 '국방의 멍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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