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사령관 글/4대사령관 김성은

국방의 멍에 - 7. 統營上陸作戰 (1) 作戰準備

머린코341(mc341) 2014. 7. 27. 08:59

국방의 멍에 - 7. 統營上陸作戰

 

(1) 作戰準備

 

  방비대 청사에서 사흘 밤을 보낸 그 다음 날 16일 오후 2시경 나는 모처럼 짬을 내어 그 동안 나의 분신같은 역할을 한 중대장들과 참모들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진해 시내에 있는 태화관(太和館)으로 가서 몇 가지 중국요리를 시켜 놓고 환담을 나누면서 회식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회식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 통제부사령부 비서실에 근무하고 있는 장교 한 사람이 나를 찾아와서 통제부사령장관께서 나를 급히 찾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중대장들과 참모들에게 식사를 마치는대로 귀대하라고 말하고 그 장교와 함께 사령장관실로 갔더니 사령장관 김성삼 대령이나 참모장 김석범 대령, 그리고 통제부 작전참모 김충남 중령 등 나를 기다리고 있던 분들의 표정이 하나같이 굳어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내가 들어서자 김성삼 사령장관은 심상찮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하면서 나에게 이러한 적정을 설명해 주었다. 즉 그날 아침 고성(固城)방면으로부터 통영으로 남진한 약 1개 대대의 적이 통영을 점령했고, 또200~300명의 후속병력이 원문고개로 진입하는 것이 목격되었다고 말하면서 통영을 점령한 적의 작전기도가 무엇이겠냐고 했다.

 

  그날 아침 덕산비행장에 있는 한국 공군 T-6기를 타고 정찰비행을 하고 돌아온 김충남 중령의 말에 따르면 망일봉 정상에서 진지를 구축하고 있는 적병들이 목격된 것으로 보아 적의 주력부대는 그때 이미 통영 시가지를 점령하고 있는 것 같았고, 원문고개로 진입하기 직전 T-6기가 비래하자 길 옆 콩밭으로 흩어져 숨고 있던 200~300명의 적병들은 그 후속부대로 판단된다고 했다.

 

  그러한 적정을 설명을 듣고 있던 나는 직감적으로 적들이 거제도를 노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목적이 아니고선 굳이 막다른 골목같은 통영으로 내려갈 이유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통제부나 해군본부의 정보기관에서도 같은 판단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만약에 적이 통영을 거쳐 거제도에 상륙하여 그 섬의 북단으로 진출할 경우 마산과 진해가 그들의 포 사정권 내에 들게 됨으로써 진동지구와 창녕지구에서 작전 중인 미 25사단과 24사단에 대한 군수물자 보급에 막심한 지장을 초래하게 할 것은 물론, 마산·진해·부산 등지에 대한 측방위협을 가중시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유엔군의 작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할 것으로 판단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특히 남해안 지역에 대한 방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던 해군본부에서는 적의 작전기도를 심각하게 분석한 끝에 그날 오후 5시경 다음과 같은 구두명령을 나에게 하달했다.

 

  즉 통제부사령장관실로 걸려온 전화를 통해 손원일 해군참모총장이 직접 나에게 하달했던 구두명령의 요지는 군항 부두에 승선할 함정을 접안시키도록 조처했으니 즉시 병력을 이끌고 거제도에 상륙하여 그 섬을 방어 하라는 것이었다.

 

  명령을 받은 나는 즉시 지휘관 회의를 소집하여 출동준비를 갖추도록 지시했다. 그리하여 8월 16일 10시경 나는 소해정 512호와 FS 평택호에 병력과 장비를 탑재하여 통영 앞바다를 향해 출진을 했는데, 그때 군항부두에는 통제부사령장관을 위시한 사령부 참모들과 진해지구의 해군 단위부대장들이 나와 출동하는 장병들을 격려해 주었다.

 

 

출처 : 해병대 특과장교 2기 예비역 해병중령 정채호 대선배님의 저서 '국방의 멍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