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사령관 글/4대사령관 김성은

국방의 멍에 - 7. 統營上陸作戰 (8) 陣中慰勞宴

머린코341(mc341) 2014. 7. 27. 09:10

국방의 멍에 - 7. 統營上陸作戰

 

(8) 陣中慰勞宴

 

   한편 그날 20일 아침 나는 703함 함장으로부터 이러한 소식을 전해 들었다. 즉 그 다음날 오후 PC-704함과 임무를 교대하고 진동만(鎭東灣)으로 이동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동안 지상군부대의 작전 지원을 위해 적극 이바지해 준 이성호 함장과 부장 현시학 소령 및 소해정 303, 307, 512, 504, 901의 정장 등을 그날 낮 통영 부두 근처에 있는 2층집 요정으로 초치하여 송별과 위로와 약속 이행의 뜻이 담긴 기억에 남을 진중위로연을 베풀었다.

 

  약속 이행의 뜻이란 8월 16일 오후 5시경 마침내 작명(作命) 변경을 승인하는 전문이 와서 이성호 함장과 양동작전에 대한 협의를 한 다음 선축(先祝)과 화이팅을 다지는 건배(乾杯)를 하고 703함을 떠날 때 했던 그 약속, 즉 작전에 성공을 하게 되면 반드시 예쁜 기생들을 불러 모아놓고 코가 비뚤어지도록 한 턱 내겠다고 했던 약속이었다.

 

  그리하여 비록 술좌석이 아니고 반주(飯酒)가 곁들여진 오찬이긴 했지마는 그날 그 자리에는 한 사람에 한 명씩 돌아갈 만큼의 기생들이 동원되어 분위기가 한결 부드럽고 정겨웠다. 그 회식에 참석했던 소해정 정장들 중에는 후일 해군참모총장을 역임한 이맹기(李孟基))제독과 김영관(金榮寬)제독도 있었고 수산청 청장을 역임한 신영철(申英撤)제독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기생들이 시중을 든 오찬회는 처음부터 그 동안의 전투담을 나누는 호걸스런 분위기로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그런데 약 1시간이 경과되었을 때 느닷없이 아래층에서 빵! 빵! 하는 총성이 울리더니 실탄이 오찬회장이 있는 그 집 2층 마루바닥에 깔려 있는 다다미를 뚫고 들어와 일그러진 얼굴을 내미는 바람에 그러한 분위기는 졸지에 냉각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도대체 어떤 불한당이 나타나 총질을 하는가 싶어 권총을 빼들고 아랫층 계단으로 내려가 보았더니 이봉출, 안창관, 한예택, 김광식 대위 등 삼국지(三國誌) 속에 등장하는 맹장(猛將)들을 연상케 하는 4명의 중대장들이 호걸스런 웃음을 터뜨리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래서 "이 놈의 자식들 어디서 함부로 총을 쏴!!" 하고 일갈을 했더니 그들은 "아이쿠" 라는 외마디 소리를 터뜨리기가 무섭게 우정 나를 외면한 채 밖으로 뛰쳐나가 버리는 것이었다.

 

  그때 그 집 주인이 나에게 한 말에 따르면 그들이 들어올 때 "통영기생 이집에 다 불러 모았다고 하던데?" 한 것으로 보아 다른 술집을 거쳐서 온 것 같다고 했고, 또 "설마 관통은 하지 않겠지" 하며 총을 쏜 사람은 몸집이 가장 크고 우락부락하게 생긴 사람(이봉출 대위)이라고 했다.

 

  한편, 도중에 이러한 변이 돌발했던 오찬회는 그들이 물러간 뒤 다시 즐거운 분위기를 회복하게 되었으나 문제는 지휘관들이 해가 질 무렵까지 귀함(歸艦)을 하지 않는 바람에 부득불 나는 해산명령을 발동하여 그들을 귀함시킬 수밖에 없었다.

 

 

출처 : 해병대 특과장교 2기 예비역 해병중령 정채호 대선배님의 저서 '국방의 멍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