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사령관 글/4대사령관 김성은

국방의 멍에 - 15. 용두산 사령부 (3) 전투사(戰鬪史) 발간(發刊)

머린코341(mc341) 2014. 8. 13. 23:04

국방의 멍에 - 15. 용두산 사령부

 

(3) 전투사(戰鬪史) 발간(發刊)

 

  참모장으로 부임한 후 나는 작전국에 지시하여 그때까지 이루어졌던 해병대의 모든 전투기록을 사령부 차원에서 정리하는 작업을 추진하도록 했다.

 

  그때까지 각 부대(대대단위급) 작전부서에서는 각 부대에서 치른 전투에 대한 전투상보를 기록하고 있었는데, 그 기록물들을 사령부 작전국으로 제출토록 하여 그것을 토대로 영구보존할 해병대의 종합적인 전투상보와 전투사(戰鬪史)를 편찬할 계획이었다.

 

  그 당시 사령부 작전국에는 사학계(史學界)의 저명한 교수였던 고려대학교의 김성식(金成植) 교수와 국어국문학 계의 태두(泰斗)였던 이희승(李熙昇) 박사가 문관신분으로 출퇴근하고 있었으므로 신 사령관께서도 그 분들에게 편수업무를 맡기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훗날 1968년 명예해병으로 추대된 바 있었던 두 분이 해병대와 인연을 맺게 된 배경은 이러했다. 즉 김성식 교수는 동란 초기 부산으로 피난 왔다가 고대 교수인 유진오(兪鎭午) 박사와 함께 고대 출신 제자인 모 해군 고급장교의 도움으로 해병대에 적을 두게 된 것이었고, 1·4후퇴때 부산으로 피난했던 이희승 박사는 그때 해군본부에 적을 두고 있던 유진오 박사의 도움으로 해병대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이라고 했다.

 

  한편 그러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 나는 내 자신이 지휘했던 작전에 대한 전투상보를 직접 읽어 보고 빠뜨렸거나 내가 직접 증언해야할 사항이 있으면 증언을 기록상에 첨가하는 등 작업을 도왔다.

 

  그리하여 해병대에서는 휴전을 몇 달 앞둔 1953년 3월, 교육참고도서를 펴낸 「해병전투사」(제1부)를 발간하게 되었는데, 당시 제1전투단장으로 재임 중에 있던 나는 그 소식을 전해 듣고 매우 기뻐했었다.

 

  4·6판 221쪽으로 된 그 해병전투사(제1부)는 서론 및 창설기, 6·25동란과 지연작전기(遲延作戰期), 반격작전기(反擊作戰期), 승패작전기(勝敗作戰期) 등으로 편집이 돼 있는데, 장단(長端) 지구전투(그후 제2부로 발간)를 제외한 모든 작전이 수록된 해병전투사의 서론 속에는 해병대전사편찬의 필요성과 해병전사평론(評論) 등이 서술되어 있고, 창설기 속에는 해병대의 창설배경과 전통정신의 태동(胎動)기이며 착근기(着根期)인 덕산시절과 진주 및 제주도 주둔기의 사항이 수록되어 있다.

 

 

출처 : 해병대 특과장교 2기 예비역 해병중령 정채호 대선배님의 저서 '국방의 멍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