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사령관 글/4대사령관 김성은

국방의 멍에 - 19. 海兵隊 司令官 時節 (11) 惡夢같던 任期

머린코341(mc341) 2014. 9. 10. 20:50

국방의 멍에 - 19. 海兵隊 司令官 時節

 

(11) 惡夢같던 任期

 

  내가 2년간의 제4대 해병대사령관 임기를 마치고 예편을 했던 날짜는 1962년 7월 1일이었다.

 

  그날 사령부 광장에서 거행된 신·구 사령관 이취임식에서 5대 사령관 김두찬(金斗燦) 중장에게 부대기를 이양하고 전역을 했던 나의 감회는 물론 그와 같은 정치사의 격동기에 대과없이 소임을 완수하고 떠나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여기긴 했으나 한편으론 말할 수 없이 허전하고 한편으론 17년간에 걸친 나의 현역시절을 마무리한 그 2년간이 어찌면 그렇게도 살벌하고 악몽같은 세월로 여겨겼던지 한숨이 나을 지경이었다.

 

  내가 그러한 감회를 느끼게 되었던 것은 영예롭게 마감되어야 할 그 2년간의 사령관 임기가 내가 믿고 있던 일부 부하장교들이 주동이 된 일부 해병대 병력의 5·16 군사정변 가담으로 인해 욕된 상처를 입었고, 또 국가에 대한 해병대의 충성심과 해병대에 대한 국민의 절대한 신뢰를 그토록 욕되게 저버렸기 때문이었다.

 

  하루아침에 위계질서가 전도된 살벌한 정변의 소용돌이 속에서 나 자신이 죽임을 당할 뻔했고, 또 말할 수 없는 수모를 당했던 나는, 물론 회지무급한 일이기는 했지마는 사전에 그러한 불행을 막지 못한데 대한 책임감을 통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단장 시절에 부사단장 김동하 준장이 나에게 군사쿠데타를 일으키기 위한 거사에 가담해 달라고 권유했을 때 김 장군 자신이나 우리 해병대를 위해서나 국가를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지만 5·16 군사정변으로 인해 해병대는 내가 공직에서 물러난 뒤인 1973년 10월 10일 정권안보에 급급했던 유신정권에 의해 유신과업 완수와 군의 경제적 운용이란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내세워 해병대사령부가 해체되어 해군본부로 통합되고, 해병교육기지와 보급정비단 및 모병과 예비역장병들의 동원교육 기능을 갖춘 제2훈련단 등의 주요 부대를 해체당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해병대의 전력(戰力)과 사기를 그만큼 거세(去勢)당하는 고통을 겪어야만 했었다.

 

 

출처 : 해병대 특과장교 2기 예비역 해병중령 정채호 대선배님의 저서 '국방의 멍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