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성 장군의 일탈과 强軍의 조건 (코나스넷, 2014.09.04)
군이 질책의 대상은 될 수 있으되 결코 모욕의 대상이 돼선 안돼
'장군(將軍)은 하늘이 낸다'는 말이 있다. 별 하나 다는 것도 하늘의 뜻 운운하는데 '4성 장군'은 얼마나 귀하고 중요한 자리인가. 그런데 60만 국군의 표상이자 국민의 존경을 받아야 할 군(軍)사령관의 일탈 사건이 발생, 국민의 질책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군부대 총기 및 구타사건으로 인해 국민의 걱정과 근심이 매우 큰 이때, 손상된 군의 명예를 회복하고 침체된 부대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 지휘부가 온갖 지혜를 짜내고 있는 이때 이런 사건이 생겨서 참으로 가슴 아프다. 지난날 군의 중책을 맡았던 한 사람으로서 국민에게 죄송하기 그지없다.
우리 군에는 존경받는 전설적 지휘관이 많이 있다. 우선, 다부동전투의 영웅 백선엽 장군이 있다. 백 장군은 절대우위 전력을 앞세워 파도처럼 밀고 들어오는 적을 보고 후퇴하는 장병들을 향해 권총을 빼들었다. "지금부터 물러서는 장병은 내가 쏠 것이다. 만약 사단장이 물러서거든 여러분이 나를 쏴라." 그러고는 전선의 맨 앞으로 달려 나갔다.
또 한 분은 초대 주월 한국군 사령관 채명신 장군이다. "내가 죽거든 함께 싸운 전우들 곁에 묻어 달라." 그 유언에 따라 채 장군은 8평 장군묘역을 마다하고 비석 하나 달랑 서 있는 사병 묘역에 묻혔다.
필자가 영관장교 시절에 모시던 사단장은 보신탕을 못 먹는다고 했다. 그래서 원래 보신탕을 못 드시는 줄 알았다. 그런데 사단장을 마치고 얼마 후 만난 어느 자리에서 보신탕을 맛있게 먹고 있었다. 알고 보니 보신탕을 먹으면 부대에 사고가 생긴다는 풍설이 있어 아예 못 먹는다고 했다는 것이었다. 부대에 해를 끼치게 되는 일이라면 근거 없는 풍설조차도 신경쓰는 게 지휘관들이다. 모름지기 존경받는 지휘관은 이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군의 특성은 통상 4가지로 요약된다. 명령에 대한 절대복종, 엄격한 규율, 단결과 협동, 무한한 희생과 헌신이다. 이 4가지 특성이 온전히 발휘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가 지휘관이다.
'군인복무규율' 제4조에는 이렇게 명시돼 있다. '전쟁의 승리는 오직 단결된 힘에 의하여 얻을 수 있다.…그러므로…지휘관을 중심으로 굳게 단결하여야 한다.' 지휘관이 단결의 중심에 서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위험한 일에는 선두에 서고, 위험한 곳에서는 가장 마지막에 나와야 한다. 원칙과 규정은 솔선수범해야 한다.
동시에 군인에게는 품위유지의 의무가 요구된다. '군인은 군의 위신과 군인으로서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행동을 하여서는 아니되며 항상 용모와 복장을 단정히 하여 품위를 유지하여야 한다.'(제9조)
군인, 그것도 군사령관이 신성한 군복을 흐트러뜨리고 만취한 상태에서 국민에게 폐해를 끼쳤다는 사실은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더욱이 군 최고 계급장을 단 제복을 입고 그런 행동을 했다니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수그러들던 군에 대한 질책이 되살아날까봐 걱정이다.
그러나 분명히 말하건대, 때로는 군이 질책의 대상은 될 수 있으되 결코 모욕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 사랑의 회초리는 문제를 해결하는 보약이 될 것이다. 포퓰리즘에 편승한 일방적 군 때리기는 군을 무너뜨리는 독약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군의 최고 지휘관을 불러 호통치고 면박준 사건은 60만 국군과 1천만 예비역을 좌절케 했다.
아무쪼록 최근 일련의 군 기강(紀綱)과 관련한 사건들은 군이 과거의 허물을 벗고 강군(强軍)으로 다시 태어나는 전기(轉機)로 삼기를 당부한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각에도 열악한 여건에서 국토방위 소임에 진력하고 있는 국군 장병 모두에게 따뜻한 격려를 보낸다.(konas)
출처 : 코나스넷, 박세환(대한민국재향군인회장)
http://www.konas.net/article/article.asp?idx=38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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