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사령관 글/4대사령관 김성은

국방의 멍에 - 20. 國防部長官 時節 (8) 국산김치와 흑백 TV

머린코341(mc341) 2014. 9. 16. 21:00

국방의 멍에 - 20. 國防部長官 時節

 

(8) 국산김치와 흑백 TV

 

  파월장병들이 미국 정부로부터 달라로 지급받은 급료와 수당 등은 우리 정부의 중요한 외화 수입원이 되었다. 군인들은 매월 받게되는 급료와 수당 가운데 4~5불 정도만 PX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데 쓰고 나머지 액수는 본국으로 송금하여 가족들이 은행에 가서 원화와 바꿔 쓰게 됨으로써 정부의 외화보유고를 그만큼 늘어나게 했었다.

 

  국내 기업체의 월남 진출과 파월장병들이 달라로 지급받는 급료와 수당 등은 이른바 월남특수(越南特需), 또는 월남경기(越南景氣)라는 경제적인 유행어를 낳게 했는데, 그러한 특수가 계속되는 동안 파월장병들의 애국하는 마음도 놀라운 데가 있었다.

 

  미국회사 제품인 냉동이 잘 된 '하와이 김치'를 마다하고 기술이 미숙해서 그랬는진 모르나 열대의 혹서 속에 부글부글 끊어 오르는 식초같이 맛이 신 우리 김치(깡통제품)를 먹겠다고 고집했던 진중일화가 그러한 사실을 입증하는 한토막 일화를 남겼고, 바로 그 무렵 박 대통령은 김기형 과학기술처 장관에게 "월남에 보낼 깡통김치를 부글부글 끓어 오르지 않고 맛있게 제조할 수 있는 방법이 있겠는가" 고 하문을 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약 1년간씩의 파월근무를 마치고 교체병력과 교대되어 귀국할 시에는 대개의 경우 PX에 가서 면세혜택을 받는 흑백V 한 대씩을 구입해 오는 대원들이 많았는데, 나는 귀국하는 장병들이 그들이 가지고 온 TV를 처분한 돈으로 송아지라도 한 마리씩 구입하는데 보탬이 되도록 처음에는 국방부에서 관세청에 협조를 요청하여 한동안 혜택을 받게 했으나 귀국하는 장병들의 휴대 물량이 점차 늘어나게 됨에 따라 관세청에서는 그러한 혜택을 철회해 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나는 그 문제를 박대통령에게 직접 건의를 했더니 대통령께선 직접 재무부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결국 한 사람이 한 대씩 가져오는 TV에 한해서 관세를 물지 않도록 하는 조처가 취해졌었다.

 

 

출처 : 해병대 특과장교 2기 예비역 해병중령 정채호 대선배님의 저서 '국방의 멍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