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관학교의 추억(3)
1학년(4급생) 시절-계속
-1학년으로 정식 입교식을 마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땐데 어느날 2학년(3급생) 선배가 찾는다는 전갈이 왔습니다.
방을 노크 하고 들어가서 늘 하는 자세로 모자는 옆구리에 끼고 차렷 자세로 "오 창근 생도 선배님의 부르심을 받고 출두 했읍니다"하고 큰 목소리로 기압들게 보고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이 선배님 자기를 모르겠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네! 잘 모르겠읍니다하고 또 큰 목소리로 대답을 했지요.
이 선배는 괜찮아, 작은 목소리로 대답해도 좋아 하며, 너 서울 방산 국민학교에 다니지 않았느냐고 묻는겁니다.
지금은 없어진 저의 모교인데 저는 6학년때 6 25 사변이 나는 바람에 졸업도 못(했는데, 이걸 묻는겁니다.
제가 학교 뒷문 근처인 주교동에 살았다는 얘기며 자기는 당시엔 나보다 1년 후배인 5학년이였는데 내게 한번 혼난 일이 있다는둥 9년전 얘기를 하는 겁니다.
국민학교(지금은 초등학교) 동창, 1년 후배가 이젠 사관학교 선배가 되어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된 것입니다.
(우린 같이 해병대를 지원 했고 전역도 같은 일자에 하게 되었습니다.
우린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참 친하게 지냈습니다.
그 친구가 먼저 그러더군요. 국민학교는 제가 선배고 사관학교는 자기가 선배이니 우리 그냥 트고 친구로 지내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비록 사관학교 선배이지만 ,야! 00아 하고 이름을 부를 수 있는 친구가 되었는데 늙어 가면서 자주 못 만나니 몹시도 그립슴니다.)
- 저는 1학년 겨울 방학중 사촌 형님하고 우연히 서울 명동의 어느 음악 감상실엘 들어 갔다가 옆자리에 앉아있던 미8군에 근무하고 있던 미 육군 상사 한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후 이분이 한국을 떠날때까지 몇 년간을 방학중엔 종종 만나기도 하고 학교 생활중에는 서신을 주고 받으며 친교를 하게 되었습니다.
되지도 않는 콩그리쉬를 하면서, 편지를 쓰면서 영어에 대하여 배우고 실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제가 나중에 군대생활뿐만이 아니라 사회 생활을 할 때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런 우연한 기회가 우리가 일생을 살아가는데 큰 영향을 주게 되리라는 것을 그때는 미처 몰랐습니다.
1970년 제가 미국 유학중에, 미 대륙을 중고차를 타고 횡단을 할 때 이 분이 퇴역하고 살고 있던 뉴 멕시코주의 알버 커키 시를 지나가게 되어 전화를 걸었는데 이분이 건강이 좋지 않았던지, 사람을 잘 못알아 봤던지, 별로 반기는 기색이 없어 그냥 들리지 않고 안부만 전하고 지나쳐 왔습니다.
-1학년 보텀은 식사 당번을 합니다.
1959년도, 우리나라 실정상 사관생도라 해서 먹을것이 그렇게 좋을리 없었습니다. 그래도 가끔씩 미제 깡통에 들은 치즈가 나오는데 정말 꿀 맛이였습니다.
손바닥 크기의 3분의 1정도되는 크기로 얇게 썰어서 1인당 한 개씩 주는데 정말 한 개라도 더 먹고 싶을 때가 많았습니다.
어떻게 분배하다가 보면 한 개씩 남을 때가 있는데 이놈을 국속에 깊이 넣고나서, 그 앞에 서서 선배 생도들이 식당에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서 있습니다.
다행이 그 자리에서 식사를 하게 되면 감추어 넣은 치즈 여분을 한 개 더 내가 먹게 되는데, 어떻게 하다보면 좌석이 밀려서 나중에 들어온 선배가 그 자리에 앉게 되어 횡재(?)를 하게 되는 수도 있습니다.
그때는 정말로 섭섭하고 아쉬운데, 뭣모르고 식사하다가 이를 발견한 선배는 빙긋이 웃으며 미안해 하지만 별수없이 먹고 말지요.
그놈의 치스 임관하고 실컷 먹어 보려고 했는데 잘 안되더니, 우리 애들은 크면서 각종 치즈 잘도 먹고 자랐습니다.
-야간에는 한시간씩 교대로 지정된 여러곳에서 당직 근무를 서게 됩니다.
이때 부식 창고 야간근무가 최고의 명당 자리라고 들었습니다.
선배 감독관이 야간 순찰을 돌며 근무들을 잘서고 있는지 체크하고 다니는데 부식 창고에 오면, 너나 할 것 없이 다들 밤에는 배가 출출하니 열쇠를 열고 들어가 사과나 달걀들을 한 두 개씩 먹는데 혼자 먹기가 미안하니 밖에서 근무하고 서있는 1학년 졸자에게도 한두개씩 주고 했던 모양입니다.
그런 얘기를 듣긴 들었는데 저는 1학년 생활이 다 끝나도록 부식창고 야간근무는 한번도 못하고 지나가 버렸습니다.
거긴 어떤 생도들이 어떻게 야간근무 배치가 됐었는지 알길이 없었습니다.
{2-3학년시절 계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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