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관학교의 추억(6)
졸업반 시절
4학년(1급생), 졸업반이 되면 정말 여유있는 생도 생활을 할수 있는 듯이 보입니다.
우선 청소도 하지않고, 집합할때도 후배들 보다 천천히, 선착순도 없고, 대열에 서 있어도 다소 여유가 있습니다.
후배들이 보기에는 기압들이 약간 빠진 듯 보일거고, 여러 가지 면에서 약간의 치외 법권이 있는 듯이 보이기도 할 것입니다.
과실보고 할 일도 없고 내무 생활도 훈육관 한분의 눈만 피하면 되니 편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다만 시기적으로 졸업을 앞두고 있으니 앞으로 임관하여 실무에 나가면 어떤 장교로서의 삶을 영위할 것인가 하는 훗날에 대한 고민이 있었을 뿐입니다.
우리의 일생을 군대 생활로 마칠 것인지 아니면 사회에 나와 새로운 도전을 할것인지에 대하여는 아무런 예측도 할 수는 없었습니다.
-졸업반 생도가 되면 전교생을 지휘하고 이끌어 가는 생도 대대를 구성하게 됩니다.
간부생도들은 추측컨데, 성적과 내무생활 태도, 리더쉽등을 고려하여 훈육관의 추천으로 임명됩니다.
간부생도들의 임기는 대략 4개월로 1,2,3차 대대까지 있습니다.
대대간부나 중대장을 한 생도들이 그렇다고 다 현역에 나와서 그렇게 성공을 한 것은 아니였지만 그래도 당시에 대대간부나 중대장의 직분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명예이고 자랑인데, 또 여러번 중책을 맡은 생도들도 있는데 본인은 그 흔한 대대간부 한번 못하고 겨우 1소대장 한번하고 끝마친게 기분이 썩 좋은것만은 아니였습니다.
저는 성적도 중상이였고 내무생활도 자타가 인정하는 모범생이였는데, 신체가 가날프고 여위여서 그랬던지 아니면 훈육관에게 잘 보이지 못해서 그랬던지, 그것도 아니면 훈육관과 같은 기독교 신자가 아니여서 그랬던지 하여튼 간부생도 지명에는 별 행운이 없었습니다.
저는, 군에서도 크게 성공을 못했고, 중도에서 탈락하고, 인생에도 실패하고 제대로 살아가지 못한 여러 사람을 당시에 대대나 중대의 고급간부에 추천하고 임명했던 담당 훈육관을, 그렇게 사람을 잘못 볼수가 있었을까 하고 오래동안 마음속으로 미워 했습니다.
-지금은 많이 완화가 되었다는데 저희때는 금주와 금연은 철칙이였습니다
졸업이 가까웠던 4학년 선배가 맥주 한잔 마시고 퇴교 당하는 것을 저희들은 보았습니다.
졸업이 임박했을 때였습니다. 마지막 휴가를 갔을 때였는데 친구 어머님께서 너희들 이제 내일 모레면 졸업인데 장교가 되어 너희들끼리 술마시고 다니면 버릇이 고약해 진다고 하시면서, 술은 어른 앞에서 배워야 훗날 탈이 없다고 하시면서 양주를 두병 내어 놓으시면서 술을 먹어 보라고 하셨읍니다.
세 친구가 처음 마셔보는 양주를 얌전하게 주거니 받거니 잘 마셨는데 저는 어찌나 취했던지 베게를 끼고, 굿 나잇하고는 그댁 변소에 들어가 변기를 끼고 누워 자려고 했다지요.
그때 술을 어른 앞에서 배운 탓에 주사는 없고 아무리 먹어도 뒤끝이 깨끗합니다. 다만 두 친구로부터 가끔, 술먹고 변기 끼고 잠들지 말라는 충고는 듣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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