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장교 글/해사17기 오창근

사관학교의 추억(9) 졸업반 시절(해군이냐, 해병대냐!)

머린코341(mc341) 2015. 1. 13. 21:58

사관학교의 추억(9)

 

졸업반 시절(해군이냐, 해병대냐!)

원양실습을 다녀오고 졸업이 한달 가량 남아있던 어느날 졸업생 전원을 교실에 집합시킨 훈육관께서는 전원에게 백지를 한 장씩 나누어 주시면서 그간 교육중 얻은 여러 가지 경험에 비추어 자신의 향후 진로를 어떻게 할것인지, 즉 해군장교를 택할 것인지 아니면 해병대 장교의 길을 갈 것인지 자신이 희망하는 군을 써내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왠일인지 군함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생활하고 인생을 바다에 건다는게 과히 탐탁치 않았습니다.

물론 45일간의 원양항해를 통해서 해군 생활의 여러 가지 어려움도 어느정도 겪어 보았고 알게 되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땅에서 살고 땅에서 죽자 하는 생각으로 해병대를 지망하게 되었습니다.

동기생 중에는 세차례나 희망하는 군을 써낼 때 해군과 해병대를 오락 가락한 사람도 있었고 훈육관의 설득에 의해서 해병을 지망했다가 막판에 해군으로 간 사람들도 있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몸은 비록 해군에 갔지만 정신적인 해병이였노라라고, 지금껏 술한잔 걸치면 떠들어 댑니다.

4년간 같이 생활 해왔고 같은 목표를 향해 질주해온 우리는 여기서 앞으로 살아가는 무대가 바뀌게 되었습니다.

73명 졸업생중 해군에 44명이, 해병대에 29명이 가게 되었습니다.

그중 2009년 오늘 현재, 해군 10명, 해병대 8명 등 총 18명의 동기생이 전사, 병사, 사고 등으로 인해서 고인이 되었습니다.

해사 총 졸업생 중 1기-5기생과 12기생을 제외 하고는 불명예스럽게도 가장 많은 수의 고인을 낸 17기생, 우리는 80 이 되기 전까지는 더 이상 한사람의 동기생도 떠나 보낼 수 없다고 굳게 다짐을 해 보았읍니다.

(다음회부터는 해병대 생활중 에피소드가 연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