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장교 글/해사17기 오창근

해병대 생활중 에피소드(3) 비들기 이동

머린코341(mc341) 2015. 1. 13. 22:03

해병대 생활중 에피소드(3)

 

비들기 이동


저희들 소대장 시절에는 년 일회 김포에 주둔하고 있던 연대와 포항 사단의 일개 연대가 맞 교대를 하였습니다.

포항에 주둔하고 있던 저희 부대도 어느날 김포로 이동 하게 되었는데, 그때 당시에 포항 막사 지붕에 잔뜩 살고 있던 비들기를 몇 십마리 잡아 가기로 하였습니다.


야간에 자고 있는 비들기를 망을 처서 못 도망가게 하고 20여 마리를 잡아서 날개를 가위로 잘라 날지 못하게 한후 벅스에 넣어서 부대 이동시 데리고 갔습니다.

마침 저의 소대는 김포 반도 한강변에 전류리라는 마을의 작은 산 등성이에 자리 잡게되어 데리고온 비들기를 집을 지워주고 날개를 짤라서 날지를 못하니 날개가 자랄 동안 집을 낮게 해서 키웠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자고 나면 비들기가 한 마리씩 계속 없어지는 겁니다. 하도 이상하여 하루는 내가 밤이 늦도록 지켜 보기로 했습니다.

밤은 칠흙같이 어두운데 어디서 커다란 쥐가 한 마리 살살 기어 오더니 잠든 비들기를 한 마리 집에서 물고 나오더니 배안쪽을 꽉 잡고 언덕에서 몇바퀴 굴르니 그만 비들기는 정신이 나간체 끌려 가더군요.

저는 권총을 꺼내서 쥐를 향해 여러발을 쏘았고 끌려가던 비들기를 구출 했습니다.

다음날 당장 비들기집을 높이고 망을 둘러 다신 쥐새끼가 얼신도 못하도록 보호를 해주었습니다. 비들기는 철저히 일부 일처 주의인데, 거기서 몇 달 동안에 새끼를 여러번 낳아서 제가 거기를 떠날때쯤 해서는 식구가 50 여마리로 늘었습니다.

이들이 떼를지어 한강 하구를 한바퀴 휭 돌고 저희들 집으로 날아오는 광경은 참으로 장관이였습니다.

아마도 지금 김포 평야를 날고있는 비들기들 중에는 제가 1964년에 포항서 이주시킨 비들기들의 손자의 손자들이 상당수 섞여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