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생활중 에피소드(10)
기압 빠진 중대장과 멋진 연대장
월남에 파병되기 직전인 1968년초 포항 사단에서 제 3연대 3대대 9중대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는 왜 그렇게도 해안방어가 많던지 처음엔 포항 북쪽 흥해지역에서 시작하여 구룡포, 감포를 지나서 나중에는 방어진, 울산에까지 가서 해안 방어를 하였습니다.
20년이 지난 1988년부터 업무차 울산 현대 자동차에 다니게 되었는데 이곳이 바로 내가 월남으로 파병전 마지막으로 해안 방어하던 그 갈대밭 지역임을 알고는 감회가 몹씨도 깊었읍니다.
방어진 모퉁이 돌 바위들 많은 해안가에 중대본부를 설치해놓고 해안 여러곳에는 지논 써치라이트와 106미리 무반동총까지 거치해놓고 간첩선을 찾아 격침시키려고 밤잠 않자고 노력도 많이 했습니다.
흥해지역에서 해안방어를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오래동안 만나지 못하고 있던 애인이 이곳을 찾아 왔습니다.
근처 구경도하고 며칠 있다가 가겠다해서 근처 민가에 방을 하나 얻어 있으라 했습니다.
며칠후 사단 본부에 일이 있어 부식 타러 가는 차를 타고 사단 활주로 옆길을 지나는데 맞은쪽에서 오던 연대장 차가 지나가다가 나를 보고 손을 흔들며 서라고 하더군요.
차를 옆에 세우고 내려가 경례를 한후 어쩐 일이 십니까 했더니, 너 거기 중대본부 근처에 여자가 와있다며 하시면서 빨리 보내라고 하시더군요.
네 알겠습니다 하고는 일주일 이 그냥 지나가 버렸습니다.
그리고 얼마후 연대본부에서 지휘관 회의가 있게되어 연대본부에 참석하여 회의를 마치고 귀대하려는데 연대장께서 9중대장 나좀보자 하시면서 연대장실로 들어오라 하시더군요.
연대장께서는 너 아직 여자 않보냈다며 그리고 거기에 전화까지 가설했다고 보고가 왔어 하시며 당장 전화 철수하고 여자는 집으로 보내라고 하시더군요.
제 생각 같아선 쪼인트 깜인데 부드럽게 지시하시는 그 말씀에 부끄러워 어쩔줄 몰랐습니다
돌아와서 당장 전화도 철수하고 여자도 돌려 보냈습니다. (저희들은 제가 월남에서 귀국후 1970년에 결혼하여 1남 1녀를 두었고 얼마전 결혼 32주년을 지냈습니다.)
그후 저는 1973년 군에서 전역을 했고 어느 자동차회사에 근무하고 있던 1979년쯤입니다.
장군으로 현역을 떠나신 옛 연대장께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그동안 연락도 못드리고 있던차에 참으로 반가운 음성이 였습니다.
친한 친구가 급히 필요해서 그러는데 000차 한데 빼줄수 있느냐고 부탁을 하시더군요.(당시는 차가 하도 귀해서 신청하고 적어도 6개월은 기다려야 출고가 가능 했던 시절입니다.)
마침 제가 담당 부장이라, 사정은 다소 있었지만 다음날 당장 한 대 빼드렸습니다.
그리고 잊고 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나오라고 하시더니 어느 멋진 술집에서 대포 한잔을 걸직히 사주셨습니다.
연대장님 오래 뵙지 못했습니다. 20여년의 세월이 또 이렇게 훌쩍 지나가 버렸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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