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처음 회국수 먹던날
난 내륙촌놈이라 생선회는 해병대에서 처음 먹었다.
당시 촌에 살고 형편상 회라는 소리도 못 들어보고 군에 간 것이다.
마지막 해안방어는 병장이라 소초로 나갔다.
소초에 나가면 통신병 임무는 내 색터의 통신시설만 유지보수하면 되니 병장인 통신병을 시비할 사람이 없어 아주 편하다.
부라보 지역 첫분초가 46이고 우리분초가 소초이다.
우리 소초는 작은 어촌마을이라 정치망 어선이라든가 오징어잡이 배가 들어온다.
어느날 부중대장 윤중만 중위님이 순찰을 오셨다.
그분은 정말로 멋진 분이다.
분초순찰을 돌아도 꼭 라면이나 빵이라도 사들고 오셔서 고생많다고 대원들한테 적지만 요기나 하라고 봉다리를 내민다.
그날은 하얀 국수덩이를 3개나 들고 오셨다.
그리고는 대원들한테 야 오늘 중식 국수 해먹자 한다.
그런데 갑자기 국수를 어찌 해먹나...? 한번도 안 해 먹었는데....
하니 이렇케 저렇케 하라고 알려 주신다.
그러더니 옆에 있던 소초장이 회국수 해 먹을까? 한다. 회국수....?
마침 오늘 포구에 배가 들어오니 고기좀 얻어다 회국수 해 먹자고 한다.
그리하여 회 잘뜨는 방위까지 불러다 회를 뜨고 국수를 삶았는데
어느 정도를 삶는지 몰라 3덩이를 다 삶았다.
삶고 보니 큰 소쿠리로 2 소쿠리다.
보기만 해도 얼마나 많은지 배가 불러 입이 벌어진다.
너나 할 것 없이
"와 이리 많이 삶았노?"
"이걸 어찌 다 먹노?"
"우와~~~ 많타....."
급기야 부 중대장님. 46분초에 전화를 한다.
"야~~ 니들 점심 먹었나?"
"예 먹었슴니다."
"그래.....그럼 3시방향에서 펑~~ 소리나면 소초에서 배터지는 소린줄 알어~ 알었나..?"
그리고 옆 48분초에 또 전화한다.
"야~~ 니들 점심먹었제...."
"예 먹었슴니다."
"야 소초와서 국수좀 먹어라" 하니
"괜찮습니다."
"알았어... 그럼 9시방향에서 펑소리나면 소초 대원들 배터져 죽는줄 알고 엠불런스나 불러줘라...."
하 하 하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먹을것이 많아서 걱정을 다한다.
그렇케 배가 터지도록 회국수를 먹고 또 먹고 저녁에도 먹어 봤다.
그 시절 회국수도 처음이고
멋있는 부중대장님 철도대 학장학생으로 특급열차 기관사 하시다 군복무를 해병대 해간 54기로 오셔서 3년이 지나도 복귀를 안하자 당시 철도청으로부터 내용증명이 왔는데 자기는 장기로 와서 5년은 해야 한다고 그러셨는데......
'★해병일기 > 해병266기 강한길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린시절의 기억 (0) | 2015.02.01 |
---|---|
빠꾸 둘 (0) | 2015.01.29 |
말년엔 몸조심해야하는데 (0) | 2015.01.29 |
할메집 (0) | 2015.01.29 |
예비군 교육시절 김포에서의 추억 (0) | 2015.0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