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사나이 영원한 해병 (78) - 박정희 대통령과 해병대
세계사에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한국의 성공은 1961년 5월 16일 군사혁명을 원점으로 하고 있다. 그때 국방대학원 학생이었던 나는 박정희 장군과 해병대 김동하 장군의 요청으로 김포 해병여단장으로 부임했다.
그때까지 민주당 정부의 파벌과 안보불감증에 나는 크게 실망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군인이 혁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꿈에도 없었다. 군인이 쿠데타로 집권해서 나라가 좋아진다고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본의 아니게 혁명군 수뇌의 요청에 따라 여단장이 되었다. 실패하면 멸족지화(滅族之禍)를 당하게 될 군사반란 정권에 협력하게 된 것이다. 그러한 나의 처신이 결과적으로 해병대가 박정희 정권수립에 이바지하는 결정적인 힘이 되었다. 내 뜻과 무관하게 나는 그와 같은 배에 타게 된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1961년부터 1979년까지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으로 2년 반, 대통령으로 15년 반, 모두 합해 18년간 나라를 통치하면서 한국을 가난한 농업국에서 부강한 산업국으로 변모시켰다.
여러 여론조사 기관의 발표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한국 역사상 가장 인기있고 존경받는 국가지도자이다.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도 있지만 국제사회는 그의 업적을 경탄과 존경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5천 년의 역사를 되돌아볼 것도 없이, 50년 전만 해도 참담했던 우리 경제가 오늘날과 같은 발전을 이룩하게 된 것은 1962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하면서부터였다. 이 계획을 통해 한국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눈부신 발전을 한 것이다.
그것은 결코 우연히 저절로 된 것이 아니라 잘살아 보겠다는 지도자의 집념과 의지의 결실이었다. 실의와 절망에 빠져 있던 국민을 일깨우고 결집시켜 하나의 목표를 향해 모든 능력을 발휘하게 한 박 대통령의 지도력이 없었다면, 한강의 기적은 이루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포항 해병 제1상륙사단에서 거행된 청룡부대 결단식. 오른쪽 부터 브라운 미 대사, 칠자, 박정희 대통령, 김성은 국방장관, 주한 유엔군사령관 비치 대장
미국은 케네디와 존슨 대통령 때 대외전략을 바꾸었다. 일명 '맥나마라 독트린(McNnamara Doctrine)'으로 알려진 융통성 있는 전략이었다. 그 전략에 따라 미국이 월남전을 치르면서 한·미 관계는 돈독해졌다. 1964년부터 한국은 월남에 파병을 시작해 철군 때까지 연평균 5만여 병력을 월남에 유지했다. 미군도 한국전 때처럼 월남에서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다.
월남 파병 정책에 따라 한국군 최초의 전투부대인 청룡부대를 편성하고 훈련시켜 파병시킨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왜냐하면 월남전은 한국경재 중흥의 출발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많은 한국 기업은 월남에 진출해 건설업과 토목업 등으로 돈을 많이 벌었고 미국의 신기술을 단시일에 습득해 뒷날 중동 건설사업에 진출했으며 이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나는 박 대통령의 위대한 치적을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이러한 치적에도 불구하고 한국전쟁과 월남전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운 해병대에 아픔과 상처를 준 것은 옥(玉)에 티라고 생각한다. 국가를 경영하다 보면 때로는 실책도 있는 법이다. 우리 해병대는 그를 너무 탓해서도 안 된다.
우리 해병대는 미완성이지만 1987년 11월 1일 부활했다. 나는 그것을 박 대통령이 저 하늘에서 우리에게 보내 준 선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출처 : 해사1기, 예비역 해병중장 공정식 제6대 해병대 사령관님 회고록 "바다의 사나이 영원한 해병" 중에서
'★해병대 사령관 글 > 6대사령관 공정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다의 사나이 영원한 해병 (80) - 해병대도 모르는 해병정신 (0) | 2015.03.08 |
---|---|
바다의 사나이 영원한 해병 (79) - 해병대의 두 큰 별 지다 (0) | 2015.03.08 |
바다의 사나이 영원한 해병 (77) - 역사는 되풀이된다. (0) | 2015.03.04 |
바다의 사나이 영원한 해병 (76) - 해병대 창설이념, '국민사랑' (0) | 2015.03.01 |
바다의 사나이 영원한 해병 (75) - 역사의 심판은 반드시 교훈으로 남겨야 한다. (0) | 2015.0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