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3대대 11중대 3소대 전투이야기 - 참전수기 4편
⑶ 3분대 부비츄랩 사고(세번째 전투)
1970년 9월23일, 어제 주간 수색/정찰 및 야간 매복 임무를 마치고,
7시경 방석에 귀대하여, 오전에는 수면을 취하고, 14시경 K-Ration으로 점심
식사를 하고, 소대장 벙커에서 휴식을 한 다음, 17시경 중대 샤워장에서
샤워를 하는중에, 멀리서 들려오는 폭발음 소리와 동시에 고목나무 있는
쪽에서 검은 연기가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것이 보였다.
불길한 예감으로, 바로 옆에 있는 관망대 근무자에게 “뭐냐”라고 묻자,
“방금 나간 매복대 쪽에서 검은 연기가 났습니다”라고 응답하기에,
바로 상황실로 뛰어갔다. 상황실 무전기 수화기에서 울음섞인 급박한
목소리가 “깨졌습니다. 깨졌습니다”라고 반복하는 소리만이 들렸었다.
순간, 우리 소대 3분대 임을 직감했다. 30여분전 출발보고를 받았고,
오늘 야간매복지가 고목나무 아래란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바로 옆에 있는 2분대장에게 출동 준비할것을 명령하고,
상황실 근무자에게 통신병,위생병에게 출동준비 비상소집 연락하도록 조치한 후,
즉시 소대장 벙커로 뛰어가 완전 군장을 하고,
집합 되어있는 2분대의 군장 검열을 할 겨를도 없이,
상황실에, 반격대 나간다고만 보고하고,
중대장의 명령없이 3분대있는 곳으로 출동했다.
중대장의 험상궂은 모습도 보기에 딱하지만,
내가 반격대로 나가는 것이 당연지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흥분된 마음으로 정신없이 기동했기 때문인지,
현재로서는 어떻게 갔는지 전혀 기억이 없다.
그리고 만약 폭발한 부비츄랩을 매설한 Vietcong들이 반격대 나올 것을
미리알고, 반격대 진입로 앞에 부비츄랩을 또 설치 했더라면 꼼짝없이
두번 당했으리라고 짐작해본다.
3분대가 있는 지점까지 거리는 약1.5키로이나,
숲이 우거지고, 요철( 凹凸 ) 진입로와 부비츄랩을 생각하며 기동 했다면,
20여분 소요되었다고 추측해본다.
하여간, 단숨에 도착한 것으로 알고 있다.
50여미터 거리에 3분대를 발견하고,
소대장이 도착하였음을 무전기로 알리고,2분대장에게 사주경계를 하도록 지시하고,
분대원들이있는 곳으로 접근하여 보니,
7명 중 무전기를 메고 있는 선임병과
팔에 부상당한 홍 * * 해병이 가운데 있고,
3명은 가운데 병사들를 중심으로 사주방어를 하고 있었다.
선임병이 울먹이면서 “분대장님이 전사하고 이윤길(?)해병이
많이 다쳤습니다”라고 보고 한다.
윗사진/지방게릴라들이 부비추렵 설치중..
주위를 살펴보니,10여미터 지점에 부상한 이윤길(?)해병을 간호하면서
사주경계를 하는 ***해병이 있고, 그 뒤에 전사한 분대장이 누워있었다.
먼저 이윤길(?)해병에게 다가가 보니,두 다리에 심한 파편상을 입고,
몸을 가누지 못하면서도 “소대장님 나는 괜찮으니 분대장에게 가보세요”
하며, 분대장을 걱정한다.
위생병에게 응급처치를 하도록 하고,
그 뒤에 있는 분대장(김명수 하사-전사일1970.9.23일))에게 다가가 방탄복을 벗겨보니,
몸은 빨갛게 화상 상태이고, 있어야 할 두 다리가 보이지 않았다.
통신병과 전령으로 하여금 주위를 살펴보게 하니,
저쪽 나뭇가지에 너덜너덜한 다리 하나, 수풀 속에서도 하나,
한쪽 정글화는 아예 찾을수가 없었다.
*부비츄랩폭발로..하체은 없이..상체만 남은 전우의 모습*
(조금전까지 함께 싸우던 청룡 전우가 전사하자 ...전우는 울고 있읍니다)
북쪽 하늘에서부터 메드백 헬기가 다가오고 있었다.
아마 중대 상황실에서 지원 요청했나보다.
분대장의 시신과 두 다리를 판쵸에 싸고,
이윤길(?)상병과 홍**일병을 메드백 헬기에 실어 보냈다.
그런데, 저쪽 건너 나무 위에서는 부비츄랩을 매설한 것으로 보이는
Vietcong들이 사진을 찍어, 손을 흔들어 보이면서 유유히 사라진다.
아마 월맹군의 낮은 급수 훈장 정도는 받지 않았겠느냐 하고, 추측해 본다.
지금 생각해보니,
김명수 하사는 고향이 충남 서산으로 말이 느리면서
거인 체격의 심덕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며,
서울 용산에 있는 전쟁기념관 출입구 벽면 동판에
전사자 이름이 새겨져 있는데,
2000년 어느날,
전쟁기념관을 방문하여, 가운데에서 그 이름을 발견하고,
어루만지며 기도를 하고, 당시 상황을 연상해 본적이 있었다.
이윤길(?)상병은 고향이 강원도로 알고 있습니다만,
현재 하늘 아래에 함께 살고 있다면 한번쯤 만나고 싶습니다.
또 홍**일병은 당시에,
소식 듣기로는 병원에서 복귀되어 여단내에서
근무하다가 귀국한걸로 압니다만, 글쌔요?
나는 지금도 그 처참했든 장면을 문득문득 기억하면서 살고 있다.
많은 월남참전 청룡전우님들이 이글을 보며
그날의 헬기소리와...괴음소리을 반세기가 흘러도..기억하리라 봅니다..
전쟁이야기는...계속 이어집니다
출처 : 해병대 185기 호이안朴 선배님 블로그
http://blog.daum.net/parkky123/8011533
'★해병대 장교 글 > 해간41기 원명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룡3대대 11중대 3소대 전투이야기 - 참전수기 6편 (0) | 2015.06.09 |
---|---|
청룡3대대 11중대 3소대 전투이야기 - 참전수기 5편 (0) | 2015.06.09 |
청룡3대대 11중대 3소대 전투이야기 - 참전수기 3편 (0) | 2015.06.09 |
청룡3대대 11중대 3소대 전투이야기 - 참전수기 2편 (0) | 2015.06.09 |
청룡3대대 11중대 3소대 전투이야기 - 참전수기 1편 (0) | 2015.0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