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를 아십니까?.."작업원"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라...고딩이 되어서야 겨울 시골 밭에 자라고 있는게 잔디가 아니고 보리 라는걸 알게된 서울 촌놈이 해병대 가서 졸병시절 젤 서럼 많이 받은것중 하나가 작업원으로 차출나가 나름데로 열나게 열심히 작업 했는데도 불구하고 서울 뺀질이라고 선임들한테 괄시받고 고롬 당했던 일들이 생각 나는군요...^^
더 웃긴건 졸병시절 선임들한테 작업 제대로 못한다고 고롬 당해도..짠밥이 되가면서 어느새 능숙한 작업원으로 변모하던 내자신....글구 나역시 고참이 되면서 서울 출신 후배들 올라오면 역시나 뺀질이들..열나게 갈궜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 갑니다....군대란??...ㅎㅎ
하여튼 서울 출신들은 일단 작업 나가서 일 시켜보면 확실히 농촌 출신들하곤 비교 자체가 되질 않는게 사실였습니다..
78년 봄...
석가 탄신일을 앞두고 중대 OP가 있는 애기봉엔 서울에서 많은 불교 신자들이 관광버스 대절해서 OP탑에 점등식을 하기 위해 온다고 해서 대대적인 사계 청소며 행사 준비를 하던 중였습니다....
그 당시 중대 OP 올라가는 길은 비포장 도로에 경사각이 심해 간혹 훈련 끝내고 올라가던 60트럭이 경사가 오를 힘이 없어 뒤로 미끄러질 정도의 각진 곳도 있었습니다....
어쨌거나 도로 초입부터 OP 끝까지 전부 비포장 황토길이어서 일단 이곳 청소를 하려면 사람 키만한 싸리비가 최고 였는데 싸리비가 길면 길수록 혼자서 좌우로 좍좍 쓸면서 올라감 황토길이 뽀대(?)나게 깔끔해 집니다....ㅋㅋ
이런 일이야 아무리 서울 출신이라도 체력과 머리만 있음 대충 잘할수 있는 일이였는데...
문젠 이런 작업을 하기전에 먼저 싸리비 만드는 일에서부터 서울 출신들은 후들거리게 되어 있습니다...
어느날..
민속촌이나 가서 봤을까 살아생전 싸리비라는거 자첼 만져본적도 없는 넘보고 산에 올라가 싸리비 작업을 해오란 겁니다..미친다~~+_+
아지랭이 피어 오르는 소초뒤 김포 야산의 봄 풍경...
선임들 몇명과 섞여서 만도칼(월남전때 쓰던 쟝글칼..타잔 영화에서 밀림 헤치고 나갈때 휘드르는 칼 생각하심 됨)하나씩 들고 산으로 올라가긴 갔는데....??
막상 싸리를 자르려고 봐도 내눈엔 다 그게 그거같이 보이고...
닝기리~~모르겠다~~걍 소초에서 쓰고 있는 작은 싸리비같이 생긴 얇고 가는 진한 밤색 나무만 보면 걍 닥치는데로 후려쳐서 꺽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그당시엔 선임들한테 졸병이 함부로 먼저 말을 섞을수 없는 분위기라.....
도대체 어떤게 싸리냐고 물어볼수가 없었던 겁니다...그러니 더 미치죠....그당시엔 왜 그리도 걉이 쎘는지?
하여튼 이런 답답한 와중에 야산에 각자 흩어져 열나게 싸리 작업을 하고 있는데...
궁하면 통한다고 아직 제대로 피어나지도 않은 진달래며 잡나무 얇은것등 닥치는데로 마구 잘라서 한아름 들고 고참이 서 계시는 자리로 달려 갔습니다.....한참을......정말 요령 한번 안피우고 너무도 열심히 마당쇠처럼 작업해서 내가 들고간 싸리비를 보는 고참의 시선...사실 내가 꺽어간건 싸리 비스무리한게 더 많았거든요...
야~~김00~~...넵 이병 김00~~
너 지금 장난치나~~??(목젓이 보이게 소릴 지르더군요...)살벌~~~-_-
야이~~쉑꺄~~`싸리비 작업 해오랬지..누가 너보고 땔깜 해오래~~??..초난감...--,,--
아무말도 못하고 머뭇대는 순간...
야~글구 너 여태까지 요령피나 왔나~~?
아닙니다~~ 열심히 했습니다~~!!
야~~쉐꺄~~저기봐~~...그때 산위쪽서 나타나던 340기 경상도 고령 출신 선임의 모습...
그건 60년대 한국 영화에 나오던 시골 머슴의 모습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어케 묶었는지 긴싸리들을 칭칭묶어 땔감 장사가 시장에 뗄감 팔러 나가는 모습으로 어께 위에 한봇짐 가득지고 허리를 굽힌체 걸어 내려 오고 있더군요....허~~거걱~~~
난 어쩌라구????
내가 해온 나무의 5배는 족히 되어 보이는 싸리들?......
박어~~!!
필승 이병 김00 꼬라박어 실시~~`
바로 언덕 아래를 향해 꼬라박어를 하고...(그 선임의 모습을 보는 순간 난 자동 요령핀 넘이 되더군요..)..
미쵸~몰 알아야 싸리를 비어오던 메구 오던 할거 아니냐구?..
잠시후 ...
빼~~ 이병 김00~`꼬라박어 실시 끝~~!
일어선 내게 선임이 싸리비 한묵음을 왼손에 쥐어 주더군요....
야~`김00~~... 넵 이병 김00~~..이게 싸리니까 이렇게 생기거만 잘라온다~~알겠나~~??...흐믓믓~~^^
넵~~(아주큰 밝은 걉든 목소리)알겠습니답~~~!!^^
동작함 보겠어~~ 가서 다시 싸리작업해와~~~
넵 알겠습니다~~아~~~^^
그리곤 다시 야산을 향해 냅따 뛰어 올라가고....
그때부터 싸리 보물 찿기가 시작 됩니다...
왼손엔 싸리 한묶음....오른손엔 긴 만도칼..
왼손에 들려진 싸리 함 쳐다보구 야산에 널려 있는 얇은 나무들 쳐다보며..확인사살후(?) 싸리 체취...
완전 쌩쇼.....정말 너무도 열심히 작업을 해왔지만 결과는 경상도 출신 선임의 3/1도 못해오구....
그날 작업이 끝난후 젤 고참 선임이 담배 한개피 주면서 웃더군요....
야~~뺀질이~~!! ...넵 이병 김00~~~...
나두 졸병때 너 같았다...그래도 임마 너넨 요즘 안 터지는거야~~..우리땐 일단 졸라 맞고 시작했다......ㅎㅎㅎ
그 선임도 서울 출신 였는데...내가 많이 안스러웠던 모양 이더군요...동병상련`~ㅋㅋ
그런 시간이 흐르고 내가 고참이 되어 후임들 작업원 뽑아 나가보면....
역시 서울 출신들은 뭔가 열심히 하는것 같아도 농촌 출신들과는 겜 자체가 안되더군요....
가끔 후들거리는 서울 출신 후임들 보면서....어느넘이 요령 피는건지?..어느넘이 똘똘하지만 서울 출신의 한계라 아직 일이 손에 잡히질 않고 있는지 한눈에 들어 오지만..졸병들 편애할수도 없는 노릇이구...
쉽게 말로 해줘도 될일들을 항상 일단 고롭혀서 갈켜주고 나면 눈빛도 살아나고 담부턴 똑같은 찐빠는 절대 내질 않았죠..ㅎㅎ
군대생활이 아니라면 절대 경험해 볼수 없는 인생의 소중한 경험들....
이래서 남자는 태어나 군대를 가야 한단 겁니다...
태어나 처음 해본 싸리작업....
싸리를 한아름씩 어께에 걸머지고 소초 연병장(거의 마당수준..)으로 내려와....
이젠 싸리비 만들기 작업....보통 싸리비보다 엄청 길게 만드는 싸리비를 바라보며 참 의아해 했었는데...
OP 도로작업을 가니 이해가 가더군요...
부족한 인원으로 효울적인 작업을 하기 위해 키만한 싸리비를 들고 도로 가운데 서서 좌우로 쓸어 가면 정말 순식간에 도로위가 말끔해 지는 겁니다....
불과 4~~5명의 작업원으로 입구부터 OP끝까지 가는데 채 반나절도 걸리질 않아 작업을 마치는 솜씨...
아마도 해병대의 걉든 생활이 아니라면 절대 이룰수 없는 일일 겁니다..선임들의 경험과.....
그렇게 말끔하게 도로 청소를 하고 부랴부랴 소초로 돌아감 저녘 야간 근무 나가기전 대원들 식사 준비 하느라 졸병들은 맡은 직책(?)에 따라 주계로 달려가 저녘 식사 준비하고.....
그 시절엔 정말 화장실 함 제대로 갈 시간조차 없이 바쁘게 뛰어 다녔던 기억만 납니다.^^
해병대 작업원..!!
많은 훈련과 더불어 해병대 참 맛을 가르켜준 일이 아닌가 싶네요....ㅎㅎ
지금도 봄 아지랭이가 피어오르는 계절이 돌아오면 그시절 싸리작업하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어느새 세월은 중년을 넘어서고 있으니??......하하하^^
서울 출신들의 비애~~~해병대 생활 하시면서 다들 느껴 보셨을 겁니다^^
출처 : 대한민국 해병대 연구, 알카포네(346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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