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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戰爭期 - 9중대의 분초에서 납치당한 안수영 분대장

머린코341(mc341) 2016. 3. 8. 00:07

6.25戰爭期 - 9중대의 분초에서 납치당한 안수영 분대장

 

도솔산지구 전투 때 3대대 9중대가 13목표를 점령했던 날(51.6.) 9중대(장, 강복구 중위)에서는 대대본부의 지시에 따라 적의 접근이 예상되는 꼬부라진 하부능선 근처에 경계분초(分哨) 하나를 설치하여 그 곳에 화기소대의 경기반장 안수영(安洙永) 중사가 이끄는 1개 분대의 병력과 경기관총 2정을 배치하여 적의 역습에 대비했으나 피로에 지친 분초 대원들이 깜박 잠이 든 그 이튿날 새벽 4시경 은밀히 접근한 적기습대에 의해 무기를 탈취 당한 연후에 한 사람 또 한 사람 적병의 등에 업혀가거나 총검에 에워싸여 꼼짝없이 연행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 우군부대(미 해병사단) 포진지에서 날아온 포탄 한 발이 보초진지 근처에 떨어져 폭발하는 바람에 아군 병사들을 끌고 가던 4~5명의 적병과 수 명의 아군 대원들은 졸지에 쓰러지고 그 틈을 타서 여러 명의 아군 병사들이 탈주를 감행했으나 맨 앞쪽에서 끌려가고 있던 경기반장 안수영 하사와 대원 한 사람은 달아나지 못하고 계속 끌려갔다가 그로부터 약 10여 일 후 극적으로 적진을 탈출하여 구사일생 본대(本隊)로 생환했는데, 그 화제의 주인공 안수영 준위의 부음(訃音)을 전하면서 그 날 새벽 역습을 당했던 상황과 전과 등을 재조명함과 동시에 적진으로 끌려갔던 안수영씨의 생환 담과 후일 그가 펴낸 ‘전화(戰火) 속에 묻힌 세월’이란 자서전 형식의 저서에 관한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고인(故人)에 대한 추모의 뜻을 피력하고자 한다.

 

그 날 새벽 아군 분초진지에 대한 기습은 성공했으나 우군 포탄의 작렬로 기도가 탄로 나게 된 적 역습부대는 별안간 돌격나팔을 불어대며 공격을 감행했고, 분초를 믿고 경계를 소홀히 하고 있다가 역습을 당하게 된 3대대는 깜짝 놀라며 전투배치에 붙는 한편 적의 예상 접근로에 화력을 집중시켰다.

 

특히 60밀리 박격포 사수들은 적과의 거리가 지나치게 근접하여 부득불 무거운 포판은 그대로 둔 채 포신과 초탄만 가지고 가능한 한 후방으로 물러간 자리에서 포판 없이 포탄을 발사하는 감투상을 발휘했고, 9중대 화기소대장 오정근 소위는 부상당한 경기관총 사수를 대신해서 적탄에 맞아 덮개가 파손된 경기관총을 붙들고서 적이 물러날 때까지 계속 불을 뿜고 있었다.

 

날이 밝은 뒤에 목격된 일이었지만 특히 최일선 소대인 1소대 전방의 능선과 계곡 일대에는 적병들의 시체가 새까맣게 깔려 있었고, 나무 가지에는 포탄에 박살이 난 적병들의 지체(肢體)와 살점들이 걸레조각처럼 걸려 있었다.

 

그리고 수색조를 이끌고 전과 확인에 나선 9중대 1소대장 석태진 소위는 9중대에서 경계분초를 설치했던 장소에서 총신에 바퀴가 달린 소련제 수냉식 중기관총 한정을 노획하여 화제가 되었는데 그 중기관총은 현재 해병제1사단 황룡관에 진열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안수영 중사가 대원 1명과 함께 끌려간 곳은 북괴군의 사단본부가 있는 곳이었으며, 3명의 육군병사가 끌려와 있는 그 곳에서 그들은 “육전대 동무. 안됐소만 동무들이 입고 있는 그 옷을 좀 벗어 줘야겠소. 우리 정찰대 동무들이 필요로 하는 기니껜”하는 군관의 말에 따라 입고 있던 군복을 벗어 주고 대신 그들이 내어준 허름한 작업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곤 그들의 부대이동에 따라 쌀가마니를 지고 중노동을 하다가 수일 간의 도보 행군 끝에 북괴군의 전방 포로수용수가 있는 문등리(文登里, 강원도 양구군 수내면)라는 산간부락에 도착했는데, 50~60명의 육군포로병이 분산 수용되어 있는 그 수용소에서 사상적인 세뇌교육을 받게 된 그들은 세뇌교육의 성과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최전방으로 나가 단기병이나 노무자 일을 하게 된다는 말을 육군병사들로부터 전해 듣고 교육의 성과가 있는 자들로 인정받기 위해 열심히 교육을 받은 끝에 북괴군의 사단본부가 있는 전방지대로 가서 노무자로서 중노동에 동원되던 중 7월 7일 북괴군 경비병들이 꾸벅 꾸벅 졸고 있는 새벽 3시경 그 사단본부를 탈출하여 구사일생 아군 방어진지(도솔산지구)가 있는 곳까지 와서 보초병의 눈에 띄게 옷을 찢어서 나무 꼬챙이에 매달아 투항을 하듯 흔들어 대어 극적으로 본대(本隊)에 귀환했는데 이러한 얘기들은 1986년 발간된 안수영씨(해군14기)의 자서전 ‘전화(戰火)속에 묻힌 세월’에도 수록되어 있으며 1973년 10월 준위의 계급으로 예편했던 그는 2003년 10월 숙환으로 타계했다.


출처 : 해병대 특과장교 2기 예비역 해병중령 정채호 대선배님의 저서 "海兵隊의 名人∙奇人傳 第2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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