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영웅이야기]통영상륙작전의 영웅, 고종석 해병 일등병조
통영상륙작전의 영웅, 고종석 해병 일등병조
▲ 통영상륙작전 모습을 찍은 사진 (사진 출처 : 국방일보)
대한민국 해병대에게는 유명한 별명이 붙어있습니다. 바로 ‘귀신 잡는 해병’입니다. 이 말은6·25전쟁 당시 종군 여기자 마가렛 히긴스(Maguerite Higgins)가 통영상륙작전에 참전한 우리 해병대의 모습을 묘사한 단어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오늘은 이 별명이 붙게된 통영상륙작전과 이 작전에서 활약했던 숨은 영웅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통영에서 보여준 해병대의 투혼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8월, 우리 국군은 낙동강을 중심으로 최후 저지선을 펼치고 북한군과 대치하고 있었습니다. 낙동강 일대에서는 연일 치열한 혈전이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북한군의 공세를 꺽은 것은 우리 해병대의 활약이었습니다. 해병대에 의해 마산·진해·부산 지역으로 직접 침입하는 것이 곤란해진 북한군은 통영반도를 먼저 점령해 이 지역을 봉쇄하려고 시도했습니다.
1950년 8월 17일 새벽 북한군 제7사단 51연대와 104치안연대는 650명의 병력을 동원해 통영 시내로 침입했습니다. 거제도에 상륙해 통영에서 침입하는 북한군을 막아내라는 임무를 받은 해병대 김성은 부대는 작전상 거제 방어보다는 통영 상륙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작
전이 개시되자 김성은 부대장(당시 중령)은 해군이 바다에서 함포사격을 하는 틈에 통영의 관문인 원문고개를 점령했습니다. 허를 찔린 북한군은 전열을 수습하려 했지만, 대대장과 작전참모 등 고위 지휘관이 모두 전사해 말 그대로 패닉 상태에 빠져 있었습니다. 이어진 통영 시가전에서 북한군은 괴멸 상태에 이르고 김성은 부대는 통영 점령에 성공했습니다. 통영상륙작전은 우리 해병대가 해군과 연합해 벌인 최초의 단독 상륙작전이었습니다.
▲ 고종석 해병 일등병조 (사진 출처 : 국방일보)
살신성인의 귀감을 보여준 고종석 해병
통영시내 점령 뒤 김성은 부대장은 전투의 분수령이 된 원문고개를 둘러보다 가슴 아픈 광경과 마주했습니다. 고종석 삼등병조(지금의 상병)의 시신을 발견한 것입니다. 목덜미 자상과 함께 심하게 훼손된 그의 시신 곁에는 대검이 꽂힌 M1 소총이 놓여 있었습니다.
고종석 해병은 김성은 부대 예하 1중대 1소대의 분대장이었습니다. 우리 국군에 통영을 빼앗긴 북한군이 도시 재진입을 위해 역습 공격을 퍼붓던 원문고개에서 진을 치고 있었습니다. 북한군의 공격이 시작되자 그는 선봉에서 맹렬히 싸웠습니다. 수차례의 백병전을 치르며 적들을 막아냈지만 고 해병 또한 여기저기 부상을 입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후송을 거부한 채 진지를 강화하며 방어태세를 굳혔습니다.
세 번째 백병전이 시작되고 그가 6명의 북한군을 사살했을 때 어디선가 적의 방망이 수류탄이 참호로 날아들었습니다. 이때 고종석 해병은 “엎드려!”라고 크게 소리친 뒤 수류탄을 자신의 몸으로 덮어 분대원들을 구하고 장렬히 전사했습니다. 그 모습을 목격한 중대원들은 일제히 육박전을 감행, 적을 물리치고 진지를 사수할 수 있었습니다. 고종석 해병의 당시 나이는 고작 22세에 불과했습니다.
고종석 해병은 1931년 12월 6일 경기도 개풍에서 태어나 1949년 3월 개성상업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그해 7월 해병 2기생으로 군에 입대한 그는 김성은 부대에 배치되어 지리산과 제주도 일대 공비 토벌 작전에 참가해 공을 쌓았습니다. 이듬해 6·25전쟁이 발발하자 그는 경남 진동리 지역에서 북한군 제6사단 정찰대대를 기습공격, 적의 침공을 저지함으로써 낙동강 최후 방어선 사수에 큰 공을 세웠습니다. 정부는 그가 보여준 용맹함과 살신성인 정신을 기려 ‘일등병조’로 2계급 특진을 추서했습니다.
▲ 2013년 통영상륙작전 추모식에서 해병대 장병들이 통영지구전적비에 경례하고 있다.(사진 출처 : 대한민국 해병대 공식 블로그)
지금까지 해병대의 투혼과 기개를 보여준 고종석 해병 일등병조의 이야기를 살펴보았습니다. 조국과 전우를 위해 주저없이 목숨을 던진 고 해병의 일화는 지금도 모든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고종석 해병을 비롯한 순국선열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날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새삼 감사의 마음을 되새겨 봅니다. 필승!
[동고동락] 201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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