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후 - 불사신의 대명사 송필순 대위
924고지 및 1026고지 방어기간 중 적포탄의 낙하로 척추에 중상(1급)을 입고 식물인간이 되다시피 했던 왕년의 2대대 6중대장 송필순(宋弼淳)대위. 그는 비록 이승을 하직할 그 마지막 순간까지 식물인간처럼 휠채어에 의지하여 목숨을 부지해왔지만 오랜 병원생활을 통해 알게 된 사고무친(四顧無親)의 중상 상이용사들과 뜻을 모아 ‘상이용사 의제촌(義弟村)을 발족시킨 후 오로지 그 의제촌의 존속과 발전을 위해 불굴의 투지로 헌신한 불사조(不死鳥)의 대명사와도 같은 인물이며, 그는 또한 74년 파월 전상자 자립회에서 십자성마을을 건설할 시에도 직접 간접 많은 도움을 준 그러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다.
서울 출신(1930년생)으로 고려대학교 법대 재학 중 6.25전쟁의 발발로 해간3기로 입대했던 그는 임관 후 신병훈련소 중대장으로 임명되어 강병 육성을 위해 이바지한 데 이어 해병제1연대가 도솔산 탈환작전을 마치고 홍천(洪川)에서 휴식과 재정비를 하고 있을 때 1연대로 전속되어 2대대 6중대장으로서 1026고지 탈환작전에 참가하여 혁혁한 전공을 세움으로써 금성충무훈장을 타게 되었으나 방어기간 중 적 포탄의 낙하로 척추에 파편상을 입고 1개 월 동안이나 미 야전병원에서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가 마침 그 야전병원을 방문한 동경 미 육군병원장 마리우스키 중령의 집도 하에 수술이 이루어져 구사일생 목숨만은 건지게 되었고, 그 후 몇 해 동안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가 57년 대위의 계급으로 명예제대를 했던 그는, 비록 자신의 몸을 가눌 수가 없는 중상자이면서도 결코 실의에 빠지지 않고 자활할 것을 결심하는 한편 병원에서 알게 될 사고무친의 중상 상이용사들을 규합하여 당시 청량리 해군병원이 자리잡고 있던 동대문구 답십리에 의제촌(義弟村)이란 이름의 집단 자활촌을 세워 30명의 동지들과 온갖 고생을 같이 하며 문고리 경첩 등의 철물과 완구 등을 만드는 조그마한 복지공장을 가동하여 자활의 길을 걷는 가운데 그들 중 15명의 완전 자립자를 내게 되었고, 도시계획으로 그 집단촌이 헐리게 되었을 땐 그 사실을 원호처에 신고한 후 일단 해산했다가 75년 연말경 원호처의 지원과 승인을 얻어 서울시 성수동에 소재하는 350평의 대지에 국립직업재활원 서울기계분조합을 설립하여 체신부에 납품하는 전화단자함과 전매청의 수출용 인삼집 병마개 및 주택공사의 아파트용 방화철문 등을 제작하여 납품했는데 그 분조합의 설립과 복지공장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는 송필순씨의 중학 동기생인 당시의 원호처장 장동운씨의 도움이 컸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또 그 장동운 처장은 74년 송필순씨가 고문으로 추대되어 있던 월남전전상사자립회의 십자성마을 건립을 위해서도 적극적인 지원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서울기계분조합의 복지공장에는 송필순 대표 외에 10명의 정식 조합원과 3명의 준 조합원이 있었는데 그 정식 조합원 중에는 실명한 두 눈 중 한쪽 눈을 뜨게 해 주기 위해 미 8군과 박 대통령의 배려로 두 차례나 미 육군병원에서 개안수술을 받은 바 있었던 양지수 하사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10명의 정식 조합원 가운데 운전기사의 수발로 간신히 운신을 할 수 있을 뿐 제대로 앉아서 일을 보지 못하는 송필순씨의 오른 팔이 되어 경리 회계 등 사무 일체를 관장 보필하고 있었던 사람은 장단지구 전투에서 입은 중상으로 한쪽 다리를 완전히 절단 당한 최동근 사무장(해병7기․상사로 명예제대)이었다.
그런데 불사신과도 같은 투지로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 오로지 이승에서 인연을 맺은 그 중상 상이용사들과 눈물겨운 재활의 길을 걷고 있던 송필순씨는 75년 6월 정부로부터 국민훈장을 받는 영예를 누렸으나 95년 애석하게도 건강의 악화로 타계하고 말았다.
출처 : 해병대 특과장교 2기 예비역 해병중령 정채호 대선배님의 저서 "海兵隊의 名人∙奇人傳 第1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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