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782기 이경선

<해병이 되기까지>10부 김포이동

머린코341(mc341) 2016. 10. 9. 10:30

<해병이 되기까지>10부 김포이동

 

서울로 가는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동기 몇놈과 담배와 신문을 샀다..


서울까지 782기는 조정호<미친개>소대장의 인솔하에 이동을 하게 되었는데
기차를 타고 대구에서 한번 갈아타게 된다,,대구역에서 갈아타기 위해 대기중일때
조정호 소대장 동기들을 불러 모은다,,


"개새끼들~ 기분좋냐?훈련소 끝나니까 인생 끝인것 같지?실무 가보면 알게 될거다,,

전부 오와열 맞춰서 좁은 간격으로 집합!!"


집합을 하자 오와열 맞춘 상태에서 담배를 한대씩 물란다,,그리곤 기차가 오기까지
담배를 빨았는데 이거 또한 짜세이다..200여명이 한군데 모여서 담배를 빨면 진짜
불난것 같이 멋지다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오와열 맞추고 담배를 피는 우리가 신기했는지 전부
곁눈질을 한다.. 담배를 다 피고 동기들과 이빨을 까고 있는데 저쪽에서 한무리의 신병들이
우리쪽으로 이동한다,, 공군이다,,이놈들도 훈련을 마치고 서울로 이동을 하는가보다..


우리옆을 지날때쯤 동기들과 함께 욕을 하기 시작했다,,


"아따~ 존만한 새끼들이 어디가노? 어이~참새,,눈 깔아라,, 눈알 뽑아가 먹물 짜내기 전에,,"


워낙 훈련소에서 굶주린 782기,,산송장 같은 무리가 퀭한 눈에 독기를 품고 있었으니 누군들 쫄지 않을수 있겠는가..


전부 눈을 내리깔고 바짝 긴장한 상태로 우리옆을 지나간다,,


기차가 도착하고 우리는 맨뒤칸에 타게 되었고 참새무리는 우리 바로 앞칸에 타게 되었다,,


동기놈과 신문을 보고 있는데 "쿵따리 샤바라 모르면 간첩"이란 대문짝만한 기사가 눈에
들어온다,,내가 훈련소 들어오기전 날개잃은 천사랑 잘못된 만남등이 인기였는데 도대체
어떤 노래길래 이리도 히트를 치는걸까...


동기놈과 머리를 갸우뚱거리며 읽고 있는데 조정호소대장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저런 씹쌔기들을 봤나?얘들아,,저기 옆칸에 참새새끼들이 느그들 쳐다보고 있는데 뭐하고 있는거야...

좌석 1번부터 일어나서 참새들에게 한마디씩 욕좀 해줘라,,자~1번부터 시작,,,~~~~~~~"


그러자 1번에 앉아있던 동기놈이 벌떡 일어나,,"개새꺄 뒤질래?"..그러면 2번 일어나서
"참새새끼들 갈아마셔 버리겠어~",다음은 3번~~,,이런식으로 옆칸 참새들은 우리들에게
온갖 수모와 욕을 들어야했다,,이런걸 시키는 조정호소대장,,,확실히 미친개였음을 다시한번

확인하는 기회였다^^;

 

서울에 도착하니 청룡버스가 대기중이다,,이곳에서 다시 백령,연평으로 가는 동기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다,,,버스에 탑승하고 창문너머로 동기들과 손도 잡아보고 이야기도
나누며 인사를 나누니 서서히 버스가 출발을 한다,,


다시한번 눈물로써 동기들의 안녕과 건강을 빌며 힘차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날이 서서히 저물고 있었으며 잠이든 동기도 있고 나처럼 한없는 잡생각에

창밖만 멍하니 바라보는 동기도 있고,,,


버스는 어느덧 서울을 벗어나고 김포로 향하고 있었다,,,고등학교시절 취업을 김포로
나왔기에 버스가 가는 길마다 눈에 훤하다,,고등학교시절 울산에서 이곳까지 취업을 나와 김포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는데 이놈들과 참 많은 추억이 있었다,,거의 술먹고 싸움하러 댕기고
오토바이타고 날아도 댕겼고 또랑에 꼬라박기도 하고,,,,,


창밖으로 김포친구놈들의 집이 보인다,,아~내리고 싶어라^^;


버스가 도착한곳은 실무가기전 마지막 천국이라는 동화교육대....


이곳에서 2박3일인가를 대기하였다가 다시 각 연대별로 배치를 받으면 이곳을
떠나게 된다,, 그동안 큰 일도 없고 그냥 탱자탱자 시간만 보내면 되었다,, 진짜로
782기의 마지막 천국이다...이곳 침상에도 많은 글귀들이 있다,, 침상의 페이트칠로
보아서 오래되지 않은것 같은데 벌써 빽빽하게 낙서가 되어있다,, 그곳에 공통적으로 적힌
내용이 "5연대는 가지마라,, 5연대 가면 죽음이다,,,"


구타가 제일 심하단다,, 하지만 동기들끼리 모여있고 침상에 적힌 글귀 또한 실무에 가기전
이곳을 들린 선임들이 적은 내용이기에 신빙성은 없으리라,,그래도 내심 걱정은 된다...
잠자리에 들기전 항상 5연대만 걸리지 말길 빌고 또 빌었다,,


2틀째인가?동 기들중에 왠지 낯이 익은 사람이 있다,, 분명 생긴건 내 고등학교 선배다..
훈련소 및 지금껏 못봤는데 어찌 여기 있을까? 옆으로 다가와 물어보았다,,


"혹시 울산 현대공고 전자과 안나오셨습니까?",,

"맞습니다..",,,

"저 모르시겠습니까?"
"기억이 잘~",,,,,


참고로 고등학교 전자과 출신중에 나 모르면 간첩이다,,


"혹시 간첩아닙니까? 저를 모르시다니,,저 전자과 응원부입니다,,"
"어라,,너 경선이구나,,하하하 너도 해병왔냐?",,,,,

"선배도 해병왔는교? 782기중에 선배 얼굴 한번도 못 봤었는데,,",,,,,

"이놈아,,나 781기다,, 후반기교육받고 온거다,,"


고등학교 전자과 시절 3년간 응원부에 있었고 전자과 군기 잡는건 응원부가 알아서
했기에 모를 수가 없다,,후배치고 나한테 안 맞은놈 없고 동갑중에 나한테 귀싸대기 터진놈도
부지기수고 선배들에겐 워낙 이쁨을 받았던터라 모를수가 없었다,,,음하하


이제 자대배치가 있는날이다,,,,처음엔 1연대부터 정해졌다,,,그곳에 내이름은 없다...


"젠장~그럼 8연대구나,,5연대만 안가면 된다,,"


다음은 8연대,,,그곳에서 조차 내이름은 호명되지 않았다,,,결국 난 침상에 적힌 구타의
원산지 5연대에 배속을 받게 되었다,,,앞날이 캄캄해졌지만 어찌하리~


해병대 마지막 천국도 끝이구다,,,5연대에 배속받은 나를 비롯한 동기들의 얼굴에 침울한
표정이 역력하다,,이렇게 난 5연대로 향하는 트럭에 다시 몸을 실었다...


11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