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782기 이경선

<해병이 되기까지>13부 위로휴가..

머린코341(mc341) 2016. 10. 10. 03:12

<해병이 되기까지>13부 위로휴가..

 

울산공항에 도착하니 시간은 1시쯤이다,,공항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택시를 내려 두달여만에 온 울산은 짧은시간동안 많이 변해있었다..
버스노선이 바뀌었고 순환도로도 생겼다,,,육교를 건너가다보니 한무리의
학생들로 보이는 놈들이 보인다,,아주 자연스레 담배를 입에 물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눈에 거슬리기 시작,,,


"어이~ 존만한 새끼들이 담배 안꺼..."


그러자 이놈들 움찔 놀라더니 담배를 얼른 끈다,,이놈들을 불러세워 훈계를 하려다
집에 가고픈 맘에 그냥 주의만 주고 집으로 갔다..


대문을 박차고 들어가 현관문을 활짝 열어제끼자 우리 어머니 맨발로 뛰어나오신다..


"그래,,고생많았다,,에고 우리 새끼,,얼굴 살 빠진것좀보소~밥 안먹었지?잠시만~"


어머니 고기며 전이며 온갖 음식들을 해주시는데  진짜 꿀맛이다,,
배가 어느정도 불러오자 친구놈들에게 전화를 걸어 저녁에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집근처에 사는 누나랑 누나친구들이 나의 휴가 소식에 달려왔고 간단하게 옷을 갈아입은
다음 누나집으로 향했다,,걸음이 빨랐던터라 내가 앞서고 누나는 뒤에서 따라왔는데
어느정도 가다가 돌아보니 누나가 어느 두놈들과 이야기를 하는것 같은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왜?무슨일인데?",,누나 얼굴이 붉그락 붉그락 거리는걸로 봐선 아무래도 이놈들이
지나가는 누나에게 야한 얘기 및 추파를 던졌던 모양이다...


"아냐,,그냥 가자,,"....

"가긴 어딜가,,야~ 두명 일루 와봐,,,",,,"됐어,,그냥 가자.."


내팔을 잡아끄는 누나때문인지 갑자기 승질이 난다..


"아~진짜,,존만한 개새끼들이 다 뒤졌어,,일루 와 새꺄~"


한바탕 소란이 생겼고 이놈들 나의 완강한 반응에 쫄았던지 고개를 떨구고 미안하단다,,
누나집으로 걸어오며 누나가 내게 한마디 던진다..


"경선아,,너 군대가기 전하고 틀리다,,어설프게 건드렸다가 요즘 칼 맞는다,,,"


두달이 지났건만 사회는 이만큼이나 삭막해졌나보다..군대가고 난후 우리 동네서
칼부림이 있었단다,,,어른이 고등학생에게 뭐라고 했는데 이놈들이 바로 칼질을
했단다,,드러븐 세상이다,,나 학창시절 어른들 눈피해 담배 피웠고 선배가 뭐라하면
그냥 찌그러졌는데 이젠 어른보다 밑에 애들을 조심해야된다니,,쩝~


사회가 얼마나 무서워졌는지는 전역을 하고 뼈저리게 느낄수 있는 사건이 있었는데
이 얘기는 나중에 다시 서술할까 한다..


위로휴가동안 저녁이면 친구들과 술에 쩔어서 시내를 활보하고 다녔고 낮에는 매형과
함께 바다낚시를 다녔다,,간간히 시내서 해병인걸 알아보는 전역한 선임들에게
담배며 술이며 용돈이며 많이도 얻어먹었다,,,매형과 낚시때문에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처음에 매형이 해병대 출신인줄 알았다..


"작은 처남,,내가 640기다,,그때 당시 내가 해병정찰대에서 근무했었지.."


매형친구들 전부 나만 보면


 "어이~처남아,,몇기고? 내 640기다.."


참고로 매형을 비롯한 매형친구들 모두 방위 동기들이다,,똥방위라고도 한다..
아마도 친구중에 해병출신이 있었나보다,,그러니 모두 기수가 똑같쥐,,,ㅋㅋ


그리고 아직까지 해병정찰대란 명칭을 못들어봤다,,예전에 그런게 있었는지는 모르겠고,,
암튼 매형은 방위다,,하지만 그냥 방위는 아니란다,,유단자 및 폭력배같은 무리들만
가는 전투방위,,,,과연 얼마나 빡시길래^^;


위로휴가동안 친구놈들에게 술얻어먹은건 딱 한번,,,첫날!!


그때 친구들은 전부 대학생이거나 백수였다,,그렇다보니 내가 전화라도 할라치면
첫마디가 "야,,내 돈없다,,"......"개새꺄~내가 언제 술사달라고 하든?그냥 기어 나온나.."
첫날만 지들끼리 품빠이 한돈으로 술사주고 나머지는 전부 내가 술을 샀다,,


돈이야 아깝지만 어찌하리,,놀아야 하니까...
위로휴가중 식구들과 함께한 시간이 별로 없다...휴가가면 부모님께 효도해야겠다고
다짐했는데 그러질 못했다,,군대간 아들 처음 휴가나와서 들떠있던 부모님도 맘이
상하셨으리라,,,저녁이라도 함께 먹고 싶은데 허구헌날 술에 찌들어서 새벽에 들어오곤 했으니 그 맘이야 오죽했으랴...


짧은 휴가를 마치고 복귀를 위해 다시 공항으로 갔다..부모님이 넣어준 용돈을 주머니에
쑤셔넣고 도살장에 끌려가는 똥개의 얼굴로 작별인사를 마치고 비행기에 올랐다..
너무나 빠르게 지나간 휴가라 생각나는 일도 없다,,강화도에서 흩어졌던 동기들과
만나후 마크사에서 선임들이 사오라고 했던 것들을 하나씩 사기 시작했다...


보통 휴가 복귀시 사가는것중 대표적인것이 다리미판이랑 워카끈이다..


교동도 동기들과 복귀를 위해 창후리에 도착하니 검문소 선임이 우리를 데리고
사무실로 들어간다,,그리곤 우리가 사온것들을 구경하시고 "야,,휴가가서 젬있던?
누나있나?여자 몇명 따먹고 왔노?"등등 여러가지를 물어보신다..


동기 4명중 누나있는게 박병태랑 나였고 둘다 복귀시 가족 사진을 챙겨온지라
검문소 선임에게 사진을 보여줬다..우리 누나는 미인이다....병태놈 누나도 미인이다..
검문소 선임 입이 찝어지다 못해 귀에 걸린다,,,하지만 난 누나의 동거사실을 숨겼다..


"애인없습니다..",,,동거한다고 하면 꼬이는건 시간문제이기 때문에 입을 굳게 닫았다..
이런저런 이야기로 시간을 보낸후 우리는 교동도를 향하는 화개호에 몸을 실었다..
이제부터는 지옥같은 생활이리라~


우리맘도 모른체 갈매기는 유유히 화개호를 따라 날아댕긴다...
동기들과 마지막 각오를 다지며 쓰디쓴 담배에 불을 붙힌다...


14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