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일기/해병631기 김보철

나의 실록 600자-44

머린코341(mc341) 2017. 6. 9. 17:59

나의 실록 600자-44


1991년 9월 28일 사단 체육 대회를 며칠 안남기고 부대 복귀했다.
난 부대 복귀 하자 마자 그날 저녁 바로 7중대로 또 쨩 박혔다.
중대 있어봐야 부대정비에 정신도 없고 또 맨날 우리 기수만 보면 독을 품는
중대장님의 시야를 벗어나야 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직 까지 꿈속에 나타나 날 괴롭히는  6중대장님 모습이 눈에 아롱거린다...ㅎㅎㅎ
당시 무장 구보 선수는 병 28명 하사관 3명 소대장 1명 소대선하 1명 등 총 33명이 뛰었으며
후보는 3명 정도로 배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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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인원들중 얼마전 우연히 포항에서 만나뵌 분이 있다.
바로 당시 7중대 분대장이었던 부사관 19*기 정문제 하사다.
우연히 집사람과 포항 인덕에 위치한 포항 E-MART 에 쇼핑 갔다가 만났다.
아직 현역에 있으며 그 사단 체육대회를 마치고 2훈단 DI 교육을 수료후 교관 생활을 하다가
현재 2훈단 부사관 교육대에 상사로 복무 중이다.
만나고 싶은 분들은 2훈단 부사관 교육대로 연락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600자 해병님들 훈련소때 환상의 복식조라 신병들을 괴롭힌 김완택 소대장님 기억할 겁니다.
그분은 포항 1사단 2연대 3대대에서 상사를 달고 복무 중이십니다.
또 해간 74기로 22대대에서 소대장과 인사관을 지내신 최현상 소대장님은 현재 병과를 바꿔
헌병대 수사과장으로 소령을 달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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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속한 2연대는 정말 1991년 최악의 상태에서 체육대회 준비를 했다.
태풍 글레디스로 인한 피해지역 대민지원에 해안방어로 다른 대대 병력은 해안에 나가있고
온갖 훈련은 마지막 까지 열외 없이 시행 했으니
대회 며칠전 마지막 12키로 완전무장 기록점검 테스트가 또 실시됐다.
36명이 뛰었다.
그러나 진짜 마지막까지 33명 인원을 못채운 2연대였다.마지막 테스트때 20여명 만이 완주했고
나머지 해병들은 낙오를 했다.
숨기고 싶었던 부끄러운 과거지만 세월이 흘러 2연대의 1급 비밀을 공개한다.


왜 낙오가 많았냐 하면 전글에 나와 있듯이 연습 시간이 별로 없었고
또한 타 부대와의 시합이니만큼 속도와 기록이 중요했다.
12키로라 하지만 정확한 거리는 12키로가 조금 안된다.
우승 할려면 기록이 36분대에 들어와야 됐으며 33명 전원이 들어와야만 했다.
혼자만 잘 뛰어도 안되며 전원이 호읍을 맞춰 들어  와야만 됐다.


당시 3연대 2대대 7중대 ....
예전엔 99부대라 해 대통령 경호 부대 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 경호 임무가 후일 우리 22 대대에도 주워 지게 됐다.
바로 진해 QRF 라고도 한다.
당시 3연대 해병들은 훈련 나가 남문으로 들어 올때 부터 3연대 까지 그 지친몸을 이끌고
구보로 뛰어 들어 온다.
진짜 독종들만 모아 놨는 부대같다.
대대 본관 근무를 서고 있으면 쾍쾍 거리며 뛰어 들어 오는 3연대 해병들의 모습이 보인다.


"제 둘 번호 붙쳐 가........"
" 악,,악 ..악...악악악..악 악.악 악....................."


그때까지만 해도 구보 구호가 악 이었다.
고참선임들은 야지를 넣으며 꼭 거기에 상응하는 고추가루 양념장을 발랐다.
주로 목소리 썩었다 썩었어,,,,
목소리 크게 낼려고 허리를 쫙 굽혔다 펴면서  온몸의 기를 모아 목에서 피가 나오도록
소리를 질르며 구보를 했고 이동간에도 마찬가지 였는데
요즘 해병들의 구호는 타군과 같은 하나 둘 셋이다.
변색돼 가는 해병의 모습을 볼때 솔직히 안타까운 점 있다.


최종 엔트리 33명을 못 채운채 경기에 들어갔다.
당시 연대장님은 얼마전 까지 사령관님을 지내신 이철우 장군님이시다.
연대나 대대에선 걱정이 앞섰다.
시합 당일 7중대 김태옥 대위님은 작년과 같이 우리에게 도루코 칼을 한자루씩 주신다.
손잡이 부분에 청 테이프로 둘둘 감은
그 도루코 컷트날을 철모에 꼽고 출발한다.
도솔관 옆 주차장엔 동원 예비군 선배님들이 동원 훈련을 위해 모여 계신다.


출발.........................
탕 하는 소리와 함께 도솔관 4거리에서 23대대 21대대 22대대 공병 해지단  지나
2훈단을 거쳐 사단본부 사단주계  그리고 상륙지원단 해군유류고를 지나
7연대 멧돼지 동산을 지났다.


이때 까지만 해도 별 탈없이 뛰는듯 했다.
그러나 반환점을 돌기도 전 포병연대를 지날때
7중대 일병놈 하나가 눈이 뒤집어 지면서 거품을 내며
자신이 메고 있는 무장을 집어 던지고 입고 있던 작업복 상의를 다 벗어 버린다.
그러면서 대열 밖으로 나가 낙오 할려는게 아닌가.
바로 눈앞에 BOQ관사가 보인다.
난 맨앞에서 그 녀석을 보고


"야 이 개**야! . 이 * 같은 C-8  넘아 . 정신 안차려 " 

 

하면서 내 소총 가지고 그 녀석 머리를 내려 칠려 했다.
그 순간 정신이 드는지 억지로 억지로 뛰고 있었다.
북문을 유턴해 다시 달리는데 유턴 하자 마자 이젠 4-5명이 떼거리로 빌빌 거리는게 아닌가.
내 옆에 뛰고 있던 7중대 660자 후임 일병놈 하는 말


"김보철 해병님! 속도를 줄여야 겠습니다 뒤 좀 보십시요"
"야 개 ** ! 주둥아리 닥치지 못해 . 그냥 뛰어 "


얼마쯤 달리다 뒤를 보니 엉망이었다.
내동기 이병수와 중대 1기 후임 김인복이는 무장 2 개를 포개 울러메고 달리고 있었으며
가운데 열은 벌써 줄 줄 쳐지기 시작 하고 철모와 총은 다 어디다 팔아 먹었는지
어떤 해병은 총 2-3자루 들고 뛰고 있었고 뒤에선 쌍욕을 해대며
낙오하려는 해병의 탄티를 붙잡고 뛰고 있었다.
어떤 해병은 도루코 카트날로 자신의 몸을 그리기 까지 했다.
이대로 가다간 진짜 많은 인원이 낙오 할 것 같았다.
그때 7중대 작업원들이 다라이 에다 물을 퍼와 달리고 있는 우리에게 물 세례를 퍼 붓는다.
또 일부 작업원들은 얼음을 던져 준다,
뒤에 지프차를 타며 쫓아 오던 감독관은


" 안돼 안돼 다 비켜 ..."


하면서 소릴 지른다.
그러나 같은 차에 타고 있던 7중대장님...


"괞찮아 괜찮아 잘 하고 있어"


7중대장님과 감독관과의 신경전.....
닌 속으로 괞챦긴 뭐가 괞찮아  이거 완전 돌아 버리기 일보 직전인데별의별 생각이 머릿속을 다 지나간다.
그 옆엔 중대 강창윤 중위가 자전거를 타고 쫓아 오는 모습이 어렴풋이 보인다.
(강창윤 중위는 현재 대위를 달고 해병대 사령부에 현역으로 계신다)
맨 앞에 기수를 들고 뛰는 65* 기 (이름은 기억 안나고 00 체육대학 육상 선수로 있다가 해병대 입대 했던 놈이다)
그 녀석과의 거리도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결국 우여 곡절 끝에 33명 전원이 완주했다.
결과는 3연대가 1위 7연대가 2위 우리 2연대가 3위
포병이 4위 수색대가 5위 사단직할이 6위를 했다.


우리 뒤에 들어 오는 포병연대 해병 하나는 불과 결승점을 얼마 안남기고 기절해 버렸다.
그걸 본 다른 포병연대 해병들 그 해병의 탄티를 붙잡고 질질 끌면서 들어 오고 있었다
그 해병 팔꿈치가 다 까져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그걸 본 민간인들과 부대 사모님들 안타까워 어찌 할 줄 모른다.


그때였다.
대대장님과 연대장님이 친히 오셔서 우리에게 수고 했다고 한다.
이유인즉 마지막에 실시됐던 이 무장 구보 종목이 비록 3위를 했지만 종합점수에서
이겨 사단체육 대회 2연대가 5연패를 했었다.
무장구보에 있어 1명의 낙오자라도 생겨 4위를 했으면 종합우승 5연패는 물 건너 간 것이었다.
참 군대 생활중 기억에 남는 1991년도 사단 체육대회였다.


이 대회를  마지막으로 1992년 부터는 무장구보 종목이 폐지됐다.
연습도중 가장 많은 부상자가 생기고 너무 혹독해 전투력에 있어 전투력을 손실하고
타 부대와 이질감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대신 전투체력이라고 해 사낭 나르기.던지기 턱걸이 등등 종합적인 전투체력에 의한 점수를 메겨
우승을 가리는 종목이 1992년 태어나게 됐다


나도 전역후 관절염과 허리 통증으로 인해 몇년간 고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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