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사령관 글/22대사령관 전도봉

전도봉 장군님 회고록 22 - 백령도를 포함한 5개 도서는 우리땅이다

머린코341(mc341) 2017. 8. 17. 09:32

전도봉 장군님 회고록 22 - 백령도를 포함한 5개 도서는 우리땅이다


73년 10월 해병대가 해체되고 난 후 북한 김일성집단은 호기를 잡은 듯 그 이듬해 느닷없이 53년 휴전이후 줄곧 해병대가 지켜왔던 백령도를 포함한 5개 도서를 자기네 영토라고 주장하기 시작하였고 급기야는 당장 내놓으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었다.


그때 우리들은 지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작은 규모로 백령도를 방어하고 있었고 연평도와 우도에는 일부병력이 배치되었을 뿐 대청도와 소청도에는 아예 병력이 배치되지도 않은 상태이었다.


합동참모본부에서 이병○ 본부장 등 고위 장성급 참모진이 현황 파악차 백령도를 방문한다는 전문을 받았다.


정보참모였던 나와 작전참모는 몇일 동안 거의 잠을 자지 못하고 적의 능력을 파악하고 대비책을 준비하여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본부장일행은 해군의 고속 수송함 APD 81함에 승선하여 백령도의 용기포항에 도착하도록 계획되어 있었다.


그날따라 김치현 부대장은 정보참모인 나에게 직접 부대 OP(관측소)에 올라가 함정의 이동사항을 관측하고 적의 동태를 파악, 보고하라고 지시하였다.


백령도에 도서경비부대가 창설된 이래 가장 높은 분들이 방문하기 때문에 부대장이 몹시 신경을 쓰는 것 같았다.


관측소에서 포병 관측용으로 사용하던 포대경으로 대청도, 소청도 일대를 살피고 적의 활동을 파악하기 위해 월래도, 사곳항 등 일대에 위치한 적의 동태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이윽고 대청도 앞바다에 아군측 군함 1척이 나타났다. 그런데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웬 호위함이 그렇게 많이 붙어왔는지 관측하던 나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나는 즉시 상황실에 보고하였다.


“아측 81함이 여러 척의 호위함과 하께 대청도 앞 바다에 출현하였음”


그러나 이상하게도 용기포를 향해 항해를 계속해야 할 81함은 줄곧 한지점에 머물러 있는 듯 움직임이 없고 호위함들만 흰 물보라를 일으키며 81함의 주위를 순회하고 있는 것이었다.


관측경으로는 고속정을 쉽게 식별할 수 없었지만 보일듯 말듯하게 길고 흰 물보라를 꼬리에 달고 고속 질주하며 순회하는 작은 함정들을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었다.


이때 상황실애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용기포로 향하는 함정은 81함 한척뿐인데 왜 관측소에서는 여러 척의 호위함이 관측된다고 하는가”


급하게 들여다 본 관측경에는 계속 흰 물보라를 일으키며 81함 주위를 선회하는 7~8척의 호위함이 분명히 관측되고 있어 다시 상황실에 이 사실을 보고하였다.


야단법석을 떠는 동안 30여분이 지나갔다.


그때 용기포항으로 입항할 예정이던 81함이 갑자기 자취도 없이 관측경에서 사라져 버렸다. 주변 사방을 아무리 살펴보아도 함정의 흔적을 찾을 수 없어 상황실에 81함의 실종을 보고하였다. 상황실에서도 일대 혼란이 일어난 것 같았다.


울려대는 전화벨소리와 다급하게 쏟아내는 목소리로 보아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 틀림없었다. 아! 이런 상황에서 우리 OP에서도 큰일이 일어났다.


호위하고 있던 우리 측 고속정이 2열종대로 열을 지어 흰 물보라를 일으키며 적 지역으로 가고 있는 것이 관측되었다.


아니 호위함들이 왜 적 지역으로 가고 있을까? 저건 적의 영해를 침범하는 것인데.


“부대장님, 81함을 호위하던 우리 측 고속정이 적 지역으로 계속 가고 있습니다”

“야! 이 사람아. 그건 또 무슨 소리야?”


하얀 꼬리를 뒤로 달고 질주하던 함정들이 월례도 쪽으로 사라졌다. 잠시 후 확인되었지만 그들은 북괴군의 소형 고속정이었던 것이다. 조금 후 실종되었던 81함이 예정되었던 용기포가 아닌 중화동 포구에 도착하였다는 통보가 왔다.


부대 OP에서는 전혀 관측이 되지 않는 곳으로서 어선들이나 피항하는 백령도 서남쪽의 작은 포구에 장성급 참모진이 탑승한 함정이 도착한 것이다.


장관급 장교가 승함하면 장성기를 게양하는 것이 관례이므로 81함에는 합참본부장의 3성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다.


북괴군의 소형 고속정이 81함을 포위한 것은 그들이 우리의 영해까지 침범하여 3성장군인 합참본부장을 포위한 셈이 된 것이다.


교전 규칙상 영해를 침범한 적함에 대한 교전권은 81함 함장에게 있었다. 그러나 그는 상급기관의 상급자가 승함하고 있었기 때문에 마음대로 교전을 결정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도서경비부대의 현황을 둘러 본 합참본부장 일행은 중화동에서 81함을 타고 황급히 인천으로 회항하였다. 81함에 승선했던 참모들이 ‘서해 5개 도서 요새화 계획’을 그 함정의 이름을 따서 “81계획”이라고 명명하였고 그 참모들이 주축이 되어 81계획은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일축촉발의 위기상황을 맞았던 81함은 포위한 적함에 총 한방 쏘아보지 못하고 퇴역하였고 함장이었던 정용근 대령은 그 후 중장으로 예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