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록 병영 일기 / 제1화 : 가입소
1977년 6월 15일 오전 9시쯤으로 추정되는 시간에 신병 훈련소가 있는 진해 교육단 6정문을 통과한 우리는
정식 군인이 되기전에 통과의례인 가입소 기간에 신상명세서등 잡다한 행정적인 절차와 정밀 신체검사,
두발정리, 사제의류, 신발 등 소지품 발송 등으로 5일간에 걸쳐 바쁘면서도 지루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첫 식사 배식이 시행되었을때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예비해병들은 한숟가락 밥을 뜨고는 이내 수저를 내려 놓았다.
배식 담당 군무원들의 짱장거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받은 배식인데 그러나 오래 묵은 냄새가 풀풀 나는 군량미로
지은 밥이 꿀맛 같고 늘상 양이 적다는 느낌을 받을것이라는 훈련병의 비애를 예상도 못하면서 말이다.
비록 가입소 기간이지만 군인이 되기 위한 연습은 계속 되었다.
하루의 모든 일과를 마치면 순검 15분전, 순검 5분전, 순검, 취침, 아침에 일어나면 총기상 15분전, 총기상 5분전, 총기상 총 침구거둬 등 당직사관들의 구령에 맞춰 우렁찬 복창소리가 경화만 해변을 찌렁 찌렁 울리게 했다.
잠자리는 하얀 시트가 깔린 1인용 침대가 지급되어 숙면을 취할수가 있었다.
그러나 이 또한 당시 경제적인 군 운용을 위해 일시적으로 해군에 편입된 관계로 해군의 전례를 따른다는것을 후반기 교육을 모두 마친 3개여월후에 자대에 배치되면서야 깨닫게 되었다.
사제품을 집으로 보낸후에 우리는 속옷으로부터 전투복, 계급장이 없는 해병로고가 새겨진 팔각모, 통일화 등
곤봉으로 생활용품을 지급 받고 편지지를 4각으로 접어 관물 정돈하는 법을 배우고 군인의 생활 환경에 적응 되어 갔다.
5일이 지난 1977년 6월 20일 드디어 연병장에 집합한 우리는 6주간의 고된 신병 기초훈련을 위한 입소식을
훈련소장, 소대장, 중대장, 교관단 등 제병 지휘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치루므로 해병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할 해병 병 336기의 시작을 알리게 되었다.
***이 글은 해병 336기 동기회 카페와 국가대표 연평부대 카페에 제가 올린 글을
해인전 카페의 선,후임 해병님들과 그 때 그 시절을 공유하고 싶은 심정으로
여러 회에 걸쳐 연재 하고자 합니다.
35년전의 병영 생활을 적다 보니 모든것이 현대화된 현재의 해병대와는
다소 여러가지로 다른 점이 있지만,어려운 시기에 해병대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하여 몸부림 치던 삶의 기록임을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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